김완 “상처를 드러낸 골판지, 치유와 화합의 빛으로 부활”
김완 “상처를 드러낸 골판지, 치유와 화합의 빛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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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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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매끄럽고 깔끔한 것보다는 거칠고 강함이 드러나는 질감 속에 세상을 사는 존재로서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것 같았죠."

김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김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골판지를 거친 칼로 잘라 선과 면 그리고 공간을 만들고 빛을 부르는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구축해 자기만의 조형언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김완 작가의 작업관이다.

그의 작품이 오는 5월 13일부터 이탈리아 베니스 팔라조 벰보(Palazzo Bembo)와 팔라조 모라(Palazzo Mora) 두 곳에서 열리는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퍼스널 스트럭쳐(Personal Structure)'에서 세계 각국의 미술 애호가들을 만난다.

김 작가는 철판이나 여러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다. 자신만의 화풍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했던 것이다. 10여 년 전 우연히 도로에서 만난 화물차에 실린 골판지 뭉치가 보여준 형상에 매료된 이후 바로 저것이란 생각 후 바로 작업실에서 골판지와 씨름을 하게 된다.

김완 작가는 "내 시각에서는 화물차에서 봤던 선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평소 내 마음을 할퀴는 것 같은 느낌에서 쾌감을 찾았는데, 애절하면서도 약한 곡선이 아닌,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하나의 언어가 될 것 같았죠. 거친 칼로 잘라낸 골판지의 면이 내가 세상에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김완, 'touch the light & color'. 150x150cm, mixed media, 2017.
김완, 'touch the light & color'. 150x150cm, mixed media, 2017.

그에게 상처란 어렵고 남한테 말도 못하고 속앓이 하는 누구나 하나 쯤 가지고 있을 법 한 마음의 멍에일 것이다. 하지만 김완 작가는 상처를 드러내지만,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작품에 스며있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마주하며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을 찾고 싶어 한다.

거칠고 촘촘히 잘려있는 골판지들은 입체적인 선의 모양을 드러낸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세계의 경계에서 거친 선들의 질감을 강하게 보여주며 예술적 언어의 '치유'를 이야기한다.

"남의 상처를 보고 치유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죠. 저는 상처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음에 '기스'나 '스크래치'를 내는 것으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예술로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죠."

2017 베니스 비엔날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골판지는 잘라서 선, 면, 공간, 빛을 만드는 평면작품 4점이 함께한다.  제목은 '터치'라고 정했다고 한다. 정교함보다는 거침, 두텁고 강한 재료 자체가 거칠어야 맛깔이 난다는 생각을 작품에 부여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다.

김완, ' touch the light & color'. mixed media, 2017.
김완, ' touch the light & color'. mixed media, 2017.

세상에 빛은 별로 없다는 김완 작가에게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은 그동안 너무 세련되지도 쨍쨍하지도 않는 작품과 경력으로 인해 겪었던 고배로 인해 억울함을 느꼈던 지난 수년간의 시간을 치유해주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김완은 영남대학교 및 일반대학원 동양화전공으로 졸업했다. 신세계갤러리본점(서울), 중국 선샤인 국제미술관, 상하이 Municipal 아트갤러리, 중국 북경 상상국제미술관, 광저우 샤이만갤러리, 일본(후쿠오카, 나가사키) 등에서의 기획전과 뉴욕첼시 에이블파인아트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나고야, 스위스,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등의 아트페어에도 다수 참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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