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포=이예진 기자] 프랑스 출신 작가 플로리앙(Florian)과 미카엘 키스트르베르(Michael Quistreber)는 형제 작가이다. 그들은 프랑스 낭트 작업실에서 회화와 비디오 설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두 작가는 시각과 소재, 개념의 한계를 실험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이들은 예술사적 매체의 구분과 경계를 가로질러 그들만의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 왔다.
획시대적 작업 방식으로 소재의 활용을 극대화하며 그들만의 추상 예술로 형상화한다. ‘샤이닝 머드(Shining Mud)’는 키스트르베르 형제의 예술관을 대표작과 최신작을 통해 집합적으로 소개한다.
플로리앙과 미카엘 키스트르베르 형제의 전시 ‘Shining Mud’가 4월 18일부터 313아트프로젝트 성북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2016년 프랑스 국립미술관인 파리의 팔레 드 도쿄에서 ‘더 라이트 오브 더 라이트(The Light of the Light)’라는 전시명으로 소개됐던 '오버라이트(Overlight)' 시리즈 대표 작품과 최신 시리즈 작품을 포함해 총 15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2013년부터 작업해 온 ‘오버라이트’ 시리즈는 캔버스 틀 밖으로 넘쳐흐르도록 모델링 페이스트를 붓고, 그 위에 각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차량용 코팅제를 두껍게 발라 빛의 활용을 극대화시키며 완성된다.
LED 전구에 의해 작품에 빛이 투영되고 반사되면서 물질적 특성을 지닌 표면적 소재가 형체 없는 빛의 실루엣으로 드러난다.
표면에 형성되는 관객의 반영이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굴절되면서 관객은 시시각각 새로운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작품은 천제의 광경처럼 금은빛을 펼쳐내고 자체적으로 빛나는 전구는 별처럼 관객을 매혹한다.
키스트르베르 형제가 2016년부터 작업해 온 ‘레이크스(Rakes)’ 시리즈와 새로이 선보이는 ‘젠 레이크스(Zen Rakes)’시리즈는 캔버스에 흰 페이스트를 두껍게 바르고 그 위에 직선이나 곡선으로 이루어진 일정한 패턴으로 기하학적 구성을 조형한다.
작품은 완벽한 구조를 통해 정신적 수양을 이루고자 했던 일본 전통 젠(Zen) 정원 의식과 타일공이 건설 현장에서 육체적 노동으로 휘갈겨 바르는 회반죽 작업을 동시에 연상시킨다. 상반된 움직임이 빚어낸 동일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들의 작품은 반복되는 직선과 곡선을 따라 시각적 울림을 공명시키며 기하학적 패턴으로 연상되는 두 갈래의 인지 영역을 연결시켜 관객의 사유의 폭을 확장한다.
비디오 영상 작업 ‘엔들리스 터널(Endless Tunnel)'은 이번 313 전시에 이어 프랑스 투루 지방에 위치한 시립미술관(Center for Contemporary Creation) 전시에서도 소개될 최신작이다.
영상의 2분할, 4분할된 화면에서 직사각의 형태가 터널 각 끝을 향해 뻗어나가며 대칭적 구도에 집중하려는 관객의 시각적 능력을 불안정한 상태에 이르게 한다.
키스트르베르 형제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관객의 해석적 집착을 해제하고, 물리적으로 감각의 영역을 팽창시켜 관객이 혼란과 동시에 희열을 경험하게 한다.
작품을 완성하는 사람은 관객이 아니라 예술가, 바로 그들이라고 말하는 키스트르베르 형제는 관객이 그들의 작품에 어떠한 해석적 저항도 하지 못하고 현혹되길 바란다. 전시는 5월 18일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