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사인으로 눈을 의도적으로 가린"...하비에르 마틴
"네온사인으로 눈을 의도적으로 가린"...하비에르 마틴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4.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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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어두운 공간에 등장한 인물이 강한 빛을 발산하는 긴 모양의 램프를 맨손으로 힘차게 가격하고 있다. 이 퍼포먼스 영상은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 34)의 '라이즈 앤 라이트(Lies and Light)'를 담았다.

'부암동 서울미술관 M1에 설치된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설치모습'.(사진=이예진 기자)
'부암동 서울미술관 M1에 설치된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설치모습'.(사진=이예진 기자)

대역을 쓰지 않고 작가가 직접 참여한 퍼포먼스는 2016년 아시아 최대 아트 페어인 ‘홍콩 아트 바젤’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며  전세계 미술인들에게 그의 이름을 알리며 주목을 받았다.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4월 23일부터 열리는 ‘보이지 않는: Blindness’ 개인전을 위해 내한한 하비에르 마틴은 “이 영상은 우리 사회의 여러 장벽을 깨부수는 것을 상징하며 순응에 반하는 정신, 자유와 진실을 위한 투쟁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틴은 “촬영을 진행하며 위험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했다”며 “하지만 우리 사회는 더 큰 위험 요소들에 노출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 아트바젤 홍콩에서 진행한 퍼포먼스 '라이즈 앤 라이트' 영상'.(사진=이예진 기자)
'2016년 아트바젤 홍콩에서 진행한 퍼포먼스 '라이즈 앤 라이트' 영상'.(사진=이예진 기자)

한국에서 열리는 그의 첫 개인전에는 대표작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Blindness Collection)’을 비롯해  콜라주,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작가의 독창성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업이 담긴 22점을 공개한다.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컬렉션’은 10년 넘게 그가 전념해 온 작업으로, 상업적인 광고의 언어를 빌려 시각적으로 완벽한 이미지를 분해한다. 회화로 재구성된 사진이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느낌과 네온의 매혹적인 빛이 결합되어 우리가 피상적으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에 의문을 던진다. 

마틴은 의도적으로 가려진 눈은 곧 현대사회의 기술과 소비가 빚어낸 '사회적인 맹목’을 상징한다. 20세기에 접어들며 수많은 산업들은 여성의 외모와 성적인 매력을 도구 삼아 소비자들을 매혹시켜왔다.

작가는 한 개인의 가장 강력한 표현 도구인 ‘눈’을 가리는 기법을 통해, 외모와 물질 등 피상적인 요소에 집착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비판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던 내재적인 고유한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블라인드니스 위안 작품과 함께한 하비에르 마틴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블라인드니스 위안 작품과 함께한 하비에르 마틴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하비에르 마틴 “나는 사회 속에 속한 모든 것을 통해 영감을 받아 작업한다. 예를 들어 광고나 시각, 가장 가깝게 지내는 저의 여자 친구에게서도 느낀다"고 설명했다.

’블라인드니스 위안(2014)’ 유명 탑모델 케이트 모스가 중국 화폐(위안)의 드레스를 착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화폐를 뒤로 한채 중국돈이나 홍콩 달러를 모티브로 사용하게 된 이유의 답변은 "현재 홍콩 지역에 거주하며 작업을 하고 있어 현재 내가 속해 있는 사회 속의 이야기를 넣게 됐고, ‘미국과 중국’ 양국간의 미묘한 대립의 중심 화두인 중국을 부각시키게 되며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암동 서울미술관 M1에 설치된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더 다크 박스' 설치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부암동 서울미술관 M1에 설치된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더 다크 박스' 설치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그는 몇 년전 한국의 화랑미술제에 참가하게 된 인연으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샤이니 멤버들과 콜라보도 진행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본인의 디테일한 작업을 소개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네온’을 주된 소재로 사용하는 하비에르 마틴은 스페인, 미국, 홍콩,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작업을 하며, 낯선 곳에서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을 관찰한다. 또한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시켜, 다채로운 재료들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그의 예술의 무한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전시는 서울미술관 본관 M1에서 7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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