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담고 있는 자연의 미' 김민주, 진민욱 2인전 개최
'한국화가 담고 있는 자연의 미' 김민주, 진민욱 2인전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4.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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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재)한원미술관에서는 제10회 화가(畵歌) ‘화첩: 심상공간(心象空間)’전을 4월 11일부터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소재나 기법, 화면 구성부분에서 거침없는 실험과 연구를 거듭하는 김민주, 진민욱 작가를 조망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한국화의 미(美)를 담고자 한다. 

진민욱, ‘관매화산금(觀梅花山禽)’. 장지에 수묵채색, 50×72.5cm×10pcs_가변설치, 2017 부분. (사진=(재)한원미술관)
진민욱, ‘관매화산금(觀梅花山禽)’. 장지에 수묵채색, 50×72.5cm×10pcs_가변설치, 2017 부분. (사진=(재)한원미술관)

'화첩(畵帖)'은 취향에 따라 소재별로 엮기도 하고, 같은 주제와 화법으로 구성된다. 특히, 작가의 작품 경향과 특징을 파악하고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도  쓰인다.

본 전시는 두 작가의 심미적 시선으로 ‘장소’를 어떻게 지각하고 경험하면서 의미화되는지 살펴보고, 일상의 풍경과 친근한 소재들을 재구성해 새로운 시공간으로 창조한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작가들은 한국화의 담백한 표현영역들이 자신들의 심상과 연결돼, 현재와 어떻게 소통할지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그들이 재현한 풍경들은 현실의 사물과 중첩되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관계 맺은 경험의 산물을 형상화한다.

김민주, '휴가'. 장지에 먹과 채색, 135 × 230cm, 2014.(사진=(재)한원미술관)
김민주, '휴가'. 장지에 먹과 채색, 135 × 230cm, 2014.(사진=(재)한원미술관)

김민주(37)작가는 동양사상의 근원을 이루는 이상세계를 자신만의 비유로 표현한다. 그녀에게 있어 자연은 삶의 공간이자 사유의 기반이다. 작가는 이상적 산수를 현실 공간에 담아내는 유쾌한 상상을 시도하며,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실 세계에 여유를 전한다. 

그는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경치들, 생활공간인 집과 건물 등을 편집해 현실적인 공간이 녹아있는 이상적인 자연을 그려낸다. 

김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화면 속 풍경들은 숨을 돌리고 생각도 하면서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 재해석한 곳들이다. 익숙한 건물 등 일상 풍경에 상상의 개입을 허용하면서 특별한 공간을 재구축했다”라고 말했다.

작가 자신을 연꽃에 의인화하거나 반은 사람, 반은 물고기 형상을 가진 상상의 존재에 대입시켜 연못 사이를 노닐며 유유히 헤엄치기도 하고, 자연을 배경으로 다이빙을 한다거나 언덕을 오르기도 하는 등 현대인의 심상(心狀)을 담아 표현했다.

또한 공간의 경계 사이에 현실 속의 낙원을 형상화함으로써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낼 뿐 아니라 작게 그려진 상상 속 인물이 정서적으로 친근한 몸짓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진민욱, ‘매화산금(梅花山禽), 비단에 수묵채색, 149×70cm, 2016. (사진=(재)한원미술관)
진민욱, ‘매화산금(梅花山禽), 비단에 수묵채색, 149×70cm, 2016. (사진=(재)한원미술관)

작가 진민욱(39)의 작품은 낯선 풍경들에 관심을 두고 우연히 마주친 사물들과 장소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그의 작업에 있어서 ‘상춘(常春)’이라는 단어는 “항상 봄이 계속된다”라는 최부(崔溥)의 ‘표해록(漂海錄)’에 등장하는 문학적 표현으로 조형적인 바탕을 이루는데 큰 맥락을 차지한다.

즉, ‘춘(春)’은 계절상의 봄을 뜻하기보단, 삶 속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잠깐의 휴식과 안정감을 느끼는 심리적인 상황이나 시기를 의미한다.

진민욱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들을 전통회화의 실경관찰법으로 바라본 후 사진이나 드로잉, 녹음 등 다양한 형태로 수집하고 지역기관의 생태조사 보고서를 참고하는 등, 이 과정에서 파생된 여러 감정을 회화로 옮긴다.

그는 비단에 분말 안료(석채, 분채)를 주재료로 삼는데, 이 작업은 비단의 재료적 특징을 살려 뒷면에 반복적으로 색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전통회화의 채색기법을 활용해 담백한 색채를 구현한다. 

김민주, ‘산수별곡’. 장지에 먹과 채색, 스피커, 작곡가협업곡, 20×230cm, 2018. (사진=(재)한원미술관)
김민주, ‘산수별곡’. 장지에 먹과 채색, 스피커, 작곡가협업곡, 20×230cm, 2018. (사진=(재)한원미술관)

이번 전시 출품작 중 ‘관매산금(觀梅山禽)’(2018)은 그가 레지던시 입주 기간에 머물렀던 대구의 한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매화나무와 창덕궁의 고매화(古梅花)인 성정매(誠正梅)를 다각적으로 포착해 생태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서식하는 새들의 종류를 연구한 뒤 그 특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녀의 작품은  원근법이나 투시법에 국한하지 않고 작가가 움직이는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수집한 대상을 화면에 재구성했다.  

두 작가의 전시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삶의 공간에 의미와 가치에 대해 성찰할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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