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의 교본, 곽인식의 '유리시리즈'
이우환의 교본, 곽인식의 '유리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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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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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1950년대부터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재일작가 곽인식(1919∼1988)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 '곽인식'전이 5월 2일부터 대구 갤러리 신라에서 막을 올린다.

1986년 제작된 도록에 서명을 남긴 곽인식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1986년 제작된 도록에 서명을 남긴 곽인식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곽인식은 전통적인 양화를 주류로 하는 일본 미술의 흐름에서 벗어나 입체, 오브제 등 공간 전체에 걸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일본 아방가르드적 미술을 펼쳤다.

일본 도쿄(東京)에서 수학(修學)하고. 1937년 일본의 독립미술협회전, 1949년 이과회전에 현대적 표현주의 작품을 출품해 주목을 받았다.

1950년대에는 초현실주의와 앵포르멜 미학의 영향을 받은 조형 작업을 지향하면서 1954년 요미우리(讀賣) 앙데팡당전 출품, 1957년 ‘신 에콜드 도쿄’ 창립 회원, 1965년 일본국제미술전(도쿄비엔날레)에 초대 출품 등의 활약을 보였다. 개인전도 다수 가짐으로써 일본 현대 미술의 움직임 속에서 부각됐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특히 평면적인 회화 작업에서 떠나 유리 조각, 돌, 나무, 철판, 점토 등의 물질을 화면에 부착해, 그 자체의 특이한 조형적 구성으로 형상적 발언을 하는 작품을 추구했다. 당시 일본의 이른바 ‘모노파(物派)’, 곧 ‘물상파(物象派)’로 말할 수 있는 물질적 형상 추구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곽인식, '무제'. 화지에 수묵채색, 43 x 69.5cm, 1978.(사진=갤러리신라)
곽인식, '무제'. 화지에 수묵채색, 43 x 69.5cm, 1978.(사진=갤러리신라)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전통적인 일본 종이 화지(和紙)에, 작은 타원형으로 단순화시킨 일정 형태의 맑고 투명한 색상 이미지를,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구성으로 전개시키는, 동양적 신비감의 평면 회화를 창출해 보였다.

한편, 자연스러운 돌에 조형적인 표정을 조성하는 변용 작업과 도자기용 점토를 자유로운 형상 구현에 이용한 작품 행위도 계속했다.

이와같은 그의 작업은 당시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에 따른 대량생산의 공업화 사회에 대한 경고를 우회적을 비판하는 의도를 띠고 있었다. 이 일련의 '유리 시리즈' 작업들은 1970년대 세키네노부오, 이우환 등 ‘모노하(物派)’ 그룹의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곽인식, 'Work 81-010'. 51.5x50cm.
곽인식, 'Work 81-010'. 51.5x50cm.

1970년대 중반 즈음, 그는 전통적인 일본 화지(和紙)에 작은 타원형으로 단순화시킨 일정 형태의 맑고 투명한 색상 이미지를 보여준다.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구성으로 전개되는 동양적 신비감의 평면 회화를 창출해 보였다.

한편, 자연스러운 돌에 조형적인 표정을 조성하는 변용 작업과 도자기용 점토를 자유로운 형상 구현에 이용한 작품 행위도 계속했다.

80년대 중반부터는 화지에 채묵(彩墨)과 청묵(靑墨)을 사용해 흰 화지에 일정한 크기의 둥근 형상의 원형 또는 계란형의 타원으로 이루어진 점획들이 보여진다.

곽인식, 'Work 72-8'. 석판화 ed.4,10, 62 x 49cm, 1972.(사진=갤러리신라)
곽인식, 'Work 72-8'. 석판화 ed.4,10, 62 x 49cm, 1972.(사진=갤러리신라)

때로는 어느 부분을 여백으로 남기면서 한 부위에 집중되는가 하면, 화면전체를 덮는 단색 혹은 다색의 올오버(allover) 구성을 보여준다. 이 점획들은 단순한 둥근형으로 완료되기보다는 중첩을 통한 회화적 깊이를 가지게 한다.

이번 전시는 모노하 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 받는 시기의 주요 작품들이 함께한다. 일본 평론가인 미네무라 도시아키는 "곽인식이 자연발생적으로 걸어온 모노하의 논리의 길을 제기했으며, 이우환은 의식적으로 구조화시켰다"고 평했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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