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 과정서 잊혀진 전통 신앙의 기억과 복원...'신물지' 展
근대화 과정서 잊혀진 전통 신앙의 기억과 복원...'신물지' 展
  • 강옥선
  • 승인 2019.05.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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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강옥선 기자] 한지 무구((巫具)를 통해 살펴보는 한지의 신물(神物)적 특징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전시 '신물지(神物紙)'가 6월 5일부터 우란문화재단에서 마련된다.

이이난, '종이무구를 위한 스크립트'. 영상 설치, 가변크기.(사진=우란문화재단)
이이난, '종이무구를 위한 스크립트'. 영상 설치, 가변크기.(사진=우란문화재단)

‘신물지’는 ‘신성한 물건, 한지’라는 의미로,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화 과정에서 지워진 민간신앙과 전통적 삶의 세계관을 한지로 제작된 종이 무구인 설위, 지화, 기메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지는 한국인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거치는 통과의례인 관혼상제를 비롯한 금줄, 사주지, 지방과 같은 삶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가 단순히 문자를 기록하는 수단이나 매체가 아닌 신물로서 어떻게 세계관을 확장해왔는지 현대적 시각에서 선보이고자 한다.

전시에는 충남 지역 앉은굿 종이 까수기(오리기)의 ‘설위설경’이재선 법사, 종이꽃 ‘지화’정용대 장인, 제주 굿에서 쓰이는 ‘기메’김영철 심방의 종이 무구(巫具) 공예품과 김범(설치), 이슬기(설치), 이진경(회화), 이유지아(영상), 이이난(설치) 등 총 8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공예적 특징을 갖고 있는 장인의 작품과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소개하며 신물로서의 한지를 재조명 하고자 한다. 이는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탈락, 왜곡된 전통 신앙과 세계관을 기억해내고 복원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우란문화재단은 전통공예를 재조명하고, 새롭고도 실험적인 공예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전통 공예의 전승과 저변 확장, 그리고 동시대의 새로운 시각문법을 제시하기 위해 이 기획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전통공예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동시대적 가치를 가늠하면서 오늘날의 시대적 맥락 속에서 공감을 얻고자 한다. 전통의 재해석이라는 수사를 벗어나, 전통 역시 당대 생활의 일부이자 일상 속의 새로운 발견이기를 바란다. 현재와 분리된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 생활과 이어지는 전통의 가치를 역설하고자 한다. 전시는 7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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