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그림 이야기] '2017 대구 이야기 2'
[권도균의 그림 이야기] '2017 대구 이야기 2'
  • 권도균
  • 승인 2017.11.1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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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아트스페이스H] 대구 아트 페어가 열리는 엑스코는 서울의 코엑스나 부산의 벡스코보다는 규모가 작다. 그리고 근처에 지하철역이 없다. 이것이 단점일 듯하지만, 오히려 이 단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2017 대구아트페어 전시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2017 대구아트페어 전시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대중교통이 살짝 불편하고, 주변에 특별한 볼거리가 없어서, 관람객들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관람객들 대부분은 진성 미술 애호가다. 전시장 규모가 적당한 사이즈고 관람객 숫자가 적당해서, 작품을 천천히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구 컬렉터들의 특징은 보고 또 보고, 물어보고 또 물어보면서, 꼼꼼하게 분석하고 또 분석하는 스타일인 듯하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특징이 느껴진다. 첫날부터 며칠을 매일 오는 분들도 꽤 있는 듯 보인다.

서울이나 부산 컬렉터들은 두 번 또는 세 번 오면 보통은 작품을 사는데, 대구 컬렉터들은 두 명 이상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보수적인 분들인 것 같았다. 아주 천천히 결정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 꼼꼼하게 연구 분석하면서 작품을 사는 것이 추후에 덜 후회하게 되는 방법인 것일 수도 있다.

대구 아트 페어의 출품작들 역시 보수적인 도시 대구 사람들의 성향에 맞게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작품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작품 수준이 떨어지지도 않고, 너무 튀거나 실험적이지 않는 무난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극사실화의 본산지답게 사과, 딸기, 자두를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부터 추상적인 작품들 그리고 유명 인기 작가의 작품들까지. 간혹 몇몇 부스에서 보이는 세미프로 수준의 작품들이 눈에 거슬리기는 한다.

101개 부스를 빠른 시간 내에 모두 돌아보았다. 구상보다는 추상작품들에 관심이 더 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상 작품이 오래 봐도 덜 질려서일 듯하다. 예전에 좋아했던 극사실화는 개인적인 흥미가 사라졌다. 몇 개의 일본 화랑들이 갖고 온 적지 않은 숫자의 곽인식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라 요시토모의 귀여운 꼬마 녀석이 자기 좀 봐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각 화랑마다 작은 소품들은 조금씩 팔린 것 같다.

경북대에서 미술사를 강의한다는 여자 박사 분이 잠시 들리셨다. 101개 화랑에 수묵화는 우리 화랑에만 걸려 있어서 무척 반갑단다. 홍푸르메 작품을 보고 기뻤나 보다. 한국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에 정통 한국화가 없다는 것은 참 슬픈 것 같다.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우리 전통화의 작품은 좋은 대우를 못 받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전시장 입구 오른쪽에 자리 잡고 있는 청년미술 프로젝트에 전시하고 있는 아직 설익었지만 실험적인 모습도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 중에서 슈거 시티라는 작품이 눈을 사로잡는다. 수 만개의 각설탕을 쌓아올려 커다란 도시 전체를 묘사한 작품인데 재미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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