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엽, '희망의 빛으로 탄생한 우리의 美感'
전준엽, '희망의 빛으로 탄생한 우리의 美感'
  • 진오성
  • 승인 2017.11.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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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진오성 기자] 작가 전준엽의 ‘빛의 정원에서’ 시리즈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우리 미감의 형상화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가 말하는’빛’은 과학적인 빛이 아니다.

'전준엽 작가'.
'전준엽 작가'.

그가 그려내고 있는 빛은 밝음의 상징으로 우리 민족의 본질적 요소로 전통 미술 속에서 독자적인 미감을 창출해왔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이것을 형상화 시키기 위해서 전준엽이 선택한 것이 장판에서 보이는 밝음의 이미지다.

장판은 우리네 생활 정서를 반영하는 대표적 상징물로서 전통 생활 양식 속에서 장판의 의미는 태어남과 죽음을 포함한 삶 전반을 담아내는 것이다. 생활의 흔적으로 퇴락한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는 따스함과 밝음의 이미지가 함께 들어 있는 것이다.

현실은 괴롭고 힘들지만 언젠가는 밝은 세상이 오겠지 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장판의 이미지라 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장판의 색감과 질감을 형상화 시킨 바탕 위에서 출발 한  것이다.
 
우리 미감의 형상화 _빛의 정원에서

작가 전준엽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언제부터인지 우리 미술계에서는 국제주의적 보편 양식이라는 말이 당연히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은 국제 감각을 따르고 있기에 수준이 높고 가치 있는 미술로 대접 받고 있다. 그래서  이 양식을 따르지 않으면 현대 미술을 모르는 작가로 시대에 뒤떨어진 의미 없는 작업을 한다고 평가 절하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月明華Ⅰ'. 캔버스위에 유화, 100호M.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月明華Ⅰ'. 캔버스위에 유화, 100호M.

이러한 미술계의 현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실제적인 길은 우리 미감에 의한 미술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믿는 작가. 5천여년 동안 이 땅의 자연과 생각을 갈고 닦아 만들어온 우리 고유 미감의 우수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실제적인 길은 우리 미감에 의한 미술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이야기 한다.

자연에 가깝게 다가선다는 것이 우리 미감의 핵심이며, 자연스럽다는 말이 친숙한 거소 자연을 닮으려는 우리네 감성이기 때문이 아닐까? 가공되지 않은 자연이 주는 미감은 친근하다.

엄마 같은 느낌,물 같은 느낌, 공기와도 같은 그런 느낌으로 가장 소중하고 늘 곁에 있어 왔지만, 의식되지 않는 편안함이 주는 아름다운은 세상의 모든 미감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생각을 하는 작가 전준엽. 자신은 한국 현대 미술의 안티 테제로부터 출발 함을 강조 한다.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밤의 소리'. 캔버스위에 유화, 50호P.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밤의 소리'. 캔버스위에 유화, 50호P.

우리 미감의 현대화 작업인 ‘빛의 정원에서’시리즈는 작가가 18년째 이어오고 있는 작업의 여정 이다. 본인 스스로 작업의 내용이나 형식은 최근 미술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흐름과는 뒤떨어지고 촌스럽고 진부한 것이라 이야기 한다. 

그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듯한 형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미술이 형식이나 논리,아이디어 보다는 감성에 충실해야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작가의 신념이 배어 있기에 가능하리라 본다.  그가 꾸준히 작업을 전개하는 ‘빛의 정원에서’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려는 것은 우리 미감의 형상화 이다. 여기서 ‘빛’은 희망을 뜻하고 있다. 즉, 한국적 미감은 밝음, 희망에서 나온다고 믿는 그의 신념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자화상을 위하여
18여년 동안 한결 같은 우리 미감을 추구해온 작가가 2009년 2월에 ‘풍경’을 중심으로 조선조 대표적인 회화 양식인 산수화의 구성과 정취를 현대화 시키려는 노력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전시를 전개한다. 

풍경은 눈에 보이는 경치가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경치를 형상화 시킨것이다. 경치에서 느낀 소리, 향기 ,바람, 청량한 기분이나 고즈넉한 정서,장엄함 또는 역동적인 감정, 몽환적인 느낌 등을 담아 보려는 노력의 흔적인 셈이다.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내일의 태양 Ⅳ'. 캔버스위에 유화, 30호P .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내일의 태양 Ⅳ'. 캔버스위에 유화, 30호P .

특히, 처음으로 선보이는 ‘태양’과 ‘달밤’ 시리즈는 키치적으로 보이는 보편적 정서를 고급스런 감성으로 끌어 올려 보려는 시도를 작업에 담아내고 있다. 일출의 장엄함을 담아낸 '태양시리즈' 와 ‘달밤 시리즈’는 동서 고금을 통해 검증된 보편적 정서를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하게 키치적으로 동일시 되는 작업이 아닌,작가의 정서를 담아낸 이번 작업에는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태양이 고난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아 가고픈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듯  화폭에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호수에 교교하게 번지는 달빛을 배경 삼아 대금을 부는 사람의 모습에서 대금의 청아한 소리와 그러한 정서를 즐겼던 선조들의 고급 스런 미감을 담아보려는 시도를 전개했다.

그는, 회화는 눈으로 소통하는 언어라고 이야기 한다.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다르지만, 다른 만큼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어투와 내용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듯이 회화적으로 독창성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캔버스위에 유화, 20호P.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캔버스위에 유화, 20호P.

작가 전준엽은 1953년 인천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학을 졸업했다. 80년대 민중미술권의 대표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90년대 들어서는 신문기자를 거쳐 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등으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2002년 박영덕 화랑,2007년 장은선갤러리 에서의 개인전 20회 를 전개하고 있으며  단체전 20여 회, 기획전 150여 회에 참여했다. 1991년 구상전 금상 수상,1995년 제5회 한국미술작가상과 1996년 제2회 MANIF 국제아트페어 특별상수상과 1997년 제1회 창작 미술상,그리고 2006년 KCAF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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