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위로하는 진솔함...서희선 'MERCY-자비'展
욕망을 위로하는 진솔함...서희선 'MERCY-자비'展
  • 왕진오
  • 승인 2017.11.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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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판화적 기법을 통해 부유하는 것 같은 자연의 이미지들을 작품으로 완성한 작가 서희선이 인간의 고뇌와 아픔을 보듬고 자비를 베푸는 의미의 작품들 전시장에 펼쳐놓는다.

서희선, 'Mercy'. 46x28cm. Mixed Media on paper. 2017.
서희선, 'Mercy'. 46x28cm. Mixed Media on paper. 2017.

'MERCY-자비'란 타이틀을 내걸고 12월 1일부터 서울 연희동 메이크갤러리에서 진행되는 개인전에는 애수와 감정을 정리하고, 평온과 위안의 감성을 드러내기 위해 색을 배제한 단순한 배경과 구체화된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에는 식물의 잎맥과 패턴을 통해 수없이 반복되는 감정의 이중성을 무한한 선 긋기로 중화하고, 작은 틈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여우와 황금색 왕관은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을 비웃는 듯 화면 중앙을 채운다.

서희선, 'Mercy'. 49 x 27cm. Mixed Media on paper. 2017.
서희선, 'Mercy'. 49 x 27cm. Mixed Media on paper. 2017.

서희선 작가는 "자연의 생명력보다는 아주 내면적이고 감성적인 고민을 한 겹씩 쌓아 올려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고뇌와 아픔을 쓸어안고 위로와 관용의 자비를 베풀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판화를 전공한 작가의 손으로 인해 작품들은 적당한 두께와 투박함이 있는 판화지에 얇고 섬세한 붓으로 에칭하듯 세밀하면서도 부드러운 선과 색을 드러낸다.

서희선, 'Mercy'. 40.5 x 31cm. Mixed Media on paper. 2017.
서희선, 'Mercy'. 40.5 x 31cm. Mixed Media on paper. 2017.

'Mercy-자비'는 어쩌면 작가에게 누군가를 위해 베풀어야 하는 수용과 관용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위로하고 쓰다듬는 성찰과 성숙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은 결과물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존재이며, 끝없이 자신의 의지와 욕망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즐겁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슬프고 비참함을 견뎌내어야 하는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를 쓰다듬는 것이 나지막이 자신에게 고해하는 진솔함과 단순함에서 비롯된다는 울림을 전한다. 전시는 12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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