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현, '평면 위에 그려낸 조화의 조각'
심재현, '평면 위에 그려낸 조화의 조각'
  • 진오성
  • 승인 2017.11.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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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진오성 기자] “나는 내가 좋아서 작업을 한다. 내 작업이 인생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조각가 심재현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자신의 작업의 일관된 의미를 이렇게 이야기 했다.

'심재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심재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이처럼 심재현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조각가 이다. 특히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 자체를 즐긴다. 과거에 집착하지도 않는데, 이는 남을 위해 작품을 만들 생각도 없는 것으로 자신의 행복한 작업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관리공단,한국전력공사,정보통신부 중앙우체국,동아생명,한화,동부금융센터 등 서울의 거리 곳곳에 자신의 조형물을 세운 조각가 심재현이 입체조각이 아닌 평면작업을 서울 경운동 갤러리 그림손 개관 1주년 기념 전시 자리에서 선을 보인다.

인생을 관조하는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심재현의 작품,’코이노니아(Koinonia)’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세상에 보여주는 테마 이자, 그의 신념과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심재현, 'Koinonia  9612'.  114 x 91cm.
심재현, 'Koinonia 9612'. 114 x 91cm.

이 단어는 성경의 신약 성서에서 자주 사용된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의 이상적인 협동과 모임의 형태’를 뜻하는 이 말처럼 그는 약속이라는 ‘Testament’ 작품 명제도 함께 부여 했는데, 종교적인 성격의 미술품이 사실적인 형상에 집착하는 것에 반하여 그의 작품은 사실적인 형상을 넘어 종교의 본질인 정신을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작업을 통한 교감의 수단이’코이노니아’다. 종교적 의미를 넘어 나와 모든 것의 관계성을 지시한다. ‘이상적인 협동과 모임의 형태’는 자신과 모든 것의 관계가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다.

KOINONIA_TESTAMENT Ⅳ

오랜 공정과 실험을 통해 완성된 그의 이번 작품은 나무판에 조각도나 끌로 조각한 후 한지를 붙여 그 요철대로 찍어내는 캐스팅 작업을 거친 후 칠을 통해 색감을 그려내고 있다. 채색재료로 백토를 주로 사용했다.

심재현이 사용하는 백토는 화장품 숙성용으로 쓰일 만큼 입자가 아주 곱고 접착력이 강한 고가의 재료이다. 한지에 먹처럼 잘 스며드는 특성이 있을뿐더러 아크릴 물감과도 잘 혼합된다. 그의 작품이 동양적인 감수성과 서양적인 세련미가 잘 표현되는 것은 아마도 자연 본연의 흙(백토)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백토 이외에도 마무리 단계에서 녹(쇳가루)과 소량의 오브제를 활용한다. 이 녹은 시간이 흐름으로 인하여 한지를 스미고 또 다른 색상으로 표면위로 떠오르게 되어 마치 생명이 살아 숨쉬는 형상을 보이고 있다.

심재현, 'Koinonia  9611'.
심재현, 'Koinonia 9611'.

또한, 흥미로운 것은 작품 마다 직사각면체의 오브제가 달려있는데, 이것은 심재현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비슷하게 등장하는 그의 작품에 생명 역할을 한다. 하나님께서 흙을 빚어 인간을 창조하신 수 마지막에 숨을 불어 넣어 완성하셨다면, 심재현은 작품의 마지막 완성을 이 오브제 조각을 붙임으로써 매듭을 짓는 것이다.

“하나의 객체들이 모여 더 큰 즐거움을 갈구한다. 슬프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이 작품을 통해 믿음과 희망, 즐거움으로 탈바꿈 된다. 모든 객체가 조화 속에서 축제를 벌이길 바란다.”

코이노니아를 꿈꾸는 하늘 축제

"나는 내가 좋아서 작업을 한다. 내게 작업이 인생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업한다. 나의 모습 그대로의 진실을 담고 싶을 뿐이며, 그러한 삶에 만족한다.”

심재현은 대학 시절 때부터 축제의 사회자로 유명했다. 일찍이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법을 깨우쳤던 모양이다. 아니, 아름다운 삶에 대해 설파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해놓고 “보시기에 좋았더라” 고 했듯, 심재현의 삶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긍정적인 자세는 작품 속에 유쾌한 에너지로 전이됐다.

심재현, 'Koinonia  9613'.  114 x 84cm.
심재현, 'Koinonia 9613'. 114 x 84cm.

최근 작품에 등장하는 주제인 ‘축제’ 역시 누군가와의 한마당 어우러짐이다. 하나의 객체들이 모여 더 큰 즐거움을 갈구하는 것, 슬프고 어렵고 고통스러움이 작품을 통해 믿음 희망 즐거움으로 탈바꿈된다.

가장 큰 축제가 뭘까? 바로 모든 객체들이 코이노니아적인 조화 속에서 축제를 벌이는 것이다. 그것은 하늘에서 펼쳐지는 향연이다. 심재현의 작품은 바로 ‘코이노니아를 꿈꾸는 하늘축제’이다.

조각가 심재현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과 미국 Otis Art Institute 수료 후 개인전 4회와 단체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를 한 국내 중진 조각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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