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현, "소중한 메세지"
김시현, "소중한 메세지"
  • 진오성
  • 승인 2017.12.02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진오성 기자]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가는 과정의 작업을 한국적이고 여성적인 상징물로서 보자기라는 모티브에 담은 작업을 3월3일부터 9일 까지 관훈동 토포하우스에 건다.

김시현, 'The Precious Message'. 60.6x91.0cm, Oil on canvas, 2010.
김시현, 'The Precious Message'. 60.6x91.0cm, Oil on canvas, 2010.

보자기는 본래 물건을 전달하거나 보관하기 위한 실용적인 도구였다. 그러나 보자기는 단순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종교적 염원과 바람을 위한 주술적 도구이자 예절과 격식을 갖추기 위한 의례용 도구 이기도 했다.

보자기에는 그 천 위에 ‘福’ 이나 ‘壽’ 와 같은 글을 넣어 행복과 장수를 비는 주술적인 소망을 담기도 하고 십장생, 용, 봉황 등과 같은 품위와 격 그리고 멋을 위한 소재로 여러 가지 색채와 문양으로 넣기도 했다.

김시현, 'The Precious Message'. 162x90cm, Oil on canvas, 2009.
김시현, 'The Precious Message'. 162x90cm, Oil on canvas, 2009.

그러므로 보자기 그 자체가 기호와 상징 그리고 색채와 장식으로 구성된 예술품이자 주술적 도구이며 예를 갖춘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기도 했던 것이다.

김시현 작가는 이 도구를 자신의 조형적 언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려 한다. 그가 생각하는 보자기는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언어와는 다른 차원의 이미지적 소통 도구이며 예(禮)와 혼(魂) 그리고 정(情)과 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지극히 한국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매개적 이미지로 보여진다.

그래서 인지 김 작가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화려하게 장식되거나 정성스럽게 매듭지어 감싸져 있는 보자기에는 보자기라는 도구에 싸여 있음으로 인해 사물들이 감추어져 그 보자기 속의 사물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The Precious Message’라는 작품 명제에서 보여지듯 포장된 도구의 특별한 장식성으로 인해 이미 소중한 메시지들이며 특별한 전언 일 것으로 읽혀지게 만들고 있다.

김시현, 'The Precious Message'. 116.7x72.7cm, Oil on canvas, 2009.
김시현, 'The Precious Message'. 116.7x72.7cm, Oil on canvas, 2009.

또한, 김시현은 메시지에 대한 의미를 부각 시키기 위해 극사실적인 표현으로 보자기 자체가 갖고 있는 문양에 시선을 가져가면서도 여타 장신구와의 조화를 만들어 내며 작가의 시각 방식을 제시하면서 관조적 거리 두기를 하거나 다른 시선으로 이 전통적인 사물에 대해 바라볼 수 있도록 관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작가는 이러한 시각적 장치들을 통해 극사실적 묘사로 인해 보자기가 그려진 화폭의 표면에만 머무를 수 있는 시선들이 보자기 이미지 이면에 감추어진 의미의 세계에까지 확장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미지 너머 사유의 영역까지를 작업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김시현,'The Precious Message'. 65.2x91.0cm, Oil on canvas, 2010.
김시현,'The Precious Message'. 65.2x91.0cm, Oil on canvas, 2010.

이것은 사물의 재현에서 오는 감성적인 부분으로부터 시작해 사색의 공간까지 관객의 시선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조형적 전략으로 일상언어로는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곳에서 언어가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 보자기라는 이미지를 기호적인 구조로 만들어 내고 바로 이 지점에서 작가의 내적인 시각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통 하고자 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