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영, '생의 기억과 흔적, 그리고 소통 WALK'
김승영, '생의 기억과 흔적, 그리고 소통 WALK'
  • 진오성
  • 승인 2017.12.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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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진오성 기자] 미디어아트 작가이면서 조각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매체 작업을 하는 김승영 작가가 지난 10여년 동안 수집한 낡은 스피커 186개를 바벨탑 처럼 쌓아올린 작업을 5월4일부터 6월3일까지 사비나 미술관 전관에 펼쳐 보였다.

'작품과 함께한 김승영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작품과 함께한 김승영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김승영은 그 동안 ‘소통’ 과 '기억’ 이라는 테마로 물, 낙엽, 이끼 등의 자연물이나 미디어를 활용한 매체작업을 통해 공간 전체를 다루어왔다.

1990년부터 시작한 물 시리즈는 생명의 이미지와 융합성을 담보하고 있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물은 지워지고 모든 것을 덮을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그는 언제인가 길을 걸으며 눈에 들어온 모든 이미지들에 대한 생각을 작품에 투영시켰다고 한다. 스쳐 지나간 사람들 전화기에 담긴 지인들의 이름을 보면서 과거의 시간 동안 관계를 맺으며 살아온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김승영, '구름'. 'vedio installation'.가변크기.
김승영, '구름'. 'vedio installation'.가변크기.

작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지는 것들, 혹은 낡은 스피커, 의자와 같이 잊혀져 가는 사물에 새로운 형태와 가치를 부여하여 재탄생 시킴으로써, 작품마다 시간의 흔적을 역 추적 하고 일상의 소리를 담아내어 전시장을 하나의 깊은 사유와 명상을 유도하고 앞을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느린 호흡을 할 수 있는 ‘쉼’ 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자 한다.

김승영 작품에 등장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반복의 미학이다. 그 동안 낙엽이나 빈 책장, 자신의 얼굴,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 등 각 작품에 존재하는 개념들은 무수히 반복되어 어떠한 집적의 형태를 이루며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승영, '의자'. 오브제,물, 전기장치, 물, 2011.
김승영, '의자'. 오브제,물, 전기장치, 물, 2011.

이번 전시에서도 역시 수 많은 스피커를 쌓아 올리고,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끊임없이 나열하거나,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물의 파문을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러란 작업의 특징은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결국 지리멸렬한 반복의 연속이라는 감상적 체험의 결과를 보여줌과 동시에 시간이나 사물을 관조하고 해석하는 작가적 사고가 상당히 다각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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