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현, 한국적인 소재로 한국적인 맛의 만개(滿開)
전병현, 한국적인 소재로 한국적인 맛의 만개(滿開)
  • 왕진오
  • 승인 2017.12.0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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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어려우면 다시 찰 것이고 차서 자만해지면 다시 작아질 것” 이라는 ‘싹 공’을 자신이 살아가는 방향이라며 한국적인 감성을 그만의 감성으로 화면에 그려내고 있는 화가 전병현이 그간 피어낸 자연의 꽃들을 2010년 9월17일부터 10월10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 피워내고 있다.

'전병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전병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그는 1982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미술계에 입성했다.  홀연히 프랑스로 떠난 그는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후 20년 넘게 한국적 서정을 담아내고 있는 한지와의 인연을 지속하고 있다.

그간 리얼리즘, 극 사실,색면추상, 사군자 등 다양한 실험을 거쳐온 그는 자신 만의 한지 작업을 개척하며 스스로 “색으로 남고 싶다” 고 했다. 전병현이 담아낸 자연의 풍경은 시각에 만 의지한 것이 아니라, 모든 감각으로 경험되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이며 그의 화면에는 우리의 대지에서 그대로 솟아난 자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전병현, '오솔길'. 100x100cm,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09.
전병현, '오솔길'. 100x100cm,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09.

전병현은 그림을 몰라도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 거리가 되는 삶처럼 자연의 대상을 바라보는 여유처럼 문화를 사랑하는 존재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40년 동안의 화업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스스로 가야 할 길을 미리 알고 있게 되었다고 했다. 이제는 남은 시간 동안 예술가로서의 삶을 추구하며 어울림을 통해서 같이 살아가는 행보를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최근 인간의 삶이 아름답지 않는 상태에서 과거보다 외로움이 배어 있는 것 같아요, 동시대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삶을 작업에 포함 시키고 싶다”며 “예술작품을 통해서 삶이 그림에 어우러지는 필연적인 결과 물을 만들어 보고 싶다.”

전병현, '세한도'. 150x150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09.
전병현, '세한도'. 150x150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09.

오로지 색으로 남고 싶은  예술의 진정성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한국적인 자연의 편안함이 강하게 드리운다. 그가 한국적인 소재와 한국 미술의 기법을 다루고 있는 것 도 주목할 만하다. 전병현의 작품에는 작가 스스로의 내적 정리의 시간에서 태동이 됐다.

그는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정신적 뿌리 형태와 색 그리고 선의 시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잃어버린 우리의 근대를 다시금 회복 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백색이다. 이 백색에 대해 그는 “우리가 보는 하얀 색은 시각에 의해 반사된 색상일 뿐인 것 같습니다. 한지의 자연미 넘치는 색상이 마음에 이끌려 지금껏 작업을 한 것 같다”며 “색에는 오묘함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인지하는 것이 서양이 아닌 동양 3국이고 이것이 바로 성리학에 의해 개념이 정리된 것 같다” 고 했다.

전병현, '숲'. 150x150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2008.
전병현, '숲'. 150x150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2008.

나름 현대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하면 어려운 의미로 받아들여 지지만, 그가 한국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려낸 작품을 바라본다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화가 전병현이 바라보는 전통이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에 대해 그는 “인생의 삶은 짧은 것 같아요, 무덤 벽화를 통해서 회화로서의 재창조의 가치를 보려고 한다”며 “아무리 공허해도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하고 벽에 걸어야 하는 운명적인 삶을 살아가고 작가로서 본질인 그림을 그려야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상과의 교감을 통한 인간 관계의 형성을 위하여

그는 스스로 대타가 되는 삶을 싫어한다고 한다. 열심히 미리 미리 준비하면서 작업의 결과로 세상과의 교감을 준비하는 그의 작업에 들어 있는 것들은 그냥 들에 핀 자연스러운 꽃이다. 누군가 만들어준 것이 아닌 전병현이 만들어낸 꽃이다.

자연의 대상이지만 본인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이미지들이기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며 예술가로서 생명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병현, '길'. 112.1x162.2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10.
전병현, '길'. 112.1x162.2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10.

“자연의 천연색을 인간이 그려 낼 수는 없어요, 색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심연의 색을 화폭에 정직하게 옮겨 놓은 것이 아닐까 해요”라며  현실의 자연을 존중한다.

그가 추구하는 색은 가라 않은 색이다. 화려한 색 보다는 화려한 색이 살짝 사라지는 상태, 즉 만개한 상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만개란 새 생명을 피어내기 위해 죽기 직적 가장 화려하게 생명의 순환을 보이는 하나의 의식일 것이다.

그는 현재 자신의 작업과 현실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미래에 대한 자신의 과정을 이야기 했다. “아무리 유명한 그림을 그려도 심마니가 발견한 산삼으로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소중한 것에 대한 판단을 가져야 합니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서 관객의 마음에 담아가게 하는 심성을 주어야 해요,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미술이기에 유명해지고 가격이 오른다고 초심의 자세가 변한다면 심마니가 산삼을 캔 이후 집안이 거덜나는 것 과 유사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병현, '정물'. 112.1x162.2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10.
전병현, '정물'. 112.1x162.2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10.

또한 만개에 대해서는  “요즘 도시인들은 마음 쓸 데가 많은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리 많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후후… 도 닦은 건 아닌데 너무 더운 여름을 지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돈 벌어 자식 키우는 일은 해보지 않고, 혹시라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몸과 마음을 소진 하고 있다면 소박한 임자 빨리 만나서 아이를 낳아 보라 말하고 싶습니다. 사람이나 꽃이나 자식을 생산하는 것에 이유를 달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세상의 이치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 든 사람의 마음의 꽃은 그렇게 피기 시작합니다.”

40년 이상의 화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병현은 그림을 단순히 부의 축적이 아닌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표현의 방법이 다를 뿐이다.

과하게 하지 않으며 많이 베풀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많은 것이 인지 상정일 것이다.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예술가들이 가진 심성을 가지고 걸어온 시간 만큼이나 치열한 삶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함께 하려 한다.

'작업실에서 전병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작업실에서 전병현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작가 전병현은 1988년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이후 1984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가나화랑,블라키아 화랑,나탈리 오바디아화랑,인사아트센터,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펼쳤다.

프랑스유학 시절 그랑팔레 파리비평구상전과 한국 현대미술전,미술대전 대상수상작가전,80년대 리얼리즘등의 기획 전을 통해 작품 활동을 전개 중이며 1982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과 1983년 제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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