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서울옥션, 한국 최초의 경매회사 자부심 "미술의 대중화" 전개
①서울옥션, 한국 최초의 경매회사 자부심 "미술의 대중화" 전개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0.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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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경매장에서 다른 응찰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화면을 보면서 클릭 한 번으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구입하는 온라인 경매가 세계 경매사는 물론 국내 양대 경매사들에게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옥션 김현희 수석경매사가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서울옥션 김현희 수석경매사가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전통적인 미술품 경매는 출품되는 그림들을 사전에 눈으로 확인을 하고, 정해진 날짜에 지정된 장소에서 구매 의사를 알리는 패드나 전화로 입찰에 참여하면 가능했다.

유명 고가의 그림이 나올수록 현장의 구매 열기는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탄식과 박수가 저절로 나오게 되는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진다.

반면에 온라인 경매는 지정된 기한 내에 구매자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언제 어디서라도 구매 의사를 밝힐 수 있고, 응찰된 내역을 보면서 마감 직전까지 경쟁 상대의 반응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뿐만 아니라 기존 구매자에게도 매력적인 방식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

전통적 방식의 경매사들이 온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이유에 대해 경매사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미술품 경매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한다"고 대외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전통적 방식의 경매사들이 온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이유에 대해 경매사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미술품 경매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한다"고 대외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스페셜리스트들'.(사진=왕진오 기자)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스페셜리스트들'.(사진=왕진오 기자)

기존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경매가 갖고 있는 제한성을 넘어보려는 의도이다. 전통적 방식의 경매는 경매에 출품할 작품을 취합하고 가격을 조정한 후 일정 기간 전시를 통해 작품의 가치를 선보이게 된다.

이후 경매 당일 현장에 방문한 응찰자와 사전에 구입을 희망한 서면응찰자 그리고 전화로 경매에 참여하는 응찰자들의 경쟁을 통해 경매물품을 팔게 된다.

하지만 특정 시간과 장소적인 문제, 얼굴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제약조건 때문에 경매 현장에는 대리인이 나오거나 전화로 응찰을 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다. 이 때문에 경매사의 당일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낙찰률은 고무줄처럼 변동이 심했던 것이 국내 경매시장의 현실이었다.

또한 글로벌 경매회사 소더비(Sotheyby's)가 세계 최대 종합쇼핑몰 및 전자상거래 중개 사이트인 이베이(eBay)와 손잡고 미술품 판매에 본격 나섰고 2013년 미국의 아마존 닷컴이 아마존 아트라는 브랜드로 미국 내 150개 화랑들의 4만 점이 넘는 작품들을 온라인을 통해서 판매하면서 국내 경매사들도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서게 된 이유이다.

서울옥션은 2010년 온라인경매시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기존 경매를 보완하는 양태를 보였다. 한 발 앞서 K옥션은 2006년부터 정기적으로 온라인 경매를 시작했고 횟수를 늘리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14년 서울옥션이 온라인 경매 브랜드 '이비드 나우(eBid Now)'를 런칭하면서 새로운 고객 확보에 나서며, 기존 경매와 달리 작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무료 배송 및 설치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해, 미술시장 저변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소비자 위주의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경매시장의 일명 '통큰 마케팅' 열풍은 경쟁사인 K옥션도 2015년 온라인경매부터 초보자 우대와 전국 무료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맞불을 놓았다.

'서울옥션 메인 경매에서 응찰을 하고 있는 참여자'.(사진=왕진오 기자)
'서울옥션 메인 경매에서 응찰을 하고 있는 참여자'.(사진=왕진오 기자)

세계적인 미술품 및 골동품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글로벌 마켓을 양분하고 있다면, 한국에는 서울옥션과 K옥션이 국내 미술시장을 양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서울옥션과 K옥션이 국내 미술 경매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면에 있어서 서울옥션 47%(거래량 456억 2900만 원), K옥션 32.7%(거래량 317억 1500만 원)로 시장의 80%가까이 점유하고 있다.(2014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집계 결과 기준).

경매 원조 '서울옥션', 경매사 최초 코스닥 상장까지

1998년 12월 가나아트갤러리 이호재 대표가 갤러리현대, 선화랑, 노화랑 그리고 컬렉터와 함께 (주)서울경매를 설립하면서 한국 최초 미술품 경매회사가 탄생한다. 서울경매는 2001년 '서울옥션'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본격적인 행보를 걷게 된다.

2004년 12월 이호재 가나아트갤러리 대표가 서울옥션 대표로 취임한 이후 서울옥션은 백범 김구와 역대 대통령들의 휘호·도자기·수입자동차 등 다양한 물품을 경매에 내놓으며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메이저 경매와 함께 다양한 아이템 발굴을 통해 경매 인구 확장에 노력을 경주했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사진=왕진오 기자)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사진=왕진오 기자)

국내 경매회사 1호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서울옥션이 펼치는 행보는 '최초'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보석경매, 와인경매, 열린 경매, 젊은 작가들의 작품만을 가지고 진행한 커팅엣지, 옥션쇼 등이 그것이다.

2006년 100회 메이저 경매를 진행한 서울옥션은 2007년 강남 코엑스에서 전시와 경매를 접목한 '옥션쇼'를 통해 363억 3215만 원의 낙찰금액을 기록하며 대성황을 이끌어냈다.

2007년 2월 박수근의 유화 '시장의 여인들'(1961년 작)이 25억 원에 낙찰됐고, 연이은 경매에는 억대 작품들이 판매되면서 미술품 인기를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땅, 땅, 땅,  45억 2천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2007년 5월 22일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 작품이 낙찰되는 순간이다. 평창동 서울옥션 하우스에서 진행된 제106회 경매에서 고 박수근 화백이 1950년대 후반에 그린 유화 '빨래터'가 그 주인공이었다.

미술시장이 호황을 넘어 지지 않는 태양처럼 화랑과 경매사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고, 물감만 묻어도 팔려나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림 열풍은 광풍으로 세상을 뒤집어놓았다.

하지만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을까. 그해 연말 한국 미술계의 신기록을 세운 '빨래터'는 위작 논란이 제기됐고, 미술시장은 진위 논란으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게 된다.

앞서 2005년 이중섭 드로잉 위작 4점을 경매에 내놔 위작시비를 일으켰던 서울옥션은 그해 10월 이호재 대표가 사임한 데 이어 컬렉터와 미술계 인사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하기에 이른다.

한바탕 홍역을 치룬 서울옥션측은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고, 결국 위작 논란은 2년 뒤 2009년 11월 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지원합의 25부로부터 "진품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작 의혹을 제기한 것은 정당하다"며 위작 논란 소송의 종지부를 찍었다.

'빨래터' 이전에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세계의 일로 비춰졌다. 2005년부터 경매에 나온  이중섭 작 '물고기와 아이', 변시지 화백의 작품이 위작 논란, '빨래터'로 정점을 찍은 경매 시장의 신뢰도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의 치명타를 입고 10여 년 동안 재기를 위한 조용한 행보를 걷게 된다.

'서울옥션 경매 현장'.(사진=왕진오 기자)
'서울옥션 경매 현장'.(사진=왕진오 기자)

서울옥션의 전환기는 2008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미술관련업체로는 국내 처음으로 7월 1일 상장을 한다.

여기에 해외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찾은 서울옥션은 같은 해 7월 홍콩법인을 설립하며 10월 홍콩에서 첫 경매를 실시한다. 당시 한국 작가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유명 작가의 작품으로 다채롭게 구성한 경매를 14회 진행했다.

서울옥션은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10점의 작품 가운데 7점의 거래를 성사시킬 정도로 국내에서 거래된 주요 고가 작품의 대다수를 거래해온 대형 경매사이다. 이와 함께 열린 경매, My First Collection, 123 경매 등 초보 컬렉터들을 위한 다양한 중저가 경매와 커팅엣지 경매 등을 개발해왔다.

이러한 괄목한 만한 성장에는 여느 회사와 달리 가족중심으로 경영되고 있어, 결정과정이 일반 기업과는 달리 빠르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서울옥션은 설립 당시부터 국내 대표적인 대형 화랑인 가나아트갤러리 대표를 맡고 있던 이호재 회장을 주축으로 우호 화랑들이 설립에 참여했다.

여기에 가나아트 전속작가들의 작품을 주축으로 경매를 진행하며 컬렉터들을 활용해 경매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4년 5월에는 이옥경 가나아트갤러리 대표가 서울옥션의 부회장겸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친정체제는 가시화 된다. 이옥경 대표는 1994년부터 22년간 가나아트에 합류한 정통 화랑가 대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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