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해강 김규진이 그린 창덕궁 희정당 벽화 공개
국립고궁박물관, 해강 김규진이 그린 창덕궁 희정당 벽화 공개
  • 왕진오
  • 승인 2017.12.13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진오성 기자] 1920년 해강 김규진(1868~1933)이 그린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金剛山萬物肖勝景圖)' 두 점이 12월 13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 2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인다.

김규진, '총석정절경도'.(사진=문화재청)
김규진, '총석정절경도'.(사진=문화재청)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이란 이름을 내건 전시에는 비단에 그린 그림을 종이에 배접해 벽에 붙이는 '부벽화(付壁畵)' 형식으로 제작된, 세로 196cm, 가로 883cm에 이르는 대작이자 마지막 궁중 장식화를 98년만 에 처음으로 가까이 볼 수 있다.

'희정당(熙政堂) 벽화'는 1920년대 제작되어 오랜 세월 노출되어 있으면서 훼손이 진행되어 보존처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가 2015년 8월 분리해 2016년 12월까지 보존처리를 했다.

총 3부로 꾸려진 전시는 ▲1부 ‘창덕궁 희정당’을 통해 벽화가 설치된 공간인 ‘창덕궁 희정당’을 보여준다.  창덕궁 희정당은 대조전(大造殿), 경훈각(景薰閣)과 함께 내전(內殿)을 구성하는 건물로, 본래 국왕이 신하들을 만나 국정을 보던 편전(便殿)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운궁(慶運宮)에 머무르던 순종 황제가 1907년에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고 나서는 접견실로 사용되었다. 1917년에 일어난 화재로 내전 전각이 모두 소실되면서 현재 건물은 1920년에 재건한 것이다.

▲ 2부 전시는 ‘창덕궁 희정당 벽화’가 주제이다. 형식, 주제, 화풍 등 여러 면에서 기존의 궁중 장식화나 진경산수화의 전통과 구별되는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 두 점의 벽화가 소개된다.

희정당 벽화는 이전에 궁중 장식화로는 그리지 않았던 금강산 실경을 주제로 했으며, 창호나 병풍에 주로 그려졌던 기존 궁중 장식화와는 달리 비단 7폭을 이은 압도적 규모이다.

김규진, '금강산만물초승경도'.(사진=문화재청)
김규진, '금강산만물초승경도'.(사진=문화재청)

화가 김규진이 그림 제목(화제, 畫題)과 낙관(落款)으로 작가적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점, 전통적 청록산수화풍과 근대적 사생화풍을 함께 사용해 묘사한 점에서도 변화상을 볼 수 있다. 한편, 두 점의 벽화를 그리기 위해 김규진이 금강산을 답사하며 제작한 초본인 '해금강총석도(海金岡叢石圖)'도 전시된다. 이 작품은 1974년 이후 실물로는 처음 공개된다.

▲ 3부 전시 ‘해강 김규진’에서는 작가 김규진이 금강산과 관련하여 벌였던 활발한 서화 활동을 보여준다. 김규진은 주로 묵죽도와 서예작품으로 유명하나 기념비적 대표작인 희정당 벽화는 금강산 실경을 주제로 했다. 또한 김규진이 금강산 그림과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하면 모은 '금강유람기'라는 단행본도 발행했다. 이 책자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전시된다.

특별전 기간에는 전시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먼저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4개의 특별강연회가 마련된다.

2018년 1월 18일에는 ▲ 1920년 창덕궁 내전 권역 중건의 건축사적 고찰(남호현 순천대학교 교수), ▲ 전통과 근대의 경계인: 해강 김규진의 삶과 예술세계(목수현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2월 8일에는 ▲ 20세기의 금강산 그림(이태호 전 명지대학교 교수), ▲ 해강 김규진의 금강산 기행과 금강산도(이홍주,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강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강연회 참석은 현장에서 접수하며, 교육프로그램 참가를 원하는 분들은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