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온돌방의 기억"... 겨울을 나는 삶의 지혜 한자리
"따스한 온돌방의 기억"... 겨울을 나는 삶의 지혜 한자리
  • 진오성
  • 승인 2017.12.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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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진오성 기자] 전통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의 겨울을 '춥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자리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 꾸려진다.

겸재 정선(1676~1759), '정문입설도(程門立雪圖)'.조선 중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겸재 정선(1676~1759), '정문입설도(程門立雪圖)'.조선 중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해, 한국인의 겨울 서정과 겨울나기 지혜를 담은 '겨울나기' 특별전을 12월 13일부터 2018년 3월 5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온돌방, 솜옷, 할머니의 옛이야기와 같은 정서가 있고,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서 겨울을 보내는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겨울을 맞다' 공간에는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설경(雪景)을 묘사한 김화경(1922~1979)의  ‘심촌취설도(深村吹雪圖)’, 유덕장(1675~1756)의 ‘설죽도(雪竹圖)’, 추위를 막고 대비하는 ‘솜이불’, ‘화로’, ‘방장’ 등과 겨우내 먹을 감자를 보관하는 ‘감자독’, 겨울철 반양식인 김치를 담는 ‘질독’과 1960~80년대 김장 모습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키스, '정월 초하루 나들이'. 20세기 초.(소장=국립민속박물관)
엘리자베스 키스, '정월 초하루 나들이'. 20세기 초.(소장=국립민속박물관)

‘겨울을 쉬어가다’에서는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의 시간을 담고 있다. 농사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던, 겨울밤 온돌방을 연출해 관람객이 온돌의 따스함을 직접 체험하고, 방 안에서는 정선(1676~1759)의 ‘정문입설도(程門立雪圖)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갖저고리’, ‘털토시’, ‘털모자와 털장갑’ 등 전통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겨울옷도 함께 전시한다.

'겨울을 즐기다' 섹션에는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를 소개한다. 얼음낚시 도구인 ‘견짓채’, ‘물치개’와 사진엽서 등이 전시되며, 얼음낚시꾼을 그린 오승윤(1939~2006)의 ‘대한(大寒)’과 견지낚시를 재현한 장면을 선보인다.

또한, 눈 쌓인 산에서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오르는 겨울사냥 도구인 ‘외발창’, ‘설피’, ‘둥구니신’ 등을 전시한다. 아울러, 대표적인 겨울놀이 도구인 ‘연과 얼레’, ‘팽이’, ‘썰매’, ‘스케이트’ 등과 함께, 1950년대의 한강 모습을 찍은 한영수의 사진 ‘한강’을 볼 수 있다.

얼음낚시 엽서, 20세기 초 (자료=서병원)
얼음낚시 엽서, 20세기 초 (자료=서병원)

이번 전시에는 겨울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마련된다. ‘메밀묵~ 찹쌀떡~’ 소리를 들으며 눈 발자국을 남기는 체험도 하고, 따스한 온돌방에서 인터렉티브영상 ‘그림자놀이’를 해볼 수도 있다.

한편, 이번 겨울나기 전시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에게 한국의 겨울 풍속과 풍경을 널리 알리는 자리이면서, 내국인에는 겨울의 따스함을 추억하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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