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CCTV에 찍히는 삶·AI에 의해 관찰 받는 현실 조명
박종규, CCTV에 찍히는 삶·AI에 의해 관찰 받는 현실 조명
  • 왕진오
  • 승인 2017.12.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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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인공두뇌(AI)를 가진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계. 인간들은 AI에 의해 뇌세포에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입력받고 평생 따라 가상현실을 살아간다는 영화 '매트릭스'.

'리안갤러리 서울 전시작품과 함께한 박종규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리안갤러리 서울 전시작품과 함께한 박종규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현실의 세계는 영화와 달리 CCTV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주요 이슈들을 표현해 내고 있는 융합형 아티스트 박종규(50)가 '방관자들의 미로(Maze of Onlookers)'란 타이틀의 전시를 2016년 5월 12일부터 종로구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선을 보인다.

작가는 CCTV를 사용한 비디오 영상 설치 구조물 작업으로, 서로가 보고 보이는, 감시하고 감시 받는 현상들이 엉키고 설켜서 그 뚜렷한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조형적인 구조물에 담아냈다.

CCTV는 현재 노동자 감시나 사생활 침해와 같은 인권침해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며 촘촘한 감시망처럼 사회 전반의 숨통을 죄는 수준으로 사회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리안갤러리 서울에 설치된 박종규 작가의 영상 설치작품.(사진=왕진오기자)
리안갤러리 서울에 설치된 박종규 작가의 영상 설치작품.(사진=왕진오기자)

시민 보호와 범죄 방지라는 초기의 역할을 넘어 소위 '감시사회'로써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박 작가는 이러한 CCTV를 통제에 대한 은유나 사회적 감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실제 환경을 집중적으로 노출하고 경험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총 21대의 TV 모니터와 영상 스크린을 통해 보인 작업은 일거수일투족이 곳곳에서 노출되는 숨 막히는 환경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한편, 전시장에 함께 설치된 영상 작업과 회화 작업, 그리고 조각 작업들은 'Maze of Onlookers'라는 작업의 배경이 되도록 꾸려졌다.

'리안갤러리 서울에 설치된 박종규 작가의 작품'.
'리안갤러리 서울에 설치된 박종규 작가의 작품'.

작가의 대표 이미지 작업인 픽셀들을 변형해 만든 선 작업과 점 작업 회화, 이를 확장한 형태의 조각 및 영상 작업들은 이미지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변형되어 구체적인 형상은 사라졌지만, 추상화된 작가의 개념적 작업을 보여준다.

박종규 작가가 선보이는 'Maze of Onlookers'는 서로가 보고 보이고, 감시하고 감시당하고, 탐닉하고 탐닉 당하는 등 다층적으로 얽히고 설켜서 일단 시작되면 끝이 나지도 빠져나갈 수도 없는 엄청난 미궁과도 같은 매트릭스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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