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동심 가득한 순수함,풍류 그리고 여유의 미학
장욱진...동심 가득한 순수함,풍류 그리고 여유의 미학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0.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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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나는 심플하다. 이 말은 내가 항상 되풀이 내세우고 있는 나의 단골말 가운데 한마디지만 또 한번 이 말을 큰소리로 외쳐보고 싶다. “나는 깨끗이 살려고 고집하고 있다.”

'장욱진 작가'.(사진=갤러리현대, 강운구)
'장욱진 작가'.(사진=갤러리현대, 강운구)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독보적인 경기를 개척한 고 장욱진 화백의 작품에는 어린이, 가족, 나무,새 등 일상적인 이미지가 소박하고 정감 있게 표현되어 단순한 삶을 추구했던 작가의 모습이 그래도 반영되어 있다.

‘장욱진 20주기 회고전’ 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한 화백의 대표적인 유화작품 60여 점과 먹그림 10여 점이 세상과의 만남을 가지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장욱진(1917-1990) 화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감상의 지평을 마련하고자 장욱진 미술문화재단과 갤러리 현대가 공동으로 2011년 1월14일부터 2월27일까지 작가의 연보와 사진이 함께 담긴 영문판 화집 출간과 함께 전시를 진행한다.

전시 기간 동안 장욱진의 초기 작품인 1940년대 작품부터 1990년 생의 마지막 작품까지 출품되는 전시이며, 특히 지하 전시장에는 장욱진이 생전의 작업실이었던 경기도 용인의 아뜰리에에서 그가 사용했던 화구 및 가구 등을 그대로 옮겨와 재현한다.

'전시장에 재현된 장욱진 화백 작업실'.(사진=왕진오 기자)
'전시장에 재현된 장욱진 화백 작업실'.(사진=왕진오 기자)

그림과 주도(酒道)사이를 오가는 자유로운 무애의 삶

신명 하나로 그림을 그리는 장인으로 살기를 고집하는 그를 세상은 기인으로 치부했다. 앙가주망,2.9 동인전 외 주로 개인전을 통해 세상에 자신의 작품을 알려왔다.

그의 작품은 작은 캔버스 안에 간결한 대상의 처리와 조형성으로 밀도 높은 균형감을 느끼게 한다. 주로 주변 풍경, 가축, 가족을 소재로 다루었으며 그 안에서 유희적인 감정과 풍류적인 심성을 표출했다.

1917년 11월26일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난 장욱진은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그때 전국 규모의 소학생 미술전에서 대상을 받고 고등학교 때에도 최고상을 받는다.

일제 시대 동경의 제국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다. 해방직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잠시 근무한 후 1954년부터 1960년까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봉직한 외에는 줄곧 한적한 시골 덕소, 수안보, 신갈 등지에 화실을 마련해서 오로지 그림에만 전념한다.

장욱진, '가로수'. 캔버스에 유채, 30x40cm, 1978.
장욱진, '가로수'. 캔버스에 유채, 30x40cm, 1978.

 

기법면에 있어서 동양화와 서양화의 장벽을 넘나들며 우리의 전통을 현대에 접목시켜 조형적인 가능성과 독창성을 구현하였다. 전업인 유화 외에 먹그림, 도화, 판화 등을 시도한 것은 자신의 실체를 끊임없이 새롭게 하려는 지극한 작가 정신의 발로였다.

전통을 현대에 접목시킨 새로운 조형언어의 창조자

그의 그림에 대해 정영목 서울대학교 교수가 2001년 발표한 글을 보면 “장욱진은 기존의 경직된 서로의 영역을 절대로 침범하지 않는 불문율을 가진 한국 회화의 이분법의 장벽을 허문 현대화가다. 즉, 동서에 대한 강박관념을 없애고 양 진영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면서 우리의 전통을 현대에 접목시킬 수 있는 하나의 조형적인 가능성을 회화로 구현해낸 작가가 바로 장욱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작품은 자신이 주장하는 것처럼 결코 단순하거나 ‘심플’하지 않다. ‘작은 공간을 자기 식으로 쪼개고 꾸미는 화가의 ‘까다로운 기호가 그대로 적용되고 표현된 것’이 그의 그림이다. 때문에 ‘칼날’ 같은 예리함과 조금도 용서될 수 없는 준엄함이 있지만 겉으로는 아이들도 그릴 수 있다. 할 만큼 평이한 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의 그림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욱진, '나무'. 캔버스에유채, 35x35cm, 1986.
장욱진, '나무'. 캔버스에유채, 35x35cm, 1986.

장욱진 화백은 “나의 생각이란 것은 무어 특이한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 오는 여러 가지 포름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즉 산만한 외부형태들을 나의 힘으로 통일 시키는 일이다. 인상파를 분수령으로 하고 그 이전의 화가들, 고전파,자연주의 낭만파 그리고 사실주의 화가들은 그림의 대상을 결정한 다음 그것에 충실하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 이들에게는 자아에서 이루어지는 사고방식을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상파 이후의 그림은 한 말로 말하면 그 자아의 발견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자기에 대한 사고방식, 이것이 오늘의 그림을 옛날의 그림과 구별짓는 키포인트다”라고 술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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