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시간의 형성, 자연을 담아내다'
박현수, '시간의 형성, 자연을 담아내다'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0.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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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그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 순간, 마치 우주 생성의 오묘함이 가득한 상상의 이미지가 머릿 속을 강하게 회오리 치며 지나갔다. 특별한 형상도, 새로운 재료도 아니다.

'박현수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박현수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그저 우리가 늘상 접했던 대상을 자연스럽다라는 의미로 화폭에 펼쳐 놓았을 뿐이다.    구체적인 자연의 모습이 아니다. 정말 근원으로서 본질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와 자신을 바라보는 세상과의 대화를 아주 편안한 흐름을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그런 그의 작품에서 우리의 마음 속에 담겨지는 것은 미래에 대한 에너지인 것이다.

아티스트 박현수를 짧은 언어적 의미로 표현하자면 ‘성실함’ 이다. 한국화 전통의 기반인 수묵화의 고전적 미학에 근거해 그리고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초기 습작에서 연습한 바와 같이 박현수는 자신의 비전으로부터 세가지 기본적인 개념을 도출한다.

첫째 개념은 조약돌이 물리적 우주의 소우주인 것 처럼 우주가 미립자 속에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그의 구성의 지배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커다랗고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들은 수 많은 그리고 때로는 수백 개의 정밀하게 분절된 작은 형태들의 집합이다.

박현수, 'Single-Circle-W'. 116.7x80.3cm, Oil on Canvas, 2010.
박현수, 'Single-Circle-W'. 116.7x80.3cm, Oil on Canvas, 2010.

각각의 작은 형태는 더 작은 무작위적인 밀집한 형태들로 이루어진다. 산술적인 덩어리 형태들의 조형적인 우아함이 떠다니고 움직이는 무작위적인 디테일로 용해되므로, 관객은 평온한 상태에서 동요와 리듬의 상태로 유도된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두 번째 개념이다. “평온한 외부가 들떠있는 민감한 내부를 가린다.”

세번 째 개념은 언어와 이미지 사이에서 흐려지는 경계이다. 구두 메시지가 그림에 체화되고 문자나 문구가 표현적 구체성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이중성은 고급 예술을 특징 지우는 미적 긴장을 야기한다.

그러나 박현수는 한글의 자음/모음과 서구의 알파벳의 본질로부터 자신의 단서를 찾는다. 한글의 자음/모음이나  서구의 알파벳은 단어로 조합되지 않으면 어떤 의미도 갖지 않는다. 각 조합은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을 구체화하나 실제로는 명확한 표현은 아니다.

박 작가는 추상장치를 통해 주제 그 자체로써 '메시지'를 탐구한다. 단어가 글자의 결합으로 부터 나타나거나 특징이 상징적인 부분들의 집합으로부터 나타나는 것처럼, 그의 기하학적 이미지는 개별적으로는 어떤 의미도 없는 요소들의 집합으로부터 구체화된다.

박현수, 'Circle-Blue'. 122 x 244cm, Oil on Canvas, 2010.
박현수, 'Circle-Blue'. 122 x 244cm, Oil on Canvas, 2010.

박현수의 동/서 개념틀에서, 이들 세가지 지배적인 동양적 펀더멘탈은 모두 서구의 대응 개념과 균형된다. 후기 서구 미학의 규정적인 요소들 중 하나가 그의 첫 번째 개념에 대응한다.

빛과 에너지, 그리고 새로운 여정을 위해

2001년 추상적인 곡선으로 화면을 구현했던 작가 박현수는 자신의 걸어가야 할 작업의 여정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눈에 담기 위한 여행을 하게 된 그가 발견한 것은 자연적인 에너지의 흐름을 자그만 돌에서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던 작은 돌멩이에 담긴 형상이 대자연이나 소자연에서 보는 관점과 일맥 상통한다는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 대형 화면에 확대와 축소 작업을 병행 하면서 마이크로 매크로 작업의 출발점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시간의 축적을 통해 이루어진 형상이 바로 자연의 형성과도 유사한 것 같았다는 그는 작은 돌을 변화시키는 차원에서 타원 작업의 확장을 펼치게 된 것 같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시작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박현수 작품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박현수, 'Circle-Yellow'. 122 x 122cm, Oil on Canvas, 2010.
박현수, 'Circle-Yellow'. 122 x 122cm, Oil on Canvas, 2010.

박 작가는 “내 그림은 에너지 덩어리 입니다. 이것이 작품에 담겨져 있지 않으면 제 작업이 아닌 것 같다”며 “초기 작업에 에너지를 그려낸 것 처럼 형체적인 것이 백제의 유물 처럼 보인다는 평도 받고 있지만, 저는 원형이란 것은 작가 자신과 우주적인 의미에서 에너지로 표현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추상이냐 리얼리티냐 라는 구분을 짓는 다는 것 자체도 자연스러움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인지 드리핑을 하면서 자유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 행위가 겹치는 과정이 자유로움을 찾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을 하였다며 다양한 표현을 자신의 기법을 유지하면서 이러한 모양들이 변하는 것을 시도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림을 통해서 자신만 만족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어요, 스스로의 일기를 쓰면서 그려보고 싶은 작업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기 좋아하는 저의 특성상 본인에게 있어서 안주하는 것 보다 새로운 것 그러나 특별히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닌, 나와 자연 속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느낌을 세상에 전달해 주려 한다”며 지난 기간 그리고 이후의 작업을 수행하는 자신의 의지를 말했다.

화가 박현수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학과 와 동대학원 회화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95년 삼정아트스페이스,2004 포트메이슨센터,2007 송은갤러리,2008진화랑,진아트센터 2010 두인갤러리,진화랑,진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전개했다. 2003년 디에고리베라갤러리,KIAF,시드니 아트페어등의 그룹 기획전을 펼친 그의 작품들은 서울시립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산호세 아트뮤지엄,연세대학교,송은문화재단,등에 소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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