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보물창고-⑬]이건희 국보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
[삼성가 보물창고-⑬]이건희 국보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
  • 왕진오
  • 승인 2017.12.31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데 모은 불교 경전 총서인 대장경. 대장경 제작은 문화 역량을 집대성한 국가 프로젝트의 성격으로 갖고 당대 불교 사상과 인쇄 기술의 진수로 불린다.

국보 241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사진=문화재청)
국보 241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사진=문화재청)

한국의 대장경은 1000년 전인 고려 현종 2년(1101년) 목판에 새기기 시작해 1087년 완성한 초초대장경이 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초조대장경이 몽골의 2차 침입기인 1232년 불타 없어지자 1237∼51년 다시 만든 것이다.

당나라의 현장(玄裝, 602∼664년)이 봉조역집한 반약부제경전의 총서로서 천함(天函)부터 내함(奈函)까지의 60개함에 600권이 수록됐다. 초조본 반야경은 국내에 수권, 일본 대마도에 여러 권이 나타났지만 이 것이 가장 초기의 것에 해당한다.

1988년 6월 16일 국보 제241호로 지정된 이건희 삼성 회장 소유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의 면면이다. 현재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관리를 맡고 있다.

닥종이에 찍은 목판본이 이 경전은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세로 29.1cm, 가로 49.5cm-51cm 크기를 23장 이어 붙였다.

국보 241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사진=문화재청)
국보 241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사진=문화재청)

대반야바라밀다경은 줄여서 ‘대반야경’, ‘반야경’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존재물 자체에는 실체가 없으므로 집착하는 마음을 갖지 말라는 공(空)사상을 기본사상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반야심경’이라고 부르며 종파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읽고 외우는 경전이다.

초조대장경은 이후에 만들어진 해인사대장경(재조대장경 또는 고려대장경)과 비교해 볼 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목판의 새김이 정교한 반면에 해인사대장경과 글자 수가 다르고 간행연도를 적은 기록은 없으며, 군데군데 피휘(避諱:문장에 선왕의 이름자가 나타나는 경우 공경과 삼가의 뜻으로 글자의 한 획을 생략하거나 뜻이 통하는 다른 글자로 대치하는 것)와 약자(略字)가 나타난다.

또 초조대장경은 책의 장수를 표시하는데 있어서 대체로 ‘장(丈)’자나 ‘폭(幅)’자를 쓰는데 비해 해인사대장경은 ‘장(張)’자로 통일되어 있다.

국보 241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사진=문화재청)
국보 241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249'.(사진=문화재청)

이 책의 경우에도 판을 새긴 기록이 생략됐고, ‘경(竟)’자의 마지막 한 획이 없다. 책의 장수를 표시하는데 있어서도 본문 앞의 여백에 ‘장(丈)’자가 새겨지고 있으나, 해인사대장경의 경우는 본문 끝에 ‘장(張)’자가 사용되고 있다.

인쇄상태나 종이의 질로 보아 초조대장경이 만들어진 11세기에서 12세기 사이에 간행된 것으로 보이며, 국내에 남아있는 초조본반야경 가운데 가장 초기의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