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도시의 침묵 보다는 바다의 속삭임이 좋아요"
김성호 "도시의 침묵 보다는 바다의 속삭임이 좋아요"
  • 왕진오
  • 승인 2017.12.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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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랑서 제주의 풍경을 담은 '섬 불빛 바다, 그리운 제주' 선보여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도심 새벽의 여명과 가로등 불빛에 흔들리는 거리의 모습을 강렬한 붓 터치로 화면을 채우던 작가 김성호(54)가 눈길을 바다로 돌렸다.

'작품과 함께한 김성호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작품과 함께한 김성호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조형물들은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의 풍광이 그대로 캔버스위에 그려진 것이다.

그가 2년여 동안 제주에서 생활하며 화폭에 담은 제주도의 자연 풍광을 '섬 불빛 바다, 그리운 제주'란 타이틀로 2016년 6월 15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김성호, '새벽-모슬포항'. oil on canvas,  91x60.6cm, 2016.(사진=선화랑)
김성호, '새벽-모슬포항'. oil on canvas, 91x60.6cm, 2016.(사진=선화랑)

김성호 작가는 "제주는 풍경에 집중할 수 있어 묘한 매력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도시 이미지를 쏙 빼고 자연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낸 작업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내 콘셉트를 가지고 자연 풍경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주도에서 가능한 모든 작업을 펼쳐 보이는 첫 걸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한다.

김 작가는 초기 작업부터 삶과 밀접한 일상적 풍경을 감각적인 터치로 그렸다. 특히 여명이 움트기 전 깊은 밤과 새벽 경계의 도시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김성호, '새벽-유채'. oil on canvas,  91x91cm, 2016.(사진=선화랑)
김성호, '새벽-유채'. oil on canvas, 91x91cm, 2016.(사진=선화랑)

또한 그의 화면구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작가만의 참신하고 독특한 구성, 자신감과 호방한 기운이 넘치는 기운생동의 필치 등에 기인한다. 다른 화가들이 주목하지 않는 소재들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작가의 상상력과 탁월한 해석적 감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김성호의 그림은 절묘하게 포착된 일상적 풍경을 다양한 화면구성으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원경, 중경, 근경의 구도는 물론 하늘위에서 보는 듯 한 시점과 넓은 화면 대부분을 과감히 어둠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김성호, '새벽-서귀포항'.  oil on canvas,  116.8x80.3cm, 2016.(사진=선화랑)
김성호, '새벽-서귀포항'. oil on canvas, 116.8x80.3cm, 2016.(사진=선화랑)

"동양화의 여백이 매력적이었죠. 저 만의 색채로 여백의 미를 발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는데, 제주의 풍경에서 여백의 미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의 그림은 드라마틱한 명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부터, 화려한 원색의 그림과 어슴푸레한 단색의 차분한 그림까지 다채롭다. 여기에 파란색계열과 블랙에서 회색, 노랑, 녹색 등 원색으로 눈부신 불빛을 그려내는 방식은 강렬하리 만큼 이색적이다.

김성호, '새벽-성산일출봉'. oil on canvas,  140x60cm, 2016.(사진=선화랑)
김성호, '새벽-성산일출봉'. oil on canvas, 140x60cm, 2016.(사진=선화랑)

이번 전시에는 제주라는 섬에서 마주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자본의 포장으로 관광화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닌 섬의 이중성도 담았다. 또한 삶을 영위한 사람들의 그리움이 깊게 베인 제주의 땅을 그만의 필치로 재탄생 시켰다. 전시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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