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佛 대규모 개인전 연 이강소 화백 "나는 모더니즘에서 탈출하려는 작가"
[이사람]佛 대규모 개인전 연 이강소 화백 "나는 모더니즘에서 탈출하려는 작가"
  • 왕진오
  • 승인 2018.01.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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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오리 작가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이강소(73) 화백이 프랑스 중부 셍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 대형 작품 20여점을 펼쳐 놓는다. 10여년 만에 갖는 작가의 유럽 전시이다.

'프랑스 전시를 설명하고 있는 이강소 화백'.(사진=왕진오 기자)
'프랑스 전시를 설명하고 있는 이강소 화백'.(사진=왕진오 기자)

프랑스 전시를 통해 이 화백은 한국의 전통 추상미술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다.

2016년 3월 4일 막을 올리고 한국에 돌아온 이 화백은 "내 그림은 단색화가 아니다. 왜 나를 단색화 작가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최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국 작가들의 추상 회화를 통해 동양 특유의 자기 억제를 통한 절제적 엄숙함과 차분하고 섬세한 단색화적인 우아함에 매료됐던 유럽 관객들에게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강소 전.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강소 전.

이 화백은 "단색화는 확실히 규정된 것이 아니다. 1975년 박서보 화백이 자신의 작업을 '모노화'라고 말한 것이 시초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에서 하나의 장으로 규정되기 이전에 윤진섭 큐레이터가 단색화전을 꾸렸고, 국제갤러리가 베니스에서 단색화전을 통해 바람몰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60년 말 일본 현대미술 운동인 모노화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형식을 실험했던 스터디그룹의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강소 전.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강소 전.

20여년 이상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이 화백이 생각하는 단색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모노화는 미니멀 형식에 근접한 것 아니겠냐. 일본적 정서가 많이 들어간 장르로 봐야 할 것 같다. 이제 단색화에서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우리 스스로 70년대 수많은 작가들을 조명하지 않고, 일부 작가만 주목받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강소 화백은 회화에서 감정을 자제한 즉각적인 제스처를 선호한다.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에서 산다는 것, 동양적 유기론적 사고에서 나오는 것을 찾고 있다"며 "나는 모더니즘에서 탈출을 시도하려는 작가로 봐 달라. 나의 관심사는 성리학적 개념에서 '조화'를 찾는 것"이라고 힘을 주었다.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강소 전.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강소 전.

프랑스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오픈한 이강소 전은 작가의 20여 년 동안의 주요 작품을 선별해 새로운 유럽 관객들에게 작업의 흐름을 요약하고 이강소라는 작가를 진지하게 소개하는 작가의 첫 주요 유럽 미술관 전시다.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은 그동안 2006년 이우환, 2007년 박서보와 2011년 정상화 등 한국 작가들의 주요 전시뿐만 아니라 2006년 양페이밍, 2007년 쩡판즈 등의 프랑스에서의 첫 미술관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아시아 현대미술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이례적인 미술관이다. 전시는 10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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