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신해철의 생각에 생각을 더한 전시 ‘생각생각’
마왕 신해철의 생각에 생각을 더한 전시 ‘생각생각’
  • 왕진오
  • 승인 2017.10.1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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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천장에 매달린 스피커에서 故 신해철이 불렀던 익숙한 노래가 전시장을 가득 메우며 시대를 풍미했던 가왕이자 '마왕'으로 불렸던 그를 떠올리게 한다.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 외벽에 그려진 구나현 작가의 코파는 신해철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 외벽에 그려진 구나현 작가의 코파는 신해철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그의 3주기를 맞이해 음악가들이 아닌, 미술로 작품을 펼쳐내는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해철의 생각과 자신들이 현재 품고 있는 생각을 작업을 통해 펼쳐 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설적인 아티스트인 신해철의 생각이 현 시대에도 올곧이 이어져 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 '생각생각'이 10월 14일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 전관에서 막을 올렸다.

신해철의 생각에 생각을 더하는 전시에는 건축가, 사진작가, 회화작가, 벽화작가, 조형작가, 설치작가, 플랜트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 쥬얼리디자이너 와 타투이스트 등 총 22명이 함께한다.

전시를 함께 꾸린 양수인 건축가는 "노래라는 것이 사람의 생각을 담고 있기에, 그 생각을 시각적 공간에 다른 감각으로 공유해볼 수 있도록 구성에 힘을 쏟았다"라며 "신해철이란 아티스트를 사유와 철학자로서의 콘셉에 집중해 구성을 했다. 다음 전시에는 다른 차원, 형식으로 전시를 확장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생각생각'전이 열리고 있는 진화랑 2층 전시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생각생각'전이 열리고 있는 진화랑 2층 전시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특히 이번 전시는 통의동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40여년 역사의 진화랑(대표 유재응)의 현재 공간에서의 마지막 전시라는 점에서 의의가 남다르다.

7년여 이어진 화랑 내부 진통에 따라 현재 진화랑 공간이 명의가 바뀌거나 구조가 변하게 된다는 점도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화랑 지하 공간에서부터 1, 2층 그리고 사무실 공간 그리고 외벽에 벽화를 설치할 정도로 상업 화랑에서는 좀처럼 꾸밀 수 없는 전시 형태를 만들어냈다. 물론 관람객들에게 입장료도 받는다.

진화랑 전시장에 그려진 구나현 작가의 '코파는 신해철'.(사진=왕진오 기자)
진화랑 전시장에 그려진 구나현 작가의 '코파는 신해철'.(사진=왕진오 기자)

신민 진화랑 실장은 "주류가 아니더라도 소신 있게 자신의 길을 가는 자를 응원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 도전하는 것,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고 가는 것에 머리를 모았고, 유명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기만의 작업을 펼치는 작가들이 신해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고 신해철 성남 작업실을 촬영한 그 곳에서 수집한 재료를 박제한 전시품 그리고 신해철을 마왕 또는 교주로 불리게 한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의 녹음 파일이 상영되어 그 당시 상황을 재현한다.

조현수, '무제'. (사진=왕진오 기자)
조현수, '무제'. (사진=왕진오 기자)

마왕 신해철을 추모하기 위해 카카오스토리펀딩으로 모금된 9천여만 원의 기금 중 7천여만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생각생각'전의 말미에는 조현수 작가가 신해철이 음악가로서 추구했던 의상 콘셉 중 하나인 검정과 빨강 배색의 정장을 입고 있는 조형물로 관객을 배웅한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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