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우스페이스 기획전, '보이지 않는 것을 공기 중에 배열하는 기술' 개최
일우스페이스 기획전, '보이지 않는 것을 공기 중에 배열하는 기술' 개최
  • 왕진오
  • 승인 2018.01.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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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은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 1층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공기 중에 배열하는 기술'을 1월 4일부터 진행한다.

조준용, 'Memory of South, 416km'. 가변크기, Printed on chiffon fabric with aluminum frame,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조준용, 'Memory of South, 416km'. 가변크기, Printed on chiffon fabric with aluminum frame,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이번 기획전은 기억, 사회적 구조, 체계 등 보이지 않는 것이 어떻게 시각화되고 지각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는지를 탐색하기 위해 금민정, 김순임, 김진희, 문영욱, 서혜영, 이예승, 조재영, 조준용 등 8인의 작가의 최신작을 통해 살펴보는 자리이다.

'기억' 그리고 '사회 구조나 체계'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현존하는 공간, 시간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은 보이는 것과 맞붙어 있는데, 가시적인 것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주체와 세계, 자아와 타자, 과거와 현대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밝혀주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기억이 인간과 사물에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민정은 장소가 갖고 있는 여러 함의들을 공간 속에 공간을 구축함으로써 펼쳐 놓는다.

조재영, 'Construction'. 가변크기, wood, paper, paint,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조재영, 'Construction'. 가변크기, wood, paper, paint,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작가는 특정 장소에 스며있는 공동의 기억, 개인적 서사들을 전시되는 장소의 특수성과 연결시키며 새로운 이야기를 생산하는데 무엇보다도 조각과 영상의 서로 다른 접근을 하나의 층위에서 마주치게 함으로써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다.

김순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일상의 흔적들이 쌓인 장소에 흥미를 갖는다.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영상작업 8편은 인천 시도의 염점, 프랑스 어느 지역의 오래된 빨래터, 독일의 한 채석장 등 오랜 시간의 결을 품은 네 곳의 장소들을 각각 작가 등장분과 장소만 나온 촬영분으로 나누어 편집한 것들이다.

조준용은 자신의 아버지의 시점을 자신의 시점과 중첩시키며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섞어 놓는다. 작가는 베트남 전쟁 참전 당시 촬영하고 수집했던 아버지의 사진들을 1970년 베트남 파병의 대가로 받은 자금으로 건설된 경부고속도로에 투사하고 이것을 사진과 영상으로 다시 담아낸다.

기기들을 분해, 재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사물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는 작업을 전개해온 김진희는 이번 전시에서는 주제와 방식을 더욱 확장시킨다.

김진희, '지금'. 80x80x80cm, FM 튜너, 전선,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김진희, '지금'. 80x80x80cm, FM 튜너, 전선,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일우스페이스의 윈도우 전체를 유닛 형태의 조형물과 라인 테이프로 작업화한 서혜영은 지금까지의 작업에서 주체와 타자, 개인과 전체의 고립과 결합의 작용을 형상화해왔다. 하나의 선은 다른 여러 개의 선들과 만나 공간을 만들어낸다.

조재영은 마치 공간의 외피를 떠내듯이 여러 개의 단순한 구조물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공간을 공간 속에 건축한다. 이 작품의 성격과 형태는 마치 계속해서 변화하는 인간 사회의 네트워크를 상기시킨다.

문연욱, 'STOP TEASING ME (Hanging piece)'. 100x120x400cm, 도자, 나무, 철, 끈,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문연욱, 'STOP TEASING ME (Hanging piece)'. 100x120x400cm, 도자, 나무, 철, 끈, 2017.(사진=일우스페이스)

문연욱의 작업은 유연한 형태를 이루어내는 따뜻한 물성의 흙과 날카롭고 차가운 물성의 철을 기본 골조로 한다. 두 가지의 서로 다른 형태와 재질이 만나고 그러한 극단적인 대비는 어떤 긴장감을 조성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예승은 프로젝션 매핑 작업을 통해 움직이는 이미지를 생산하고, 그 움직임의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관람자에게 모호하게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지각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전시는 2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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