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1등 아닌 일류 경매사로 해외시장 확장 할 터"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1등 아닌 일류 경매사로 해외시장 확장 할 터"
  • 왕진오
  • 승인 2018.01.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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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국내 유일의 상장 경매사로서 투명한 운영을 할 것입니다. 우리 작가들이 해외에서 선전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고, 미래 산업과 기존 사업을 가지고 국제무대로 진출하는데 노력을 경주하려 합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왕진오 기자)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왕진오 기자)

2015년 첫 메이저 경매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의 표정은 연일 치솟는 주가와 더불어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하지만 회사 업무를 이야기 하는 순간, 결연한 목표를 다지는 결의를 내보였다.

국내 최대의 미술품 경매회사이자 미술계 유일의 코스닥 상장기업인 서울옥션의 이옥경 대표는 첫 여성 CEO로 부임하기 전 1994년부터 가나아트에 합류하면서 22년째 미술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 대표는 “당시에는 미술이 무엇인지, 전시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몰라서 오빠인 이호재 회장에게 물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얼떨결에 가나아트 대표를 맡았다는 이 대표는 "가족의 일이었고, 섬세한 비즈니스인 화랑 업무가 적성에도 맞는 것 같았다"고 술회했다.

또한 "화랑업무가 오너 위주로 진행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 기업 형으로 업무를 추진하게 됐고, 문화마케팅으로 기업과 함께 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것이 현재 업무의 발판이 된 것 같다"고 그간의 여정을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 신임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지난 2007년 연간 경매 횟수 4회, 제작 시기 5년 이내 작품의 경매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경매사 규제와 관련된 합의안을 경매사가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밥그릇 싸움으로 비추어지면 안 됩니다. 하지만 화랑 측의 요구 사항을 100퍼센트 수용할 수 는 없죠"라며 "미술은 이미지 사업이기 때문에 외부에 평판이 나빠지면 안 될 것입니다. 원만히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도 화랑 운영을 했고, 당시 협약 과정을 잘 알고 있다."며 "미술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화랑 대표들이 말 할 수 있는 자연스런 입장 인 것 같습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옥경 대표는 서울옥션이 출범 당시 국내 미술시장은 IMF외환위기로 인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작품들이 시장에 많이 나왔다. 판매처가 없는 가운데 이를 타계할 방법의 하나로 중계 역할을 하는 경매사를 설립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한다.

또 설립당시에는 화랑들과 함께 가자는 취지로 다수의 화랑들을 참여시켰다. 현대갤러리, 선화랑, 노화랑 여기에 컬렉터들까지 함께 했다. 당시 참여 화랑들이 주식을 팔고 나간 것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간 미술시장에서 경매사의 순기능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것이 일련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라는 입장도 제기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왕진오 기자)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왕진오 기자)

“경매사 설립 이후 국내 미술품 거래 통계가 만들어졌습니다. 미술품 거래를 진행하는 화랑들의 내역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가운데 작가의 작품 가격과 거래 내역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가격 책정의 일반화가 가능해졌다고 봅니다. 미술품 경매사의 순기능도 알아봐주었으면 합니다.”

소더비나 크리스티처럼 세계 굴지의 대형 경매사만큼의 규모는 안 되도 그들이 다루는 한국 작가의 최고 작품을 다루고 싶다는 이 대표는 지속적으로 한국 작가를 해외에 소개하는 업무를 경매사를 통해 진행하려는 계획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이는 서울옥션 홍콩법인의 업무 확장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홍콩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운영하면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습니다. 6년여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내게 됐고, 이제는 홍콩의 인맥과 함께 해외 컬렉터 공략의 전초기지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미술품 경매사의 매출 증진에 대한 다양한 사업 구상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서울옥션은 경매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흑자를 낸 것도 이러한 이유이죠.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메인 경매 외에도 프라이빗 세일도 진행하고, 프린트 베이커리 사업도 하고 있다. 아직 말을 할 수 는 없지만 해외 시장 판로 확장을 위한 아이템도 곧 발표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는 화랑에서 그림만 팔지 않았어요. 일을 벌이는 순서는 경험을 통해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인기 있는 작품만 파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죠. 온라인 경매로 젊은 고객층이 많이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이제는 미술시장으로만 보기 보다는 문화로 접근하는 정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미술품 거래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라고 봅니다. 지금도 10억이 넘는 작품을 인수증 없이도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고객과의 신뢰가 있죠. 하지만 이제는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을 철저한 검증을 통해 확인을 합니다. 바로 투명성을 고수하려는 것입니다. 해외 경매사는 책임을 지지 않지만, 서울옥션은 책임을 집니다. 고객과 단순히 그림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고 봅니다” 고 말했다.

서울옥션 첫 여성 CEO에 오른 이옥경 대표는 향후 업무 추진 방향에 대해 "상장회사에 걸맞게 투명하고 진취적인 경영을 할 것입니다. 미래 산업과 기존 사업 그리고 작가들을 위한다는 설립당시의 취지를 잊지 않고서 국제무대로의 도약을 할 것"이라며  한국 내 1등 경매사가 되겠다는 고집보다는 일류 경매사가 되기 위해 전 직원과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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