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권지안)"붓 대신, 음악과 퍼포먼스로 그리는 온 에어 아티스트로 불러 주세요"
솔비(권지안)"붓 대신, 음악과 퍼포먼스로 그리는 온 에어 아티스트로 불러 주세요"
  • 왕진오
  • 승인 2018.01.05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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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10여 년간 방송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다양한 노래와 재능을 뽐내던 가수 솔비가 아티스트 권지안이란 본연의 이름을 내걸고 화가로서의 길을 걷는다.

'공상' 퍼포먼스 중인 작가 권지안.
'공상' 퍼포먼스 중인 작가 권지안.

하지만 붓을 잡고 평생을 화가로서의 길을 가고 있는 작가들과 달리 자신의 주 무대였던 방송 무대를 화폭으로 삼았다. 일명 '온 에어 아트(ON AIR ART)'를 펼치며, 온 에어 아티스트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다.

방송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무대가 캔버스가 되고, 여기서 펼쳤던 음악과 춤 등이 붓으로 움직여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영상으로 담아낸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과거작품부터 신작까지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이 됩니다. 시간을 내어 전시장을 찾고 감동을 받는 아날로그적인 방식과 달리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고객 맞춤형 전시 형태로 꾸미려 했습니다”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168.5 x 153.5cm, 2015.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168.5 x 153.5cm, 2015.

세상에 공개된 첫 작품 '트레이스(Trace)'는 새로운 음악 작업의 음반 타이틀이기도 하며 5년 전 치유의 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작가 권지안의 변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가수 및 엔터테이너로 활동을 펼치던 솔비가 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흔적으로 남겼던 과거를 그림으로 재조명하면서 자신의 손으로 또 다른 미래의 흔적을 남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홀로 캔버스를 마주하고 작업을 펼치던 작가들과 달리 저는 무대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며 여러 스텝들과 조화를 이루며 완성된 하나의 작품을 선보이던 것이 익숙했습니다. 비록 캔버스에 그려낸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공기와 같이 세상에 제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온에어 아트'란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방송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했던 가수로서의 익숙함이 권지안 작가로의 탈바꿈을 위해서 또 다른 무엇이 아니라, 자신이 늘 상 생활하던 공간이라는 개념이다.

권지안, '진한사이'. 캔버스에 혼합 재료, 170 x 153.6cm, 2015.
권지안, '친한사이'. 캔버스에 혼합 재료, 170 x 153.6cm, 2015.

권 작가는 작품을 완성시킬 무대를 꾸미고, 이에 맞는 음악을 준비하고, 안무가와 함께 춤을 춘다. 그리고 선율에 따라 흐르는 몸에 의해 남겨진 흔적은 바로 캔버스에 오른 물감처럼 자유로운 궤적을 남긴다.

작품을 전시장에서 발표하는 것 보다 방송처럼 반복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언제 어디서라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다.

>연애인 그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반전 보여줄터

가수들이 다수의 곡이 담긴 정규 앨범을 내놓는 것보다 싱글 앨범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최근의 트렌드도 반영됐다.

주변에서 팝 아트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권 작가는 "팝아트로 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작업은 팝아트라는 엄청난 장르가기 보다는 팝 적인 요소를 차용해 제 스스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 영향을 받았다는 말보다는 자시 색깔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업을 보여주고 싶습니다"고 설명한다.

각종 루머와 악플에 의해 받은 상처의 치유를 위해 선택했던 그림, 아직도 작가라기보다는 가수 솔비에 대한 이미지가 먼저 부각되지만,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검은 도화지에 비유한다.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169.3 x 153.5cm, 2015.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169.3 x 153.5cm, 2015.

그 동안 보여 준 것들에 의해 솔비라는 캔버스가 검게 칠해져 있다면, 이제는 과거의 자신의 색을 조금씩 지워나가 하얀 캔버스로 만들어가는 반전의 주인공이 권지안이라는 이야기다.

미술이 불친절하다고, 그래서 영상을 만들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싶다는 그녀는 영악하다.

실제로 그 녀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작품을 감상하며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고 싶은 의도가 있다. 관람자로서 작업을 위해 취했을 작가의 자세와 고민들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아주 강렬하게 심어주는 것이다.

온에어 아트라는 것은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는 아니다. 사전에 계획된 미술과 음악의 완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작업의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권지안, '공상' 퍼포먼스 후 흔적.
권지안, '공상' 퍼포먼스 후 흔적.

권 작가는 “제 작업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예술을 잣대로 편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절한 것과 불친절한 방법 중에 익숙한 친절함을 내세워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편견을 불식시켜 보겠습니다”고 밝혔다.

온에어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고 지난 2015년 9월 10∼13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Untitled Warehouse에서 공개 전시를 펼쳤다. 이후 작가는 작품 제작의 과정까지 담긴 미디어영상을 주기적으로 웹 전시공간을 통해 주기적으로 선보일 계획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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