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보물창고 ①] 이건희 국보 제146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삼성가 보물창고 ①] 이건희 국보 제146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 왕진오
  • 승인 2017.10.18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국가 미술관 수준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삼성문화재단 산하 호암미술관은 소장품만 무려 15만 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지정문화재 현황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 소유의 국보는 모두 24점이며, 보물은 92점으로 나타나있다. 여기에 부인 홍라의 삼성미술관 관장 소유 보물은 5점이며,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17점과 보물 10점을 합치면 무려 148점의 국가주요지정문화재를 보유한 것이다.

이들 지정문화재는 리움미술관 및 호암미술관의 전시를 통해서 선별적으로 일반에게 공개되지만, 소유자에 대해서는 '개인 소장'이라는 공지 외에는 유물의 입수 경로와 가치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문화재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최소 수천억 원이 넘을 수 있다. 국보와 보물은 존재 가치만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돈으로 값어치를 매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이 회장 소유 국보와 보물은 121점이 된다. 리움미술관 및 호암미술관의 전시를 통해서 일반에게 공개될 뿐 그 전체 규모나 세부항목에 대해서는 쉽게 확인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재청 지정문화재 자료를 통해 직접 볼 수 없는 국보와 보물을 소개한다.

'팔주령'.(사진=문화재청)
'팔주령'.(사진=문화재청)

'강원도 출토 유물이 충청도 유물이 된 기막힌 사연?'

[아트인포=왕진오기자] 2008년 3월 국보와 관련한 내용 하나가 관보에 게재됐다. 이건희 회장 소유의 '국보 제146호 강원도 출토 일괄유물' 명칭 변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문화재 제자리 찾기 혜문스님은 "국보 146호의 명칭은 오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명칭의 오류변경을 문화재청에 민원제기 했고, 민주당 손봉숙 의원의 소개로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후 문화재청은 청동기 관련 전문가의 의견 조회를 통해 '명칭병경'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고, 2008년 제1차 문화재위원회에서 국보 146호의 명칭을 '청동방울일괄'로 변경하기로 의결 후 2008년 3월 6일 관보에 게시했다.

'국보 제146호'는 1972년 12월 22일 '재일본거류민단 본국 사무실'에서 열린 문화재 1분과 제10차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당시 문화재 위원들은 서울 중구 회현동에 거주하는 김동현이 소유하고 있는 '팔수형 동령'(八手形銅鈴), '동조영부병두'(銅造鈴附柄頭), '동조환상쌍두령'(銅造環狀雙頭鈴), '동조영식초'(銅造鈴飾鞘)등을 국보로 지정하기로 했다.

문화재 위원들은 “선사시대의 유물로서 출토지는 불분명하나 국보 제143호로 지정된 화순 대곡리 출토 청동유물에 비해 보존상태가 양호하므로 국보로 지정하되 추후 출토지를 밝히기로 노력한다”고  그 사유를 밝혔다. 그 뒤 소유권이 김동현에게서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로 이전됐고, 현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다.

'조합식 쌍두령'.(사진=문화재청)
'조합식 쌍두령'.(사진=문화재청)

혜문 스님은 국보 146호 '강원도 출토 일괄 유물'이 처음 국보 지정 당시 문화재 위원회에서 이 문화재를 왜 '강원도 출토 유물'이라고 명명했을까 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문화재청은 "지정 당시에는 '출토지 불분명'이라 기록되어 있으나, 소장자의 말에 따라 뚜렷한 학술적 근거 없이 '강원도 출토'로 명명됐던 것으로 확인 됐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소장자로 등장하는 김동현 씨가 어떤 인물이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금속유물 감식 전문가였던 김동현 씨는 자신이 모은 국보 137호 대구 비산동 출토 유물 등 국보 5점, 보물 560호 진솔선예백장(晋率善穢伯長) 동인 등 보물 5점 과 함께 400여 점의 유물을 1987년 당시 7억 원에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에게 매각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30여년이 지난 현재, 국보 제146호 '강원도 출토 일괄 유물'은 여전히 문화재청 홈페이지 문화유산정보에는 여전히 '강원도 출토 일괄유물'이란 명칭 대신에 출토지 는 '충청도 논산'이라는 설명이 그대로 적혀있다. 이름 변경이 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보 제146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 (傳 論山 靑銅鈴 一括)

금동요령은 밀교 의식에서 중요한 법구들로 무기 모양을 한 금동제 금강저와 무기 모양을 한 금동제 금강저와 방울이 달린 요령인 금강령 등 다양한 크기와 모양이 전해진다.

1973년 3월 19일 국보 제146호로 지정된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傳 論山 靑銅鈴 一括)은 이건희 삼성 회장 소유로 현재 삼성미술관 리움이 관리를 맡고 있다. 

'쌍두령'.(사진=문화재청)
'쌍두령'.(사진=문화재청)

청동기시대 의식을 행할 때 흔들어 소리를 내던 청동방울로, 충청남도 논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각형 별모양으로 각 모서리에 방울이 달린 팔주령 2점, 포탄모양의 간두령 2점, X자 모양으로 교차된 조합식쌍두령 1점, 아령모양의 쌍두령 2점이 발견됐다.

팔주령은 8각형 별모양으로 각 모서리에 방울이 하나씩 달린 형태이다. 방울 부분은 길게 구멍이 나 있으며 그 안에 청동 구슬이 들어 있어 흔들면 소리가 난다. 간두령은 포탄 모양으로 되어있으며, 아래쪽에는 테두리가 달려있다.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무늬를 볼 수 있다.

조합식쌍두령은 방울이 달린 끝 쪽이 X자 형태로 교차된 모습을 하며 방울은 팔주령의 것과 동일하다. 쌍두령은 아령모양이며 양쪽에 방울이 있다. 방울에는 각각 4개의 구멍이 있고 사이에 무늬가 새겨져있다.

청동기시대 만든 의식용 유물들로 정교한 제작 솜씨를 엿볼 수 있으며, 당시 신앙이나 의식 연구에도 도움을 주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고재식 한국미술품감정센터 대표는 “대부분의 출토 유물은 불법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하는 출토지를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고고유물의 경우는 어느 곳에서, 어떤 유물과 함께, 어떤 상태로 발견되었느냐와 이에 대한 학술적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유물이 기록이 없던 시대의 역사를 말해주며, 이를 통해 문화의 생성과 발전, 전파 등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국내에는 중국을 통해 들어온 ‘다뉴세문경’, ‘팔주령’, ‘쌍두령’, ‘간두령’, ‘세형동검’ 등 관련 일괄 유물들이 많이 전하고 있으며, 다만 그 출토지(북한, 동북3성)를 명확하게 알 수 없어 사장된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학계의 종합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