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K옥션 이상규 대표 "품질로 승부할 테니, 시장 논리에 맡겨 달라"
[이사람] K옥션 이상규 대표 "품질로 승부할 테니, 시장 논리에 맡겨 달라"
  • 왕진오
  • 승인 2018.01.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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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경매 횟수를 제한한다고 침체된 미술시장이 살아난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횟수 제한보다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 출품을 자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미술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상규 K옥션 대표'.(사진=왕진오 기자)
'이상규 K옥션 대표'.(사진=왕진오 기자)

2015년 박우홍 화랑협회장이 취임 후 경매사의 영업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마치 화랑들과 경매사가 날을 세우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이상규 K옥션 대표의 입장이다.

이 대표는 2005년 K옥션 설립 당시에도 기존 경매사가 운영 중인데, 하나 더 생기면 미술시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했었다고 말한다.

당시 1년 거래총액이 10∼20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경매에 출품된 작품들이 B급, C급 만 나와서 A급 작품들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하지만 우리 회사 설립을 통해서 화랑들에게 미술 시장을 공유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 규모를 키워야 거래량이 늘고, 선의의 경쟁관계가 형성되면 투명한 거래가 활성화된다는 논리로 그들을 설득했다고 술회했다.

미술 시장에 발을 내딛은 지 10년이 된 K옥션 설립 당시부터 함께해온 이상규 대표는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1992년 하나은행 지점장을 지낸 후 미술계에 들어왔다.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예술품감정학 석사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K옥션 메인경매 현장'.(사진=왕진오 기자)
'K옥션 메인경매 현장'.(사진=왕진오 기자)

"회사 설립 후 첫 경매를 준비할 때는 도록부터 작품 수급까지 전 직원 8명이 인원이 밤을 새우다 시피 직접 했죠. 회사 설립 당시가 시장 불황기였고 미술계가 구체적인 시스템이 정립이 덜 된 상태였습니다. K옥션 설립과 함께 보험이나 작품 운송 등 나름의 인프라를 만든 것도 자부할 만합니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후발주자격인 K옥션이 보여준 행보는 사뭇 하나의 표준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몇 천만 원짜리 작품이 팔려도 비닐 포장지로 배송을 하던 것을 골판지로 만든 규격화된 박스를 제작해서 배송을 했고, 온라인 경매를 시작할 때도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전시장에서 실물을 보여주며 구매를 유도한 것도 그것이다. 여기에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조심스런 행보를 꾸준히 가졌다.

"홍콩 진출을 할 때도 무작정 지르지 않았죠. 회사설립 당시부터 국내시장 가지고는 수익 확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2008년부터 현지 여러 경매사와 연합으로 진출을 하며 현지 시장을 배웠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해외시장에서 단독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위험이 따랐기 때문입니다"

운이 따른 것일까? 2015년 3월 K옥션의 첫 단독 홍콩경매는 세계적인 아트바젤 홍콩기간을 노려 개최했고, 단색화에 대한 반응이 더해져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자선경매, 온라인 경매, 빈티지 시계 경매 등 경매 아이템 다양화를 통해 저변 확산을 기울이는 K옥션이 이것만은 다루고 싶은 항목이 하나 있다고 한다. 바로 문화재급 유물의 경매 활성화이다. 현재는 문화재보호법이 경매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이다.

'K옥션 메인경매장에서 응찰자가 패드를 들어 입찰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K옥션 메인경매장에서 응찰자가 패드를 들어 입찰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이상규 대표는 문화재 보호법이 과연 문화재를 보호할 것인가? 라고 반문한다. 미국이나 영국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문화재보호법이 만들어진 시기는 경제개발이 안된 후진국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제는 변해야 합니다. 국보급 유물도 거래가 가능합니다. 단, 거래 유물 중 중요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는 제도를 만들면 해외 고객들의 시장 유입이 더욱 커질 것이고, 이를 통해 국내 미술시장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크리스티 경매에 한국 작품 판매코너가 사라졌다. 가짜 작품이 거래되는 일일 종종 발생했죠. 이 때문에 시장이 사라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고객들도 사라지게 됩니다. 규제개혁 수준의 문화재보호법을 반드시 손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내 양대 경매사의 위치에서 설립 10년을 맞은 K옥션은 올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규모가 작아도 품질로 승부하려는 의도이다. 작가들의 작품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시장논리에 의해 순환구조가 제대로 정착이 되는 한 해를 만드는 노력을 경주하려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그림을 사는 소비자가 없어진 상태도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미술품이 비자금의 통로라는 오명으로 알려져 있는 것도 하루빨리 수정해야 될 사안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컬렉터나 구매자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해야 미술시장이 투명하게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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