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 미술품 경매 1천억 시대, 제대로 알고 투자하기
[화랑가] 미술품 경매 1천억 시대, 제대로 알고 투자하기
  • 왕진오
  • 승인 2018.01.0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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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1%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술품 시장이 상반기 호황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미술품 시장의 대표 주자인 미술품 경매시장이 설립 17년 만에 1000억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코엑스에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전시장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코엑스에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전시장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은 서울옥션이 설립된 1998년 총액 1억 8천여만 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948억, 2011년 902억, 2012년 893억 원, 2013년 724억으로 실물 경기 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다가 2014년 98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집계 자료로 나타났다.

국내 미술 경매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2007년 호황기 나타났던 '아트테크(아트+재테크)'바람이 다시 일고 있다. 당시 아트테크는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전시장에 걸린 그림은 물감만 묻어도 팔린다는 시대였다.

이런 가운데 그림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미술품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의 주식 투자로 손쉽게 수익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상당한 것이 업계 정설이다.

2015년 1월 5130원으로 출발한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주가는 8월 19일 2만 3천 원대를 유지하며 무려 350%가 넘는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옥션 메인 경매에서 이중섭의 황소가 낙찰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서울옥션 메인 경매에서 이중섭의 황소가 낙찰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자산을 증가시키려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호재임에도 불구하고, 경매사의 주가 상승이 너무 과열됐고, 2007년 미술시장 거품론의 재현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술품은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단기간의 이익을 쫓아서 투자의 대상으로 삼으면 낭패를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수많은 아티스트와 작품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과 실제 거래가 되는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녹녹치 않은 대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림 값 산정을 해주는 공인기관이 없는 것도 한 몫 한다. 우리나라 그림 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경매 낙찰가격과 1차 시장인 화랑에서 거래되는 금액이 가장 주요한 잣대로 등장한다.

하지만 거래 가격을 손쉽게 알아내기란 쉽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현실이다. 경매회사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낙찰금액외에는 화랑에서 거래되는 금액은 판매자인 화랑과 작가 그리고 구매자만이 알 수 있는 구조 때문이다.

발품을 팔아가며 아트페어 현장을 가도 벽에 걸린 그림에 가격표가 없는 상황에서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얼마가 되는지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아트페어에 참가한 선화랑 부스에서 작품을 설치하는 갤러리스트들'.(사진=왕진오 기자)
'아트페어에 참가한 선화랑 부스에서 작품을 설치하는 갤러리스트들'.(사진=왕진오 기자)

이와 관련해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 이상규 대표는 “미술 경기가 호전이 되는 상황에서 미술품 투자는 권장할 상황입니다. 하지만 투자 개념에서는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기와 연관 시키려는 무리가 등장 하는 것이 시장의 현실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부동산이나 주식과 달리 리스크의 편차가 큰 미술품을 투자 항목으로 삼을 때에는 정보 파악을 하고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이어 “하반기 미술시장을 견인할 주도주 성격의 작품 군이 변화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 흐름 변화에 대한 모니터도 놓치지 말고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투자의 성공 요인은 미술품을 만들어낸 작가의 열정에 있으며, 그 열정을 이해한 후에 비로소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사진=왕진오 기자)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사진=왕진오 기자)

한국미술경영연구소 김윤섭 소장 "5백만 원 이상의 그림은 다시 팔 수 있는 것을 골라야"

미술품이 2007년 이후 다시금 여유 자금 투자의 아이템으로 등장한 가운데, 초보 미술품 투자자들을 위해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잊지 말고 확인해야 할 내용을 제언한다.

그림을 구매하려는 경우, 개인의 경제적 여력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살펴야 합니다. 또한 평소 미술품 감상하는 단계에서 언젠가 사고 싶은 작품을 마음속에 고르고 난 후에는 해당 작품에 대해 안목과 작가에 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후 미술품이 투자 개념으로 바뀌게 되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 작품을 구매하려는 시점에서는 사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살 수 있는 작품부터 접근을 하라고 조언한다.

"보기만 좋은지, 갖고 싶은 것인지, 평소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격을 떠나서 개인의 성향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과의 협의를 반듯이 거친 후 구매를 결정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아트페어 현장의 갤러리 부스'.(사진=왕진오 기자)
'아트페어 현장의 갤러리 부스'.(사진=왕진오 기자)

>올바른 미술품 투자를 위해서 개인이 우선해야 할일은?

구매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현재의 가격과 경매에서 낙찰된 가격 그리고 화랑에서 부르는 가격 등 발품을 팔아서라도 꼼꼼히 기록하고 데이터를 모아놔야 구매 시점에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여러 곳에서 열리는 경매와 아트페어를 직접 찾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사)한국미술품시가감정협회에 작가별 판매 가격을 문의하면 국내 11개 경매사와 전국 규모의 전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손쉽게 알 수 있는 팁이라고 귀띔한다.

>그림을 사려면 반듯이 전시장이나 아트페어를 가야 하는지?

미술품을 투자의 대상으로 선택한 이후에는 작품을 실물로 자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작품의 매력은 이미지보다 실제 액자에 걸려있는 것을 봤을 때 발산됩니다.

현물가치를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을 접하는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작품 제작 과정, 주제 선정 이유 등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깨알같이 알아두는 것이 그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됩니다.

구매하려는 작품 종류나 작가 선정에 고민이 많을수록,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트페어나 경매장을 방문하게 된다면 작가나 화랑관계자에게 궁금한 것을 그때그때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호하는 작가별 파일을 모아두시면 나중에 특정 작가군 을 좋아했다는 자가진단 결과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생깁니다.

>진정한 투자 대상으로서 미술품을 고르려면?

감상 단계를 벗어나 투자를 실행할 단계에는 자신의 경제적 여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여윳 돈이 있으면 몇 천만 원을 집행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 5백만 원 미만의 투자는 가격의 오르내림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구매가격 보다 올랐다면, 보너스를 받았을 때처럼 횡재한 느낌만을 간직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아트페어 현장에 전시된 작품들'.(사진=왕진오 기자)
'아트페어 현장에 전시된 작품들'.(사진=왕진오 기자)

>투자의 제한 폭을 5백만 원으로 삼는 이유는?

미술품 경기가 호황인 2007년 때처럼 최근 금융권에서 미술품 투자를 권유하고 상품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5백만 원 이상의 그림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재판매가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구매를 해야 합니다. 서민에게 있어서 이 돈은 거의 두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쉽게 감상용 재화를 사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랍니다.

5백 이하의 작품은 특정 작가의 대표작이 아니라 그 작가의 작품 중 하나를 구입하게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술품을 투자의 개념으로 결정하고 난 후, 특정 작가의 작품을 고를 때는 최소 2∼3천만 원을 지출해야만 이 그 작가의 대표작을 소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구매 시점까지 정보 수집의 창구를 다원화해야 하며, 남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본인이 모은 파일과 정보력을 기준으로 살 수 있는 것을 고르면 웬만한 투자 상품보다는 웃을 일이 많아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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