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하,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
박은하,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
  • 왕진오
  • 승인 2018.01.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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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그들을 둘러싼 기계적 오브제들의 녹아 흘러내리는 듯 한 기괴한 형태를 통해, 물질적 욕망으로 가득 찬 일상의 풍경을 그리는 박은하 작가.

'장흥 아뜰리에 작업실에서 함께한 박은하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장흥 아뜰리에 작업실에서 함께한 박은하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박은하 작가는 2007년 중앙미술대전 선정, 2008년 송은미술대전 입상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두각을 드러낸 젊은 작가로서, 서울시립 난지 창작스튜디오 및 장흥 아뜰리에 입주 작가로 선정되는 등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동시에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세오갤러리, 관훈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진행하면서 작가는 일관성 있는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그는 소비사회의 집약적 공간인 코스트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인 시간을 할애하는 오피스 등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과 소비재들의 뒤섞임을 통해 인간의 물질에 대한 뒤틀린 욕망, 시스템으로부터의 탈출 욕구를 그려내고 있다.

박은하, '바벨탑'. 130x163cm, Oil on canvas, 2009.(사진=가나아트)
박은하, '바벨탑'. 130x163cm, Oil on canvas, 2009.(사진=가나아트)

그의 작업은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 침투된 여러 가지 상황을 그려내었다. 많은 사람들이 PC방에 앉아 컴퓨터에 열중하며 빨려 들어가는 모습, 지하철이란 기계에 접속되어 앉아 있는 사람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녀가 그린 일상의 공간은 사실적 표현 위에 기계와 욕망의 기호들과의 상호관계 속에 흐르는 현상의 추상적 표현이 함께 들어가 있다.

작가는 파스텔조의 색과 선을 사용하며 사물이나 사람이 있는 현실의 공간을 그리고 그들로부터 빠져나오거나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운을 액체가 흐르는 듯한 형태의 등고선처럼 그려냈다. 그것은 화면을 떠돌아나디거나 서로 접속되어 있는 나타내고 있다.

박은하, '구경꾼'. 130x194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박은하, '구경꾼'. 130x194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박은하는 근원적으로 인간 존재론적 의미에서의 환경에 지배를 받는 관념적인 것뿐만 아니라 오늘날 노처에 편리한 환경을 위해 인간 스스로가 만든 기계와의 유기적 관계 안에서 심리적 상황도 보여줬다.

박 작가는 이전 작품 세계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인간과 오브제에 극단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최근의 작업인 'Ecce Home'를 선보인다. ‘Ecce Homo'는 ’이 사람을 보라‘라는 뜻의 라틴어로, 작품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어떤 종교적인 색채나 미술사적인 맥락에서 ’Ecce Homo‘를 차용하지 않고, 상징적인 단어로서 이 표현을 채택하였다. 작가는 온전한 형상의 인간일 수도, 작업복으로 유추할 수도 있는 어떤 한 개인을 특정 공간에 위치시키면서, 볼록거울이나 극적인 원근법 등의 극단적인 시각적 장치를 통해 그에게 온 시선이 쏠리도록 한다.

박은하, '이 사람을 보라'. 291x182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박은하, '이 사람을 보라'. 291x182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박은하가 말하는 ‘Ecce Home(이 사람을 보라)’는 인간과 오브제에 극단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세상 속 삶의 모습이다.

그가 주제로 삼은 ‘이 사람을 보라’는 유럽 여행 당시 현지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크리스찬 용어에서 차용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Ecce Home'를 기독교적인 내용이 아닌 주목성을 상징하는 의미로서 보았으면 한다고 한다.

작품들에는 예전의 공간성이 아닌 시대의 문제점을 직시하는 시작점에서 노숙자와 사회 문제가 되었던 사건들을 화면으로 옮겨 놓았다. 이는 진실을 회피하는 현실 속에서 치부를 드러내어 개선을 하고픈 작가만의 의식이 여실이 배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는 반 고흐 처럼 이상주의를 동경하지만 최근 2년 전까지만 해도 현실론자 였다고 한다. 밥 그릇에 대한 고민이 화가로 살아가는 것 보다 어려운 시기였다는 것이다.

박은하, '침입자'. 187x137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박은하, '침입자'. 187x137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어느 정도 화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이제는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는 그는 “이 작품부터 부조리하거나 이것은 아니라는 장면을 그리고 싶어졌다”며 “생의 기로로서 미술을 대하는 것 처럼 저의 시대의 문제점을 직시하는 관점으로 이러한 모순된 세상의 현상성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젊은 작가로서 박은하는 단순하게 그리는 것에 즐거움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또한 그림을 그리면서 일종의 성취감도 얻게 되어 이제는 전시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 처럼 화면에 보여지는 마블링 패턴에 대해 “종이에 찍은 후 그림을 그려 보았다며 캔버스에 마블링을 찍는 것이 힘들었다.”며 “이제는 마블링과 현실이 조합된 이미지를 그려보게 되었다.”고 했다.

“이 마블링 패턴이 무슨 의미를 담았는지 정확하게 정의 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 당시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그리고 나중에 이미지에 대한 해석을 하려 한 것 같다.”

박은하, '육식의 종말'. 182x227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박은하, '육식의 종말'. 182x227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이 패턴이란 것이 작가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온 것 같다는 그는 현대라는 사회 속에서 쉽게 시스템에 적응되고 있는 것 기계적 상황에 순응하는 상황을 타계하려는 욕망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마블링 패턴이 자연 스럽게 자신의 작업에 들어 온 것 같다는 것이다.

그가 선보인 작품 속에 대상들은 과거 예술이 현실의 비판과 제언을 하였는데, 현재는 연계성도 없고 개인성이 강한 의미 없는 일상이나 중산층에 대한 비판 등 의식 없는 비판이 아시웠다며 자신의 작업은 시스템에 대한 비판으로 보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 작가는 자신의 그리는 패턴의 의미처럼 작업의 변화를 주고 싶어한다. 이제는 그 패턴이 핑계가 되어버렸고 작업 진행에 얽매임 까지도 가지고 오고 있는데, 이 꼬리를 없애는 것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한다.

박은하, '조용한 침묵'. 직경 100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박은하, '조용한 침묵'. 직경 100cm, Oil on canvas, 2010.(사진=가나아트)

‘Ecce Home’ 라는 주제를 담은 작품들은  작가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비평, 그리고 해석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은하는 온전한 형상의 인간 일 수도 작업복으로 유추할 수도 있는 어떤 한 개인을 특정 공간에 위치시키면서 볼록 거울이나 극적인 원근법등 극단적인 시각적 장치를 통해 그에게 시선이 쏠리도록 한다.


그가 선호하는 이상주의자 처럼 그러나 이상주의자를 보호하기에 위해서 너무나 큰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이야기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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