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숙, '부유하는 나의 도시 II'
김효숙, '부유하는 나의 도시 II'
  • 왕진오
  • 승인 2018.01.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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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건축 현장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사진들을 화면에 새롭게 구성을 해낸다. 이 위에 주눅 들고 소외된 듯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구부정하거나 돌아선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효숙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김효숙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급속히 변해가는 현대사회의 개발 현장을 건축과 해체의 양면으로 동시에 바라보면서 작은 건물 조각들이 화면 속에 소용돌이를 치며 부유하고 있다. 이것이 서양화가 김효숙이 바라본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가 이러한 형상을 그려내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프레임이라고 한다. 이 규정되지 않은 틀인 프레임은 사회를 살아가는 규칙이나 고정된 관습이라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 보호하고 덮어 보고자 한 것들을 담아보았다고 한다.

김효숙, '부유하는 나의 도시'.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 채색,  97×291cm, 2010.
김효숙, '부유하는 나의 도시'.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 채색, 97×291cm, 2010.

그림에 들어 있는 건물들이 날아가는 의미에 대해 김효숙 작가는 “사라지거나 생성되는 의미를 함께 담아 보려 했어요,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권력이나 돈을 우선으로 생각하지만 이 모든 것도 삶 자체에 포함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개인 전람회 당시 보여 주었던 ‘부유하는 도시 1’ 당시는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 상태를 주목했고, 보호와 방어라는 의미에서 탐구해 본 것들을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그려낸 것이 이번 작품과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김효숙, '재현된 무대Ⅰ'.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 채색,  181×223cm, 2010.
김효숙, '재현된 무대Ⅰ'.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 채색, 181×223cm, 2010.

젊은 작가 김효숙은 세상에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에 매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에 나오는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 그리고 시청역에서 보았던 죽은 노숙자의 모습 등 우리가 그냥 보고 스쳐 지났던 사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세상의 부조리로 만들어진 사건들에 담긴 이면의 모습에 주목을 하게 된 이유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초기 작업에는 화면에 사건을 개입 시키지 않았는데 그 동안 모은 자료를 풀어내면서 자신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최고의 이슈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김효숙, '재현된 무대Ⅱ'. 캔버스에 유채,아크릴 채색, 181×223cm, 2010.
김효숙, '재현된 무대Ⅱ'. 캔버스에 유채,아크릴 채색, 181×223cm, 2010.

그의 작품 ‘재현된 무대 1,2’ 는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 했던 뇌물 수수사건의 장면을 사건 제보자와 범인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식탁 위에서 뇌물을 주고 받는 장면을 화면에 재연해 자신을 보호하는 사람과 노출시키려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는 부정적이지도 않고 긍정적이지도 않은 사건들에 대해서 추상적인 느낌보다는 현실의 사건을 가지고 만들면서 그 내면에 들어있는 강한 에너지를 사건과 이미지를 차용해 녹여 내고 있다.

김효숙, '부유하는 나의 도시'.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100 X 80.3cm, 2010.
김효숙, '부유하는 나의 도시'.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100 X 80.3cm, 2010.

자신의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자기를 가두고 있는 프레임의 현실을 한번쯤 되돌아 보았으면 바라는 그는 현재의 삶이 쫓기는 것 보다는 한 번쯤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오늘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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