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구현한 새로운 예술공간,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디지털로 구현한 새로운 예술공간,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 왕진오
  • 승인 2018.01.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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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대표작 중 하나인 '다다익선'을 직접 눈으로 보려면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까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수고를 겪는다. 현장에 가더라도 1003개의 TV모니터로 만들어진 대형 작품을 한 눈에 보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신규 파트너 설명회에 참석한 아밋 수드 총괄.(사진=왕진오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신규 파트너 설명회에 참석한 아밋 수드 총괄.(사진=왕진오 기자)

이런 불편함을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글 아트 프로젝트에 더해졌다.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들을 소개하고 이들 소장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Google Cultural Institute)가 본격 가동됐기 때문이다. 기가픽셀 작품, 모바일 앱 제작 플랫폼 그리고 새로운 국내 파트너가 합류했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구글이 전 세계의 여러 파트너와 협력해 다양한 문화유산을 누구나 편리하게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세계 문화유산 온라인 전시 사이트다. 현재 60개국 70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국사립미술관협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한국영상자료원, 해녀박물관 등과 협력해 국보 유물과 예술 작품, 명소 및 유적지,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담은 사진과 기록물을 전 세계 사용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용자는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를 통해 언제라도 박물관을 방문한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전문 큐레이터의 자세한 설명을 통해 문화유산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2015년 5월 14일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유산 소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근현대디자인박물관, 단국대학교 석주선 기념박물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재단법인 아름지기, 음식디미방,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호림박물관, 한국음반산업협회 등이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조선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의 원삼(圓衫, 조선시대 때 부녀자들이 입던 예복), K팝의 변화와 성장 과정 등 소개되는 콘텐츠의 장르가 다양해졌다.

구글은 파트너가 추가되면서 국내 문화유산의 고해상도 이미지 1500건, 온라인 전시 33건, 박물관 보기 6건을 컬처럴 인스티튜트에 추가했다. 총 1만 3500여건의 국내 문화유산을 컬처럴 인스티튜트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메인 화면에 상영되는 신규 파트너 이미지.(자료=구글)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메인 화면에 상영되는 신규 파트너 이미지.(자료=구글)

구글은 5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최초로 촬영된 기가픽셀 작품도 공개했다. 기가픽셀 이미지는 한 이미지당 약 70억 픽셀(화소)로 이루어져 기존에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던 유화의 갈라짐, 섬세함 붓 터치, 큰 그림 속 아주 작은 사람 같이 생생한 묘사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기가픽셀로 소개되는 작품은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강익중의 '포타슘 펜슬', 이충원 호성공신화상, 탐라순력도, 덕온 공주의 원삼 등 총 6점의 예술작품과 문화유산이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수백 년간 문화적 접속을 진행하고 있는 문화기관과 이용자들에게 사전에 이용기관에 대한 정보와 현장 방문시 이들 문화예술 기관들이 하는 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 어디서든 미술관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뮤지엄 뷰(Museum View)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본관에 박물관 보기 코너에서는 여러 층에 걸처 타워 형태로 설치된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층을 옮겨가며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음식디미방의 박물관 보기를 이용하면 이문열 작가의 고향이자 소설 '선택'의 배경이 된 경상북도 영양군의 두들 마을을 스트리트 뷰를 통해 둘러볼 수 있다.

한편, 구글은 국내 파트너 기관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 제작 플랫폼을 지원한다. 이 플랫폼은 별도의 개발 인력이나 예산이 없는 박물관, 미술관도 손쉽게 모바일 앱을 제작해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돕는 기술로,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고도 박물관 고유의 브랜딩을 활용해 앱을 제작할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아시아 최초로 컬처럴 인스티튜트를 통해 앱을 제작해, 구글플레이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 사용자들에게 앱을 제공한다.

14일 한국을 방문한 아밋 수드(Amit Sood)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총괄은 "세계 문화유산을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돕고, 다음 세대를 위해 디지털로 보존하는 것"이라며 "구글이 제공하는 기술을 통해 한국의 문화유산을 더욱 널리 알리고, 전 세계인이 한국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폭 넓게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국 문화콘텐츠 확장 의미에 대해 밝혔다.

또한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비가시적 문화를 알리는데 탁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시간이 없어도 모든 전시관을 가상 투어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예술 작품이 놓인 공간을 보며, 전문 큐레이터의 해설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모바일 화면.(사진=왕진오 기자)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모바일 화면.(사진=왕진오 기자)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구글 전담팀이 다양한 문화유산을 온라인으로 전시하고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 제공하고 있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월드 원더스(World Wonders), 아트 프로젝트(Art Project)와 역사적 순간(Historic Moments)로 분류된다.

월드 원더스는 폼페이 유적지에서 앙코르와트, 스톤헨지, 타지마할에 이르기까지 현대 및 고대의 경이로운 세계 유산의 생동감을 전하고 있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는 세계 명작 미술, 조각품을 전시한 사이트로 세세한 붓 터치까지 볼 수 있는 정교한 수준의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또한 스트리트 뷰 촬영을 통해 마치 해당 미술관을 직접 거니는 것과 같은 생생함 체험을 제공한다.

역사적 순간은 2차 세계 대전, 유대인 대학살, 쿠바 전쟁에서 한국 전쟁까지 총 600만 개가 넘는 사진과 동영상, 원고 자료를 기반으로 사건, 장소, 인물별로 관련 설명과 함께 역사의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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