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기획전,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최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기획전,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최
  • 이예진
  • 승인 2018.01.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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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두산갤러리는 신진기획자 양성프로그램인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기획 전시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We are Star Stuff'를 2018년 1월 24일부터 2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의 7회 참가자 김민정, 송고은, 신지현의 공동기획전시이다. 

강동주, '155분 37초의 하늘'. 캔버스에 유화, 22.7x15.8cm(156개), 2013.(사진=두산갤러리)
강동주, '155분 37초의 하늘'. 캔버스에 유화, 22.7x15.8cm(156개), 2013.(사진=두산갤러리)

1990년 2월 14일 명왕성 부근을 지나고 있던 보이저 1호는 망원 카메라의 각도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이것은 지구가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순간이었고, 광활한 우주 속 미미한 우리 존재를 눈으로 직면하게 된 계기였다.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기획전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 공간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해온 인간의 행위를 탐구하며 시작됐다.

그 행위의 흔적은 기원전 5000년경 바빌로니아의 목동들로부터 시작된 별자리의 기원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저녁 별의 신 헤스페로스(Hesperus), 중세 시대 성당의 천장화와 같이 빛과 어둠에 관한 다양한 상징과 표현 기법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별은 신비한 자연물이자 종교적 상징물, 낭만적 표상으로서 오랫동안 영감의 대상이 되어왔다. 한편 별의 움직임을 이해하고자 했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유는 오늘날 현대 천문 과학의 초석이 됐다.

김윤철, '플레어'.플레어 용액, 모터, 마이크로 컨트롤러, 알루미늄, 이중유리반응조, 높이 153 x 둘레 80 cm, 2014.(사진=두산갤러리)
김윤철, '플레어'.플레어 용액, 모터, 마이크로 컨트롤러, 알루미늄, 이중유리반응조, 높이 153 x 둘레 80 cm, 2014.(사진=두산갤러리)

또한 계절마다 위치를 달리하는 별자리의 변화는 농사나 종교의식의 적기를 정하는 기준점으로 활용되기도 하였고, 지도를 대신해 바다 위 나침반 역할을 하며 인류문명의 순항을 이끌어왔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이토록 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해 온 것일까?  이번 전시에 참여한 다섯 명의 작가는 별의 존재를 물성 그 자체로 간주하기도 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하면서 현실의 경험과 상상의 감각 사이를 오간다.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강동주, 김윤철, 박민하, 양유연, 전명은을 통해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우리의 현 위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박민하, 'Cosmic Kaleidoscope'. DCP, 스테레오 사운드, 17분, 2018.(사진=두산갤러리)
박민하, 'Cosmic Kaleidoscope'. DCP, 스테레오 사운드, 17분, 2018.(사진=두산갤러리)

광활한 우주 공간 속 미립분자와 같은 우리의 시선은 다시금 하늘로 향한다. 결코 정복되지 못할 시공으로 떠나는 이 여정이 인간의 끊임없는 상상과 자각 그리고 회의가 뒤섞여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민하(33)는 인간을 둘러싼 환영과 이미지에 대해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Cosmic Kaleidoscope'(2018) 은 빛에 대한 인류의 판타지를 담은 작가의 신작 영상이다. 이곳에서 작가는 빛, 별, 유토피아, 그리고 영화 매체를 향한 갈망 등을 이야기한다.

김윤철(48)은 직접 합성, 개발한 특수 메타물질을 근접 촬영한 영상과 우주의 입자들에 반응하는 'FLARE'(2014)를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에서 관찰되는 추상적 움직임은 보다 근원적인 물질의 엔트로피를 상상하게 만든다.  이러한 그의 질료적 탐구는 138억 년의 우주 역사를 통해 생성된 철, 탄소, 산소, 인 등의 물질이 실제 인간의 몸을 구성한다는 유기적 관계를 은유하고 있는 듯하다.

양유연, '빛나는 것'. 순지에 아크릴릭, 69×99cm, 2017.(사진=두산갤러리)
양유연, '빛나는 것'. 순지에 아크릴릭, 69×99cm, 2017.(사진=두산갤러리)

전명은(41)은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시선을 담은 '사진은 학자의 망막'(2012)을 중심으로 인간의 감각을 넘어선 세계에 대한 열망을 이미지와 텍스트로 재구성한다.

강동주(30)의 작업은 빛과 어두움을 시간과 공간으로 인지하는데서 비롯됐다.그는 도시 곳곳을 걸어 다니면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밤 풍경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그는 내면화된 빛과 어두움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양유연(33)은 이번 전시에서 우리가 현실에서 흔히 마주하는 순간인 동시에 일견 생경하게 다가오는 풍경을 회화로 선보인다. 작품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낯섦이라는 감정은 마치 우주의 단위로 세상을 볼 때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눈에 보이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다양한 거리와 관점에서 '이 순간'을 바라보게 한다.

전명은, '금성망막면통과 - n.9'.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5x25cm, 2012.(사진=두산갤러리)
전명은, '금성망막면통과 - n.9'.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5x25cm, 2012.(사진=두산갤러리)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은 한국 현대미술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신진 큐레이터를 발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3명의 큐레이터를 선정해 1년 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 강의 세미나 워크샵으로 현대미술의 이론과 현장을 깊이 있게 다룬다.

1년의 교육기간 후, 두산갤러리에서 3명이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해 봄으로써 1년간의 연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큐레이팅 기회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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