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인공지능 로봇의 그림 대결은?
예술가와 인공지능 로봇의 그림 대결은?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0.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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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H] 유명한 소설가 선친에게 물려받은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나, 글을 잘 쓰는 초등학교 친구가 오늘 아침 페북에 글을 하나 썼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과 관련한 이야기를 쓰면서, 인간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란 화두를 던졌다.

김청기, '야외서당'. 43 x 32cm, 한지에 수묵담채.(사진=롯데갤러리)
김청기, '야외서당'. 43 x 32cm, 한지에 수묵담채.(사진=롯데갤러리)

그의 글에 짤막한 댓글을 달아줬더니, 시간이 나면 인공지능 로봇과 예술의 관계를 글로 써보라는 답글이 달렸다. 그런데 마침 여유시간이 생겨서, 인공지능 로봇과 예술가의 가상대결에 관해서 써본다.

인공지능 로봇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일설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대신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서 개발되었다고도 한다. 이미 미국의 윤리철학자들 간에는 인간과 로봇의 전투에서 로봇이 인간을 살상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법률적 논쟁이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현대전은 컴퓨터를 이용한 전쟁무기들의 사용으로 인하여,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발사하는 미사일과, 컴퓨터 전투 오락 속 미사일 발사와 별 차이가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 컴퓨터 오락에 등장하는 로봇들의 전쟁과 다가올 인공지능 전투로봇들의 실제 전투와도 별 차이가 없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할리우드 영화의 로봇과 인간의 대결은 어쩌면 바로 코앞까지 와있는 것은 아닐까?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일반인도 자신의 상상력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에서 인공지능의 기술을 예술 분야에 접목하여, 주문자의 의도대로 컴퓨터가 정교한 그림을 그려주는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고흐나 뭉크 풍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상상력만 풍부하면 누구나 스스로 만족할만한 그림이나 조각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바둑이나 체스와 같이 정해진 경우의 수가 있는 경우에, 인간은 자신이 만든 로봇을 절대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술은 극사실화같이 정교한 작업도 있지만, 추상화처럼 로봇이 예측할 수 없는 상상력이 가미된 단순하고 엉뚱한 그림도 있어서, 예술 분야는 예외적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정교한 그림을 제한된 시간 안에 그리라고 하면, 로봇이 분명히 이길 것이다. 그런데 예술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미래의 예술계를 예측하려면, 과거 서양미술사에서 사진기가 등장한 시점에 당시 작가들이 느꼈던 충격과 느낌을 상상해보면 좋을 듯하다. 사진기의 출현으로 인하여, 사실주의적 재현이 의미가 없어지면서 인상주의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판화를 통한 예술품의 정교한 복제 기술도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판화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아직도 예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현대의 예술가들은 디지털카메라, 컴퓨터, 레이저, 3D 프린터 등 최첨단 기술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기계문명 속 기술의 도입을 통해서 만들어진 예술작품은 이미 반자동화되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굳이 전자동 인공지능 로봇까지 동원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로봇이 만든 정교한 작품이 아무리 가성비가 훨씬 좋다 하더라도, 컬렉터들은 예술가가 만든 작품을 구입할 것이다. 또한 로봇의 개인전은 가능하겠지만, 로봇이 만든 작품이 고가에 팔릴지는 장담할 수없다.

예술작품의 평가와 구입은 인간 컬렉터들이 한다. 블라인드 판매를 통해서 판매 결과를 비교해 볼 수는 있겠지만, 컬렉터들의 눈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예술가들의 고가의 작품은 화폐를 대용하는 재화이고, 오래된 예술작품은 이미 골동품이 되었다. 예술 작품은 가치이면서 돈이기도 하다.​

미래에는 로봇이 만든 작품이 인간에게 감동까지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랜 전통을 유지해 온 예술이라는 분야는 분명히 미래에도 존재할 것 같다. 다만 로봇 시대의 예술은 로봇이 절대 흉내 낼 수없는 장르의 그림이나 조각이 유행할지도 모른다.​

정교한 그림, 세밀한 조각이나 금속 세공은 로봇이 훨씬 더 정확하고 정교할 듯하지만, 혼이 담기지 않은 것이 유일한 약점일 듯하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과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것과의 디테일한 차이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이여, 당신들의 감성과 영혼이 흠뻑 담긴 예술 작품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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