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고유 색깔 약한 대기업 미술관, 롯데뮤지엄'...댄 플래빈 '위대한 빛'전 개최
[화랑가]'고유 색깔 약한 대기업 미술관, 롯데뮤지엄'...댄 플래빈 '위대한 빛'전 개최
  • 왕진오
  • 승인 2018.01.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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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등록요건인 소장품 구매는 뮤지엄 팀에서 직접 담당”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123층 롯데월드타워의 위용을 뽐내듯 7층 공간에 대부분을 미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인 롯데뮤지엄이 1월 25일부터 '댄 플래빈의 위대한 빛'이란 타이틀의 전시를 앞세우고 미술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롯데뮤지엄 개관전 '댄 플래빈, 위대한 빛'전에 설치된 '유러피안 커플(크리스티나와 브루노에게, 하이디와 에게'.(사진=왕진오 기자)
롯데뮤지엄 개관전 '댄 플래빈, 위대한 빛'전에 설치된 '유러피안 커플(크리스티나와 브루노에게, 하이디와 에게'.(사진=왕진오 기자)

롯데뮤지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롯데문화재단이 2016년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에 이어 미술장르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꾸린 400평 규모의 대규모 미술전시 공간이다.

특히 삼성미술관 리움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홍라희 관장과 홍라영 부관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등장한 대기업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그 행보에 이목이 몰리고 있다.

개관 전으로 초대된 작가는 '형광등'이라는 산업소재를 미술에 도입해 '빛'의 공간을 창조한 댄 플래빈의 전시이다. 이후 후속전시로는 리얼리즘 초상 회화로 잘 알려져 있는 알렉스 카츠의 작품이 관객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개관에 앞서 한광규 롯데뮤지엄 대표는 "문화예술을 통해 국민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자는 그룹 미션의 일환으로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롯데콘서트 홀 개관과 함께 롯데문화재단의 큰 그림이 완성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뮤지엄 댄 플래빈의 40미터짜리 작품 '무제(당신, 하이너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사진=왕진오 기자)
롯데뮤지엄 댄 플래빈의 40미터짜리 작품 '무제(당신, 하이너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사진=왕진오 기자)

롯데뮤지엄은 세계 아트 트렌드를 선도하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현대미술을 소개한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미술애호가 뿐 아니라 일반 고객에게 편안하게 시각예술을 접하게 한다는 복안이다.

롯데 측은 뮤지엄 개관에 앞서 석촌호수에서 공공미술프로젝트인 '러버덕'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월드의 공공미술 의무구입 예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비와 운영비를 포함해 10억 원 정도가 소요됐지만,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안전성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치고는 관람객 360만 명이 다녀가면서 국내 언론과 SNS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고, 행사기간 중 에비뉴엘 면세점 매출과 방문객이 20%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적은 비용으로 효과는 짭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술관은 그림을 구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력이 늘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곤 한다. 개점휴업 상태인 삼성문화재단 산하 미술관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거의 완전하게 삼성 오너 패밀리가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뮤지엄 댄 플래빈의 위대한 빛 전에 설치된 '1963년 5월 25일의 시선(콘스탄틴 브랑쿠시에게)' 설치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롯데뮤지엄 댄 플래빈의 위대한 빛 전에 설치된 '1963년 5월 25일의 시선(콘스탄틴 브랑쿠시에게)' 설치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반면에 롯데뮤지엄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롯데문화재단이 운영을 맡아 하고 있다. 삼성과 달리 롯데의 미술품 관련 콘셉은 구입보다는 대여가 대세라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이다.

특히 롯데뮤지엄이 개관한 후 사립미술관으로 등록을 위해 필수적인 소장품 구입에 있어서도, 국내외 갤러리에서 구매를 하는 것 보다는 뮤지엄 자체 인력이 아티스트와 협력을 통해 60에서 100점 상당의 작품을 구매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롯데뮤지엄 관계자는 "2018년 내에 사립미술관으로 등록을 하려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소장품 구매에 있어서 컨템포러리, 국내 젊은 작가 위주의 회화, 조각 등을 찾아보고 있다"며 "1년에 4회 정도의 전시와 해외에서 눈여겨봤던 작품들로 구입을 하려고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뮤지엄 개관전은 형광등이라는 산업소재를 예술에 도입해 '빛'을 통해 변화되는 시공간을 창조한 댄 플래빈(Dan Flavin, 1963~1974)의 혁신적인 예술세계를 소개한다.

그의 작품은 공장에서 제작된 규격화되고 단순화된 재료를 사용해 작가의 흔적을 제거하고 모듈화 하는 미니멀리즘의 장르 안에서 설명된다.

롯데뮤지엄 댄 플래빈 '위대한 빛'전 전시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롯데뮤지엄 댄 플래빈 '위대한 빛'전 전시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전시를 꾸린 롯데뮤지엄 측은 "플래빈의 독창성은 쉽게 구할 수 있는 형광등을 공간에 설치해 관람자로 하여금 그 공간을 직접 경험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댄 플래빈은 1963년부터 벽면에 단독으로 2.4미터 형광등을 설치하고 하나의 오브제이자 회화적 효과를 내는 색채로서 형광등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이후 여러 개의 형광등을 반복적으로 설치해 빛에 의해 공간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환영을 만들어낸다. 또한 '무제'로 작품 제목을 설정하면서도 자신에게 영감을 준 예술가나 철학자,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넣어서 관람자에게 내러티브를 만들게 하는 해석의 과정을 함께 부여한다.

특히 전시장 마지막 부분에 설치된 348개의 형광등으로 만들어진 40미터 길이의 초록색 장벽은 실제 공간에 대한 감각을 제거되고 원근법이 사라진 새로운 공간의 유희를 경험하게 만든다. 전시는 4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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