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팔린다던 아트부산, 손님도 관객도 썰렁"
"작품 팔린다던 아트부산, 손님도 관객도 썰렁"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0.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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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부족에 페이퍼갤러리 심사 없이 참여시켜 지역 행사 전락 우려◆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현실에서 나타나는 경우에 관련자들의 허탈감은 두 배 이상일 것이다.

글로벌 아트페어를 지향하며 부산 영남권 미술시장에 새로운 판을 구축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아트부산 2017'이 행사 종료 1일을 남기고 참가 화랑들의 한숨 섞인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7 아트부산이 열렸던 부산 벡스코 전시장'.(사진=왕진오 기자)
'2017 아트부산이 열렸던 부산 벡스코 전시장'.(사진=왕진오 기자)

'아트부산 2017'은 지난 6월 1일 VIP 오픈과 함께 5일까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미술품 4000여 점을 컬렉터와 애호가들에게 선보였다. 하지만 '아트부산 2017'이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실적으로 내년 행사 개최의 성공 여부까지 저울질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2년 연속 아트부산을 찾은 서울의 화랑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소품부터 고가의 작품들에 판매를 알리는 붉은 딱지가 붙었는데, 올해는 참여 화랑별로 100만원 남짓 소품 한 두 점만 팔리고 있다"며 "손님은 둘째치고라도 관람객이라도 많이 와야 작가를 홍보할 텐데, 어떻게 홍보를 했기에 전시장이 썰렁한지를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했다.

지난해 아트부산은 주최 측 추산 국내외 미술 관계자 및 애호가 5만 4367명 방문에, 비공식 매출 150억을 기록했었다. 또한 참가 화랑들의 특성을 고려한 부스 배치와 관람객을 배려한 넓은 통로 등 쾌적한 관람이 흥행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아트부산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강화해 아시아 주요 아트페어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는 2017년 6회 '아트부산 2017'에서는 적중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우선 서울과 부산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주요 화랑인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이화익갤러리, 학고재갤러리, 아라리오 갤러리, 더페이지갤러리와 조현화랑 리안갤러리 등 전체 참여 화랑 170여개를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시아권 페이퍼갤러리(주소지만 해외에 두고 영업 및 운영은 한국인이 진행하는 화랑)들이 대거 참여를 해 전체적인 작품 수준을 떨어뜨렸다는 평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참여 작가들에게 부스비의 일부를 부담시키는 영업화랑들이 곳곳에 전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7 아트부산이 열렸던 부산 벡스코'.(사진=왕진오 기자)
'2017 아트부산이 열렸던 부산 벡스코'.(사진=왕진오 기자)

서울과 부산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복수의 화랑관계자들은 "운영위원회에서 참여 화랑들의 작품 심사를 했다는데, 무슨 기준으로 진행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전시 공간도 없고, 전속작가도 없는 화랑들을 참가신청만 하면 다 받아주면 글로벌은커녕 동네 미술잔치로 전락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는 행사 시작 전 제기된 문제로 아트부산 측은 "자체 심사 운영위원회에서 정한 기준을 통해 참가 화랑들을 선별했다"고 밝힌바 있어서, 앞뒤가 안 맞는 것 이라는 지적이다.

미술계 중진 인사는 SNS를 통해 "도대체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에 참여한 인물들을 어디서 모셔왔는지 모르겠다. 듣보잡 미술계 인사 아니냐. 오히려 기업관련 인사들로 충원을 해놓으니 아트페어가 제대로 운영되겠느냐"는 일침을 가했다.

◆홍보 및 아트페어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 부족도 흥행 저조에 한 몫◆

지난해 아트부산은 부산지역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현장에서 홍보를 할 정도로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아트부산에 참여한 화랑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부산 시민들조차도 아트부산이 열리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라며, 홍보를 하긴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아트페어 운영을 원활히 수행하는 사무국 스텝의 부재도 흥행 저조에 한몫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행사를 수년째 준비했던 사무국 팀장급 직원들이 개막 1달여를 남기고 내부 사정으로 인해 돌연 줄 사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트부산이 진행되고 있는 벡스코 전시장에는 관람객 입출입을 관리하는 아르바이트 스텝들과 아트토크 프로그램 진행 요원들만이 서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참여한 중진 화랑 관계자는 "부산 지역 미술시장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꾸준한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며 "참가 화랑 수만 많다고 성공한 아트페어라고 볼 수 없다. 국내외 유수의 컬렉터들이 찾는 행사를 진행할 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 아트부산 현장'.(사진=왕진오 기자)
'2017 아트부산 현장'.(사진=왕진오 기자)

아트페어는 특정 기간, 한정된 작품을 내놓고 손님을 맞이하는 판매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사전 홍보나 전체적인 작품 수준의 조율을 소홀히 하는 경우 흥행 저조라는 성적표를 눈앞에서 보게 될 리스크가 큰 구조다.

미술품 판매는 당연히 참여 화랑들의 몫일 것이다. 좋은 작품과 적정한 가격 등이 필수적이다. 주최 측은 외곽에서 판매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구매자와 관람객을 유치해야 다음해 참여 화랑들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참여 화랑의 숫자와 여느 아트페어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은 상황에서 작품의 가치를 아는 고객들을 상대하는 화랑들의 참여가 순조로울지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6회째를 맞이한 아트부산이 창설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 미술 시장 활성화와 아시아 지역에서 독창적인 아트페어를 운영한다는 명성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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