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주의 이상원 화백, 평생 화업 조망...'집념의 화가 이상원, 순무와 군화' 展
극사실주의 이상원 화백, 평생 화업 조망...'집념의 화가 이상원, 순무와 군화' 展
  • 왕진오
  • 승인 2018.02.14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극장 영화간판 그림과 주문 초상화를 그리다 극사실 인물화로 이름을 떨치다 1970년대 중반 순수미술 작업을 시작한 이상원(83) 화백의 주요 연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상원 화백'.(사진=왕진오 기자)
'이상원 화백'.(사진=왕진오 기자)

강원도 춘천시 지암리 이상원미술관이 2월 13일부터 '집념의 화가 이상원', '순무와 군화' 두 개의 전시를 진행한다. '집념의 화가 이상원'전은 이 화백의 작품 흐름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연작을 선별해 '극사실주의화', '인물화', '시간과 공간', '대자연' 등 4개의 테마로 꾸렸다.

극사실주의 작품은 주로 이 화백의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반의 작품으로 이 화백이 그리기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표현된 작품들이다.

이상원, '동해인'.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167x128cm, 1998.(사진=이상원미술관)
이상원, '동해인'.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167x128cm, 1998.(사진=이상원미술관)

이 시기의 작품은 그림으로 직접 그리기 어려운 소재들인 얽힌그물, 헤진 마대더미, 무수히 쌓인 조개껍질 등이다. 이 작품들은 세밀한 표현에 감탄을 자아내고, 화가가 왜 이렇게 어렵고도 끈기를 필요로 하는 그림을 그렸을까 하는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소개됐던 작품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모았던 '풍년(1977)', '마대의 얼굴(1983)' 등을 볼 수 있다.

이상원, '마대의 얼굴'.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147x109cm, 1983.(사진=이상원미술관)
이상원, '마대의 얼굴'.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147x109cm, 1983.(사진=이상원미술관)

'인물화'는 많은 관람객들이 선호했던 작품으로 인물화의 시작을 알 수 있는 동해 바닷가의 사람들로부터 전쟁과 근대화의 풍상을 겪어낸 20세기 인물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 한국인과 비슷한 듯 다른 정서를 보여주는 인도인을 그린 작품이 골고루 소개된다.

'동해인'이라는 한국인 인물화의 제목은 이 화백의 나이 60대가 되면서 작품의 소재로 등장시킨 인물이 동해 바닷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춘천의 산자락 아래 ‘샘밭’이라는 지명의 농촌마을에서 자란 화백에게 거칠고 푸른 동해바다는 막막함과 무한함의 이미지였을까?  바다와 사투하며 고기를 낚는 어부들을 맨 처음 화면에 담았고, 그들은 삶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인간의 상징이 됐다.

'시간과 공간' 연작은 인생에 대한 시각적인 은유로서 '길'을 표현한 작품이다. '시간과 공간'은 자동차 바퀴 자국을 그린 작품들로써 이 화백은 이 작품으로 미술계에 알려지게 됐고, 작가 자신이 많은 애착을 가진 연작이라 할 수 있다.

이상원, '풍년'. 천위에 먹과 유화물감, 106x161cm, 1977.(사진=이상원미술관)
이상원, '풍년'. 천위에 먹과 유화물감, 106x161cm, 1977.(사진=이상원미술관)

이상원 화백은 "많은 인물들을 만나보면 그 중에 내 마음속에 깊이 파고드는 얼굴들이 존재한다. 그 얼굴은 삶의 진정성을 일깨워주는 느낌"이라며 "의도치 않았지만 주름지고 못생긴 노인들, 특히 노파들의 얼굴에서 그런 감정을 강하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2층에서 4월 22일까지 진행되는 '순무와 군화'전은 이 화백이 춘천 고향으로 귀향한 뒤 작업한 연작 중 일부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순무'는 이 화백의 연작 중 가장 원색적이고 발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원, '고(Difficult Life)'.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165x126cm,  2010.(사진=이상원미술관)
이상원, '고(Difficult Life)'.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165x126cm, 2010.(사진=이상원미술관)

대조적으로 '군화'는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 신분으로 전장을 직접 경험한 이 화백에게 상징적인 소재이다. 또한 주로 거친 작업을 위한 신발로 사용되는 낡은 군화의 모습은 고단한 노동의 '고통'이나 '힘겨움'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