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성복] 도깨비방망이로 현대인과 청년들의 꿈을 표현...‘도깨비의 꿈’
[이사람-김성복] 도깨비방망이로 현대인과 청년들의 꿈을 표현...‘도깨비의 꿈’
  • 왕진오
  • 승인 2018.02.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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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금나와라 뚝딱, 은나와라 뚝딱." 신화 속에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리면 모든 이가 갈구하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2월 21일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 지하1층에 설치된 '도깨비 정원' 작품과 함께한 김성복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2월 21일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 지하1층에 설치된 '도깨비 정원' 작품과 함께한 김성복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2018년 대한민국 사회는 헬조선, 금수저, 미투, 갑질 등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정신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초등학생부터 80세 노인의 마음 속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21세기 도깨비 방망이가 출연해 보는 이로 하여금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조각가 김성복(54, 성신여대 교수)이 살기 힘든 시대를 버티고 있는 우리시대 1300여명의 꿈의 이야기를 아기자기한 나무조각에 새겨 전시장을 가득채웠다.

2월 21일부터 3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 전관에서 진행되는 '김성복-도깨비의 꿈'전은 도깨비 방망이를 모티브로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모든 이의 꿈을 이야기한다.

사비나미술관 1층에 설치된 '도깨비의 꿈' 작품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사비나미술관 1층에 설치된 '도깨비의 꿈' 작품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김성복 작가는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오뚜기처럼 쓰러지기 않고 버티고 살아갔으면 하는 희망의 이야기를 돌 조각이 아닌 다양한 재료로 표현해 봤다"며 "돌조각을 전문으로 하던 제가 나무조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 세상이 꿈이 필요한 시대가 됐고, 가능하면 꿈이 이뤄지기를 희망하는 의미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도깨비는 한국인의 의식 속에 살아 있어서 물질적 욕구충족의 영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중일 각국에서 초자연적 존재와 유사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성격을 지닌 도깨비는 한국인의 사유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도깨비는 귀신처럼 악독하게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 원만한 해결과 권선징악이 보장된 바탕 아래서 밉지 않은 심술을 부릴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비나미술관 2층에 설치된 '금 나와라 뚝딱'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사비나미술관 2층에 설치된 '금 나와라 뚝딱'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이에 착안한 김 작가는 사비나미술관 1층에 10센티미터 안팎의 크기로 조각한 나무 다이어리, 선물상자, 휴대폰, 지갑, 배, 시계, 안경, 구두와 같은 일상의 물건이나 동화나 신화에 나오는 영웅이나 초인의 형상을 조각 해 크고 작은 현대인의 꿈의 파편을 모아 폭 4미터 지름의 원형 설치물을 배치했다.

또한 흔들리지만 쓰러지지 않는 오뚝이의 원리를 이용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숟가락 조각 '꿈수저', 커다란 도깨비 방망이 '금 나와라 뚝닥',  PVC 재질로 만든 도깨비 방망이 '도깨비 정원', 레이저 커팅으로 만든 그의 대표적 작품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그리고 '신화' 작품을 미술관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곳곳에 설치했다.

2월 21일 사비나미술관 2층에 설치된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성복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2월 21일 사비나미술관 2층에 설치된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성복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김 작가는 "삶을 조각하는 제 작품에서 도깨비방망이는 하루하루 쌓여가는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소망을 우의적으로 형상화했죠. 삶은 불확실한 것이지만, 분명한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살아본 자만이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도 살아가면서, 삶을 조각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조각가 김성복은 전설 속에 존재하는 도깨비방망이와 해태, 호랑이 등 한국전통의 소재를 이용한 해학적인 조각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는 꿈을 이루어주는 상징물로서 도깨비방망이를 모티프로, 나무 조각을 이용한 설치 작품과 다양한 소재로 도깨비방망이를 제작했다.

사비나미술관 지하1층에 설치된 '도깨비 정원' 모습.(사진=사비나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지하1층에 설치된 '도깨비 정원' 모습.(사진=사비나미술관)

작가는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화강석이나 브론즈에서 나무조각, PVC(폴리염화 비닐) 그리고 스테인리스 스틸 유닛들이 조합된 새로운 형태와 새로운 재료를 이용해 관객의 참여가 가능하고 유연하고 확장된 형태로의 조형적 실험을 선보인다.

한편, 사비나미술관은 오는 7월 서울 은평구 진관동 161-10번지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꾸리고 제2의 행보를 걷게된다. 공간 건축이 설계를 맡은 미술관의 규모는 대지면적 875㎡, 지하 1층, 지상 5층이고 연면적 1740.23㎡ 건폐율 59.64%이며 용적률 194.73%이다.

2018년 7월 은편구 진관동으로 이전하는 사비나미술관 조감도.(사진=사비나미술관)
2018년 7월 은평구 진관동으로 이전하는 사비나미술관 조감도.(사진=사비나미술관)

지하1층, 지상5층 규모로 지상1층은 미술관의 로비가 위치하며, 지상2층~지상3층은 전시공간, 지상4층은 수장고와 사무실, 지상5층은 세미나실과 옥상정원이 계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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