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필 침계'등 추사(秋史) 김정희 글씨 3점 보물 지정 예고
'김정희 필 침계'등 추사(秋史) 김정희 글씨 3점 보물 지정 예고
  • 왕진오
  • 승인 2018.02.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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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김정희 필 침계’ 등 19세기 대표적 학자이자 서화가였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글씨 3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김정희 필 대팽고회'.(사진=문화재청)
'김정희 필 대팽고회'.(사진=문화재청)

추사 김정희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까지의 세도정치(勢道政治, 조선 순조, 헌종, 철종 재위 기간 동안 안동김씨, 풍양조씨 등 유력가문이 권력을 독점한 정치 형태) 기간에 문인이자 정치가로 활동했으며 금석문(金石文)의 서예적 가치를 재평가한 추사체(秋史體)를 창안해 한국 서예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

김정희 만년의 대표작 ‘김정희 필 대팽고회(金正喜 筆 大烹高會)’는 작가가 세상을 뜬 해인 1856년(철종 7년)에 쓴 만년작(晩年作)으로, 두 폭으로 구성된 예서(隷書) 대련(對鍊)이다.

내용은 중국 명나라 문인 오종잠(吳宗潛)의 ‘중추가연(中秋家宴)’이라는 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푸짐하게 차린 음식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 성대한 연회는 부부·아들딸·손자라네(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라는 글귀를 쓴 것이다.

'김정희 필 차호호공'.(사진=문화재청)
'김정희 필 차호호공'.(사진=문화재청)

김정희 서예의 수작으로 꼽히는  ‘김정희 필 차호호공(金正喜 筆 且呼好共)’은 “잠시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고, 좋아서 매화와 함께 한 산에 사네(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라는 문장을 예서로 쓴 대련(對聯) 형식이다.

두 번째 폭에는 ‘촉(蜀)의 예서 필법으로 쓰다(作蜀隸法)’라는 글귀를 넣어 중국 촉나라 시대의 비석에 새겨진 글씨를 응용했음을 밝혔다.

‘김정희 필 침계(金正喜 筆 梣溪)’는 화면 오른쪽으로 치우쳐 예서로 ‘침계(梣溪)’ 두 글자를 쓰고, 왼쪽에는 행서(行書, 약간 흘려 쓴 한자 서체)로 8행에 걸쳐 발문(跋文)을 썼으며, 두 과의 인장을 찍어 격식을 갖추었다. 침계(梣溪)는 김정희와 교유한 윤정현(尹定鉉, 1793~1874)의 호(號)이다.

발문에 의하면 윤정현이 김정희한테 자신의 호를 써 달라고 부탁했으나 한나라 예서에 ‘침(梣)’자가 없기 때문에 30년간 고민하다가 해서(楷書)와 예서를 합한 서체로 써 주었다고 한다.

'김정희 필 침계'.(사진=문화재청)
'김정희 필 침계'.(사진=문화재청)

작품의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 수십 년을 고민한 김정희의 작가적 태도와 이러한 김정희를 기다려 준 윤정현의 인내와 우정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해서와 예서의 필법을 혼합해서 쓴 ‘침계’는 김정희의 개성을 잘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김정희 필 침계 등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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