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대자연을 순수하고 정직하게 성실한 삶 속의 열정을 담아낸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 사계절 실경이 화려하게 드러난 작품들이 전시장에 걸린다.

80평생 자연과 호흡하며 자연 미적 요소를 간결하면서도 숙련된 필치로 생동감과 생명력이 하모니를 이루는 작업을 펼쳐온 강길원 작가가 3월 17일부터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팔순기념전시를 펼친다.
강길원 작가의 그림 속 풍경에는 수줍은 듯 활짝 핀 분홍 꽃들이 따스한 봄 내음을 가득히 물결을 이룬다. 푸른 밭이랑 너머 무성히 짙은 초록색들은 여름의 뜨거움 속에 젊음의 열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강길원 작가는 "자연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곧 자연미입니다. 나는 80평생 그림을 그리며 오직 순수자연에 머물려 자연과 호흡해 왔고 자연으로 인해 살아 있다는 사실을 긍정하게 되고 자연미와 동질성을 갖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강 작가는 어느 곳이나 현장을 찾아가 자연의 미적 요소를 찾아내고 그 순수 자연의 미적 요소를 화면에 옮겨 왔다. 또한 80∼90년대에는 '강길원원근법'이라는 기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역원근법'이라는 독창적 화법은 전체적인 구성의 배경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사유의 범위를 넓히면서 생활 속에 존재하는 사람의 얼굴이나 춤과 같은 인간의 움직임을 감정의 이미지로 은유시키면서 새로운 4차원적 풍경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팔순의 시간동안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간과하지 않고 자연을 대상으로 훌륭한 그림을 만들어낸 작가의 궤적은 여느 대가의 그림과도 견줄 수 있다.

강 작가는 "그림은 근본이 아름다운 것을 묘사하는 것이고 그것을 그리는 미술가의 마음도 아름다워야 하며 수양을 근본으로 해야 창조력이 발휘된다"며 "본질적인 미를 창조하는 기반을 사유하면서 기교가 너무 앞서서도 안 되고 사실성이 지나치게 결여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랜 연륜에서 비롯된 강길원의 지론은 자연의 미를 미술의 미로 승화시키는 정신적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예술성은 바로 자연을 체감하고 자연을 지각하면서 자연에서 숨결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고, 결과적으로 작품으로부터 자연의 순수한 미적 요소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전시는 3월 2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