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앙코르된 일본 동경화랑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43년 만에 앙코르된 일본 동경화랑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 왕진오
  • 승인 2018.03.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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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아트인포 왕진오 기자] 한국미술의 '단색화'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 단색화 태동의 시초가 됐던 공간에 5인의 거장들이 모였다.

3월 9일 일본 동경화랑에서 개최된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오프닝에 함께한 동경화랑 대표(맨왼쪽)와 허황 작가, 야마모토 회장의 아들 타바가 유키히토, 박서보 작가, 서승원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3월 9일 일본 동경화랑에서 개최된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오프닝에 함께한 동경화랑 대표(맨왼쪽)와 허황 작가, 야마모토 회장의 아들 타바가 유키히토, 박서보 작가, 서승원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박서보(87), 서승원(77), 허황(72), 이동엽(1946~2013), 권영우(1926~2013) 등 국내 화단에서 단색화를 선도하고 있는 작가들이 43년 전 일본 도쿄 동경화랑(東京畵廊+BTAP, Tokyo Gallery+BTAP)에서 진행했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에 다시 뭉친 것이다.

3월 10일부터 막을 올린 전시는 오늘날 단색화가 인기를 끌게 됐던 시발점이자 한국미술이 독자적으로 해외에서 첫 발을 띠게 한 중요한 자리였다.

그 당시 개최됐던 '5가지 흰색전'은 당시 일본 아사히신문이 올해 가장 주목할 전시 톱 5에 선정했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 전시는 일본 모노화 운동을 이끈 야먀모토 다카시 회장이 기획한 전시로 2018년 그의 아들 타바타 유키히토 대표가 과거 작품과 함께 현재 작가들의 경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로 꾸렸다.

일본 동경화랑에서 4월 28일까지 진행되는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설치 전경.(사진=왕진오 기자)
일본 동경화랑에서 4월 28일까지 진행되는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설치 전경.(사진=왕진오 기자)

43년 전 야마모토 회장은 일본에 처음으로 한국 현대 미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1972년 한국을 찾아 국내 화가들의 작업실을 직접 찾으며 조선 백자에서 풍겨 나오는 흰색 계열의 작품을 추구하던 작가 5명을 섭외했다.

박서보 화백은 “흰색이라는 것은 서양의 것과 확연이 구분되는 색상이다. 5인의 5가지 흰색은 수신(修身)후에 남은 찌꺼기 같은 것이라"며 "그냥 이미지를 화면에 올린 것이 아니라 우리의 흰색이 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시의미를 기록한 케이트 림은 "단색화 작가들의 작업관은 개념 예술의 입장과 선명하게 대비를 이룬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시는 단색화의 첫 국제 데뷔 무대였다"고 평했다.

3월 9일 일본 동경화랑에서 진행된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오프닝에 함께한 허황(왼쪽), 박서보, 서승원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3월 9일 일본 동경화랑에서 진행된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오프닝에 함께한 허황(왼쪽), 박서보, 서승원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서승원 작가는 43년 전 미술평론가 나카하라 유스케의 흰색전 관련 평론 원고를 보며 "한국 단색화의 시초를 알리는 전시였다. 흰색은 백의민족의 얼이자, 한과 정체성이 담겨있는 우리 고유의 색상이다"고 말했다.

앙코르 전시를 진행한 야마모토 회장의 아들 타바가 유키히토 동경화랑 대표는 "조선총독부 시절 조선의 흰색에 대한 개념을 설문조사한 것이 있다. 한국의 흰색은 독자적 전통을 예술적 감성으로 대를 이어 가지고 온 고유의 색상이라는 점에서 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4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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