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韓·英 작가들의 도자예술 '휴머니즘-인간을 위한 흙의 시' 展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韓·英 작가들의 도자예술 '휴머니즘-인간을 위한 흙의 시' 展
  • 왕진오
  • 승인 2018.03.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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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인포] 기술 발달에 따른 인간성 회복, 국경을 초월한 인류간의 소통과 사회적 문제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전시가 펼쳐진다.

맹욱재, 'A Garden'. 도자,종이,철사, 200x200x80cm, 2017.(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맹욱재, 'A Garden'. 도자,종이,철사, 200x200x80cm, 2017.(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2018년 상반기 기획전으로 4월 6일부터 진행하는 '휴머니즘-인간을 위한 흙의 시'전에 '휴머니즘'과 관련된 주제로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비슷한 관심사인 인간, 사회, 환경, 소통, 공동체를 주제로 하는 한국, 영국의 작가 10명(9팀)이 함께한다.

'2017-18 한국·영국 상호 교류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준비된 전시에 함께하는 작가들은 오랜 세월 인류가 이룩한 눈부신 업적의 이면에 감춰진 이면인 전쟁과 학살, 환경 파괴외 사회 문제 등을 작업의 소재로 다루고 있고,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대중에게 경고의 메시지와 인간성 회복을 위한 제안을 담고 있다.

전시장 입구 중앙홀에는 우관호의 '일만 개의 선물'이 사람과 예술, 작가와 관람객,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이 일상으로 들어가 소통하길 바란다.

작가는 미술관을 방문안 사람들에게 전시 작품을 선물로 증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어린아이 두상과 일본의 타누키(너구리)로 만든 선물을 맏는 관객은 다양한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 후 작가에게 보내게된다.

우관호, '일만 개의 선물'. ceramic, dimensions variable,  2018.(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우관호, '일만 개의 선물'. ceramic, dimensions variable, 2018.(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특히 전시장에 설치된 세라믹 오브제에는 지난 세기부터 현재까지 지구에서 일어난 전쟁과 학살 등 인류가 벌인 참담한 사건에 대한 은유적 표현을 담고 있다.

탑과 둥근 구조물에 사용된 약 8만개의 세라믹 오브제는 지역과 국경, 문화와 인종을 넘어 지구에 사는 모든 인간 사이의 교류와 소통을 추구한다.

이바 마스터만의 '나를 만지고 사용하세요(Touch Me Use Me)' 작품은 영국에서 만든 다양한 형태의 세라믹 오브제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찾아낸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가구, 선반, 기타 도구들과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어 새로운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관람객들은 오브제를 매개로 작가와 사물과의 관계를 이어간다. 작가는 자신이 만든 세라믹 오브제를 통해 작가와 사물, 사물과 사람, 사람과 작가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연대를 맺는다.

크리스티 브라운, 'Ambika's dream'.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14.(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크리스티 브라운, 'Ambika's dream'.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14.(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인간과 동물 사이의 관계성에 주목한 크리스티 브라운은 혼종 조각을 통해 물리적 혹은 정신적 상처를 내포하고 있으며 사회적 취약자 혹은 소외된 자들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클레어 투미는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교환(Exchange)'을 제작했다. 1,550개의 커피잔으로 그릇의 표면에는 영국 전역에서 수집한 다양한 선행이 기록되어 있다.

클레어 투미는 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으로 하여금 한 가지씩의 선행을 하도록 당부해 사회와 인간을 이롭게 변화시키는 프로젝트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석창원은 도자와 회화로 선과 악, 이성과 감성 등 복잡한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한다. 그의 세라믹 오브제에 그려진 섬세한 그림들은 전쟁과 평화, 광기와 순수, 욕망과 도덕이 교차하고 있다.

흙은 감정이 가장 잘 전달되는 재료이기에 흙으로 자화상을 만든다는 석창원은 작업 과정에서 표현하려는 대상과의 동일시 혹은 감정 이입을 통해 섬세한 표현을 시도한다.

윤정선, 'Accumulation of time'. Oil on ceramic, 112x112x9cm, 2012.(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윤정선, 'Accumulation of time'. Oil on ceramic, 112x112x9cm, 2012.(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윤정선은 여성의 공간, 꿈, 기억 등에 관한 개인적 사유를 회화와 세라믹 오브제로 표현한다. 회화에 부조로 결합된 세라믹 오브제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대리석이나 화석처럼 보이며 그 흔적의 시간만큼이나 여성의 깊은 상처를 담은 듯 표현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작가의 내면이 투영됨과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윤정선은 이번 전시 작품 '정원사의 기억'에서 꿈의 상실감과 사회적 고립감으로 인한 외로운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

고사리 레볼루션(김진, 백경원)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혁명을 이루어 보자는 취지에서 김진, 백경원 두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 팀이다.

고사리 레볼루션은 노동자의 도자기 제작 방식을 똑같이 따르며 수작업으로 이 작품들을 제작했다. 이들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노동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며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대중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피비 커밍스(Phoebe Cummings), 'After the Death of the Bear'. clay, polythene, steel, wire, wood, 5m x 7m x 3m, British Ceramics Biennial, Stoke-on-Trent, 2013.(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피비 커밍스(Phoebe Cummings), 'After the Death of the Bear'. clay, polythene, steel, wire, wood, 5m x 7m x 3m, British Ceramics Biennial, Stoke-on-Trent, 2013.(사진=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피비 커밍스는 가공되지 않은 흙을 사용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식물의 형태를 만든다. 무분별한 개발을 위한 환경파괴와 이로 인한 생태계의 손실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피비 커밍스는 지구의 생태계를 대표하여 다양한 식물의 형태를 모아 섬세하고 풍부한 새로운 종의 식물을 만든다.

맹욱재는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발생한 생태계의 위험을 경고하고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을 한다.

그는 설치 작품 '3개의 정원'에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인한 생물들의 변이를 보여주며 인간중심적 환경에서 생명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서로 다른 3가지의 시점으로 보여준다.

전시를 준비한 김승택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담담자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하는 존재인 만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뿐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인 자연과 그 속의 모든 존재들과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9월 2일까지.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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