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포=이예진 기자] 포스트모던 댄스의 거장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58)'의 국내 최초 공연이 4월 2일과 3일 양일간 오후 1시, 3시, 5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에서 진행된다.
동시대예술의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18'의 4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는 '파제, 스티브 라이히 음악에 대한 네 가지 움직임 중 3부 '바이올린 페이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는 지난 30년 무용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혁명적인 안무가로 손꼽힌다. 1960년 벨기에 출생인 그녀는 뉴욕 티쉬 예술대학에서 수학하며 당시 미국이 주도하던 포스트모던 댄스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이후 드 케이르스마커는 반복과 절제를 중시했던 기존의 경향에 자신만의 극적인 표현력을 결합하여 포스트모던 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982년, 불과 22세의 나이에 발표한 '파제, 스티브 라이히 음악에 대한 네 가지 움직임'은 그녀를 단숨에 세계적인 무용가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더 나아가 벨기에를 현대무용의 중심지로 만들고, 세계 무용계의 지도를 재편했다.
'파제, 스티브 라이히 음악에 대한 네 가지 움직임' 중 3부에 해당하는 ‘바이올린 페이즈’(16분)를 그녀가 직접 공연하는 것은 드문 기회로 알려졌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맞춰 구성된 이 작품에서 드 케이르스마커는 단순히 음악을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악의 작곡 방식 그 자체를 안무에도 적용하는 기발함을 발휘한다.
라이히 특유의 ‘페이징 기법’(반복되는 악절을 일치시켰다가 다시 불일치시키는 전개방식)에 따라 처음에는 음악과 완벽하게 일치하던 춤이 반복되고 미세하게 변주되는 과정에서 점점 미끄러지고 어긋난다.
자칫 단순한 반복처럼 들릴 수 있는 라이히의 음악 위로 드 케이르스마커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턴의 향연이 펼쳐진다.
최근 이 작품은 극장을 벗어나 뉴욕의 MoMA와 런던의 Tate Modern 공연장‘The Tanks’오프닝에서 공연되는 등 형식뿐만 아니라 공간을 뛰어넘어 관람객과 호흡하고 있다.
20세기 현대무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던 이 역사적인 작품이 오늘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 미술의 경향을 선도하며 또 한 번의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역시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양한 예술 형식을 포괄할 수 있는 미술관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한편, 2일 월요일 5시 공연 종료 후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되어 관람객이 드 케이르스 마커와 직접 만나 작품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공연 관람은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예약을 하지 않은 경우 1층 로비에서 스탠딩 관람이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