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는 회화' 선보이는 박윤경, 한원미술관서 개인전 진행
'경험하는 회화' 선보이는 박윤경, 한원미술관서 개인전 진행
  • 왕진오
  • 승인 2018.03.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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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회화공간과 실제 공간의 융합을 통해 '경험하는 회화'를 선보이는 박윤경(42) 작가의 7번째 개인전 'PAINTING × PAINTING'이 4월 12일부터 서초동 (재)한원미술관에서 막을 올린다.

박윤경,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회화설치, 가변크기. 2014.(사진=(재)한원미술관)
박윤경,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회화설치, 가변크기. 2014.(사진=(재)한원미술관)

박윤경은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온 작가이다. 고전매체인 회화는 오랜 역사 동안 ‘회화의 종말’, ‘회화는 죽었다’ 등 많은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작가는 회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시대예술로서 회화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면서 작품뿐만 아니라 감상하는 관람자, 회화가 놓이는 공간 3요소를 모두 작품의 주체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전시 제목 'PAINTING × PAINTING'은 영역확장의 의미를 지니는 곱셈기호 ‘×’를 활용한 것으로, 회화의 확장적 개념을 말하고자 하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은 크게 두 가지 특징으로 설명된다. 첫째, 벽에 걸린 회화를 공간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작가는 회화 고유의 특성이라 정의된 2차원의 평면회화의 특질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3차원의 공간에 개입시킴으로써 평면회화의 환영적 공간을 3차원적으로 실제화 했다.

늘 수동적으로 벽에 걸린 작품을 감상해왔던 관람자는 구축된 회화 사이사이를 거닐며 작가의 원초적인 붓자국, 물감의 흐름, 중첩된 선 등 회화의 이면을 경험하게 된다.

박윤경, '행간에 서다'. 아크릴릭 채색, 페인팅 마커, 시폰천, 캔버스 프레임, 알루미늄 프레임, 경첩, 회화설치,가변크기, 2016.(사진=(재)한원미술관)
박윤경, '행간에 서다'. 아크릴릭 채색, 페인팅 마커, 시폰천, 캔버스 프레임, 알루미늄 프레임, 경첩, 회화설치,가변크기, 2016.(사진=(재)한원미술관)

두 번째 특징으로는 텍스트를 이미지화해 추상적 형태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text와 image의 합성어인 ‘textimage(텍스티미지)’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새롭게 취하는 텍스트는 ‘효제충신예의염치’, ‘사랑에 대한 8가지 정의’ 등 정신적인 것, 물질화할 수 없는 언어이다. 2016년까지 주로 선보이던 인터넷 신조어를 통한 추상화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 전시는 위와 같은 두 가지 특징을 바탕으로 다소 ‘불편한 회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관객들은 설명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을 채워가며 공간을 재단하듯 스스로의 흐름에 따라 동선을 만들어야 한다.

마치 회화 사이사이의 빈틈을 채우듯이 말이다. 이것이 박윤경의 작품에서 작품과 관객, 공간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전시는 6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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