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포착....63아트미술관 '도시 인상'展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포착....63아트미술관 '도시 인상'展
  • 왕진오
  • 승인 2018.04.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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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인포]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하나의 화두로 다양한 시각을 설치, 조각, 회화 등으로 작업해 온 작가들의 작품이 여의도 63 아트 미술관을 채운다.

송지연, '그곳을 바라보다'. 128× 130cm, 린넨에 아크릴릭, 2018.(사진=63아트미술관)
송지연, '그곳을 바라보다'. 128× 130cm, 린넨에 아크릴릭, 2018.(사진=63아트미술관)

'도시 인상'전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4월 10일부터 진행하는 전시는 63아트가 국내외 전도 유망하고 역량 있는 작가를 지원하고자 마련한 작가 지원 프로그램 '뉴아티스트 프로젝트'의 4번째 결과물이다.

매년 주제를 정해 2명의 작가를 선정하고 2년에 한번 선정된 작가 4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 펼쳐 보이는 자리에는 도시주의에 관련한 다각도의 시점을 표현한 김지은, 인간미 넘치는 도시풍광 속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는 송지연, 도시의 섬세하고 시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양정욱, 일상의 시각 경험이 상호작용하는 현대의 도시 이미지에 주목한 장석준 작가가 함께한다.

김지은 작가는 서울을 시작으로 자신이 머물던 도시들에서 진행되는 도시 계획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 끊임없이 계속되는 개발 및 재개발 등의 문제점들을 비평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김지은, '택지개발자의 집과 소유자에 의한 판매'. 가변크기, 137× 107, 122× 183, 122× 122cm, 무늬목 시트지, 각목, 캔버스에 혼합재료.택지개발자의 집(2009-2017), 소유자에 의한 판매(2009)(사진=63아트미술관)
김지은, '택지개발자의 집과 소유자에 의한 판매'. 가변크기, 137× 107, 122× 183, 122× 122cm, 무늬목 시트지, 각목, 캔버스에 혼합재료.택지개발자의 집(2009-2017), 소유자에 의한 판매(2009)(사진=63아트미술관)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택지 개발자의 집'은 미국 교외의 전형적인 주택 공사현장을 시트지와 각목 등으로 재현한 작업으로 과거의 주택 건축과는 상당히 다른 오늘날의 주택에 대한 관점을 제시한다.

도시의 풍광을 그리는 송지연 작가. 송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도시는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의 모습이거나 여행을 통해 머물렀던 외국의 도시들이다.

송 작가가 그린 도시 풍광은 아득한 실루엣으로 다가오는데, 반복된 붓질의 영향으로 거친 마티에르의 효과가 드러난다. 도시의 한 지점에서 바라본 도시의 모습을 모노톤의 색감으로 드러내 색다른 풍경을 그려낸다.

송지연, '그곳을 바라보다'. 97×193.9cm, 린넨에 아크릴릭, 2018.(사진=63아트미술관)
송지연, '그곳을 바라보다'. 97×193.9cm, 린넨에 아크릴릭, 2018.(사진=63아트미술관)

송지연 작가는 "삶의 의미를 찾게 하고 의지를 가지고 헤쳐 나가는 힘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위안을 얻기도 하는 그런 곳"이라고 설명한다.

송 작가의 작품이 인공적인 도시 풍광을 인간미 넘치는 장소로 변환시키는 것은 도시 속에서 우리 모두의 일상적이고 낯익은 삶의 풍경을 바라보고자 하는 작가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도시의 부정성을 극복하고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의 모습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지 않으며 그 속에서 삶을 성찰하고자 한다.

양정욱 작가는 서로 다른 굵기나 길이의 나무 막대들을 실, 노끈, 철사 등으로 엮어 간단한 동력 장치를 달아 움직이는 입체 작품을 만든다.

그의 키네틱 아트는 목재가 가진 특유의 오래된 감성과 반복적인 움직임에 의한 소리나 빛과 그림자의 효과로 인해 감각적으로 다가오며 작품에 서사성을 더해 준 작품 타이틀과 함께 이미지와 이야기가 결합된 하나의 무대 공간처럼 연출된다.

양정욱, '대화의 풍경: 당신이 고른건 핑크, 내가 고른 것도 핑크'. 가변크기, 나무, 복합재료, 2018.(사진=63아트미술관)
양정욱, '대화의 풍경: 당신이 고른건 핑크, 내가 고른 것도 핑크'. 가변크기, 나무, 복합재료, 2018.(사진=63아트미술관)

야간 경비원, 주차 안내원, 아버지, 친구들과 같이 한 개인의 관심을 작가의 감성을 통과하면서 보편적이고 일반화된 이야기로 변한다. 도시의 획일화된 시스템 속에서 노동을 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작가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서정성을 하나의 완결된 상징적 조형물로 보여준다.

장석준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새로운 디지털 풍경화로 그려낸다. 작가는 우리 눈에 이미 너무 익숙해져 하나의 기호처럼 읽히는 색과 주변 사물들을 평평한 낱장의 이미지들로 채집, 촬영하고 다시 집합함으로써 우리의 도시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최근 들어 장석준은 움직이는 이미지에 더욱 집중한다. 고정된 도시 사물들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지하철처럼 도심을 가로지르는 역동성을 극대화한 작업에서부터 드론 같은 첨단 기계 장치를 이용해 도시를 하늘에서 조망한 영상 재생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장석준, '평범한 도시 프로젝트-나대지'. 가변크기, 디지털 비디오, 2017.(사진=63아트미술관)
장석준, '평범한 도시 프로젝트-나대지'. 가변크기, 디지털 비디오, 2017.(사진=63아트미술관)

이 작품은 온라인으로 지도보기 서비스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디지털 시각 체계가 현실적인 풍경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도시 인상'전은 4명의 작가가 펼쳐 보이는 도시의 내밀하고 다양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그 도시가 언뜻 드러내는 인상과 그것을 미학적으로 포착한 형상에 대한 오마주이다. 전시는 9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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