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그림 이야기]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한국 아트 마켓의 현황 5'
[권도균의 그림 이야기]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한국 아트 마켓의 현황 5'
  • 권도균
  • 승인 2018.04.2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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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아트스페이스H]  '한국 작가들의 작품값 산출에 관한 다양한 생각'

한국 작가들의 작품값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컬렉터나 미술 애호가들이 궁금해하는 듯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그래서 네이버 신에게 물어보았다. 문화일보 이경택 기자님이 쓴 글을 읽고 요약해본다.

이아영(이연우), 허공애 16-01, 116.8x91cm, 순지에 채색, 2016. 이 그림은 작년에 팔린 우리 큐레이터 작품. 갤러리 큐레이터 일과 대학원 수업을 병행하면서, 하루 세 시간 밖에 못 자면서도 열심히 작업을 하는 호당 5만 원 작가의 슬픈 자화상.
이아영(이연우), 허공애 16-01, 116.8x91cm, 순지에 채색, 2016. 이 그림은 작년에 팔린 우리 큐레이터 작품. 갤러리 큐레이터 일과 대학원 수업을 병행하면서, 하루 세 시간 밖에 못 자면서도 열심히 작업을 하는 호당 5만 원 작가의 슬픈 자화상.

20세기 최고의 화상으로 팝아트의 공식적인 후견인을 자처했던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는 시장가격이란 것이 있지만, 그 가격은 평가할 수 없는 것에 근거를 둔 가격이라고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미술품의 값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는 미술품의 절대가치, 구입자의 선호도, 외부 환경, 보존 상태, 작품 이력, 희소성, 제작 연대 등이 있다.

미술품의 절대가치란 예술적 수준을 말하는 것으로 미술사적 위상 등 학술적 평가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작품성이 반드시 가격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추상화가 유영국은 화단에서의 영향력으로 볼 때 김환기 못지않지만 시장 거래 가격은 그렇지 못하다.

구입자의 선호도 문제도 세부적으로 나눠볼 수 있다. 순수한 심미 판단에 의한 구입자의 선호도는 물론이고, 기증, 전시 등 구입 목적도 여기에 포함된다. 투자, 즉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활용가치가 있느냐도 구입자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

외부 환경적 요인은 해당 사회의 경기를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실물 경제의 추이는 그림값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경기에 수요가 위축되는 건 당연하다.

보존 상태, 작품 이력, 희소성, 제작 연대 등의 요인이 그림값 결정에 가세하고, 주요 미술관의 개인전 또는 기획전의 참여도, 주요 미술 전문지의 리뷰 게재 빈도, 주요 미술관의 작품 소장 여부, 주요 비엔날레 등 국제전의 참가도, 영향력 있는 화랑과의 관계 등도 역시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그림값은 항상 유동적이어서 예측이 쉽지 않다. 아무리 유명하고 좋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시장 원리가 작용 안 되는 곳도 미술 시장이다. 시장원리에 의해 많은 사람이 원하는 그림이 가격이 오르내리겠지만, 미술품은 이런 원칙이 잘 통하지 않는 특수한 경우에 속한다. 왜냐하면 대중이 좋아하는 그림의 경우 대중성은 있을지언정 작품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호당가격제(1호 크기는 풍경화의 경우 가로 22.7㎝×세로 14㎝)도 체계적인 가격 결정과는 거리가 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어도 완성도의 차이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작품값이 매겨지며 작가가 부르는 가격과 시장 가격 사이에 큰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 컬렉터들은 수요와 공급 원리가 적용되지 않고 그나마도 시대의 변화에 민감한 미술 시장에서 화상들, 이른바 딜러들의 마케팅과 판매전략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주장도 있다. 누구에게서 사는가의 문제가 누구의 작품을 사는 것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통하여 한 점, 또는 한 작가의 그림값이 결정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일시적이다. 특히 그림값의 결정은 한 작가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시대마다 작품마다 유동적이다.

결국 미술품 가격은 사는 사람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손안에 넣을 수 있을 때까지 내는 것이 가격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즉 그림값은 사는 사람이 결정한다는 얘기다.

컬렉터들이 미술 전문 서적, 잡지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술품을 자주 보며 안목을 키우고, 미술 시장 및 거래방법, 작가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도 작품값 결정은 결국 본인의 심미관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인지 모른다. (문화일보, 이경택 기자)

기자님과 다른 각도로 작품값 형성에 대한 산출 근거나 기준에 접근해보았다. 작품값 산출 방식에 관한 정확한 기원은 잘 모르겠다. 추정컨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부터 전해진 방식이 아닐까?

​철학자로서 논리적 분석과 추론을 통해 작품값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A와 B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A는 회사에 취직해서 월급 250만 원을 받고 있으며, B는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작품을 팔아서 25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A와 B는 당분간 돈을 한 푼도 안 쓰기로 결정한다.

​A는 점심과 저녁을 회사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교통비로 10만 원을 책정하고, 주말 밥값으로 점심 저녁 끼니당 만 원으로 계산해서 20만 원, 합계 30만 원을 용돈으로 사용하기로 한다. 따라서 매달 220만 원 정도를 저축한다.

​B는 전업 작가인 관계로 작업실 임대료 60만 원, 캔버스와 물감 값이 최소한 50만 원 정도, 점심과 저녁을 만 원씩으로 계산해서 2만 원 X 30일 하면 60만 원 합계 170만 원이다. 작업실을 집 근처로 구한다고 가정해서 교통비는 제외한다. 따라서 매달 50만 원을 저축한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보아야 할 점은 A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매달 꼬박꼬박 월급이 나온다. 하지만 B는 매달 작품을 팔아서 250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 년에 초대전을 한두 번 하고, 그룹전과 아트 페어 참가를 몇 번 한다고 해도 말이다.

​따라서 매달 고정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작가의 작품값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값이 호당 5만 원이건 10만 원이건 예술 작품이 비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볼 수는 없는 것일까? 따뜻한 마음으로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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