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왕실 구성원들의 상·장례 기록한 '외규장각 의궤 연구:흉례 Ⅱ' 발간
국립중앙박물관, 왕실 구성원들의 상·장례 기록한 '외규장각 의궤 연구:흉례 Ⅱ' 발간
  • 왕진오
  • 승인 2018.04.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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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인포 왕진오 기자] 조선시대 왕실 구성원들의 상·장례 과정을 기록한 흉례 의궤를 연구한 논고 8편이 수록된 외규장각 의궤 학술총서4가 발간됐다.

'인조국장도감의궤 발인반차도 대여 부분'.(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인조국장도감의궤 발인반차도 대여 부분'.(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외규장각 의궤 학술총서4 '외규장각 의궤 연구: 흉례凶禮 Ⅱ'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학술총서는 지난 2011년 5월에 프랑스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의 중요성과 그 내용을 알리고, 연구와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 총서에는 효종孝宗(재위 1649∼1659)의 목관(木棺)인 재궁(梓宮)을 제작하는 과정을 분석한 '효종의 재궁 개조와 그 정치적 성격'이 눈길을 끈다.

당시 노론(老論)의 영수였던 송시열(宋時烈,1607~1689)의 의견에 따라 효종 승하 후 바로 염殮을 하지 않았으며, 염을 할 때에도 시신을 꽉 묶지 않았다.

이 때문에 효종의 시신이 부풀어 재궁이 맞지 않아 개조하게 되었으며, 그 책임에 대한 당파간의 공방이 있었다. 이후 효종의 능을 옮기면서 재궁이 잘 유지되고 그것이 재궁에 수십 차례 옻칠을 더했기 때문임을 알게 됐다.

그 결과 영조英祖(재위 1724~1776) 때 편찬한 '국조속오례의(國朝續五禮儀)'에 재궁에 옻칠을 더하는 것이 공식적 절차로 수록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유교 국가 조선에서 예제, 특히 죽음과 관련된 예제에서 얼마나 디테일까지 추구했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착준'.(사진=국립중앙박물관)
'착준'.(사진=국립중앙박물관)

'19세기 효명세자의 상례 절차와 지출 구조'에서는 헌종(憲宗,재위 1834∼1849)의 생부(生父)이자 후에 왕으로 추존된 효명세자(孝明世子,익종翼宗, 1809~1830)의 상례와 관련된 의궤를 분석했다.

상례에 총 63,359냥 9전 4푼, 쌀 2,400석, 콩 200석을 사용했으며, 전체 재원 중 동전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밝혀 당시 동전의 보급과 유통이 활발해졌음을 확인했다. 이 논고는 왕실 의례의 전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 의궤가 국가 재정 지출 구조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기(祭器), 사수도(四獸圖) 등 의궤에 기록된 구체적인 물품의 변화상을 통시대적으로 고찰한 것도 의미있는 연구 성과이다.

특히 '17~19세기 흉례 의궤의 혼전제기 기록에 대한 고찰'은 종묘제기(宗廟祭器)를 중심으로 연구했던 기존 제기 연구에서 나아가, 신주(神主)를 종묘나 사당에 모시기 전까지 신주를 보관하던 혼전(魂殿)에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제기를 시기별, 의례별로 살펴본 최초의 연구이다.   

본서는 ‘외규장각 의궤 학술총서’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외규장각 의궤 학술총서3 '외규장각 의궤 연구: 흉례(凶禮)'에 이은 흉례 의궤에 관한 두 번째 연구서이다. 본 자료는 외규장각 의궤 누리집 알림 게시판에서 PDF 파일로 제공한다.  

'망료쟁반'.(사진=국립중앙박물관)
'망료쟁반'.(사진=국립중앙박물관)

한편, 외규장각 의궤 학술총서4의 발간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조선실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교체 전시한다. 전시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국장을 보여주는 의궤 4건으로 구성했다.

특히 인조(仁祖,재위 1623~1649)의 국장 과정을 기록한 '인조국장도감의궤(仁祖國葬都監儀軌)'는 현존하는 국장 의궤 중에서 초기의 것으로 이후 국장 의궤 작성의 기준이 되었으며, 왕의 발인 행렬을 그린 반차도는 현재 전하는 '발인반차도' 중 가장 이른 것이다. 상설전시관 조선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외규장각 의궤는 3개월마다 교체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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