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를 찢고 나올 듯 한 정물화' 이인숙 '이기적인 질서' 展
'캔버스를 찢고 나올 듯 한 정물화' 이인숙 '이기적인 질서' 展
  • 왕진오
  • 승인 2018.04.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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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인포] 핸드폰 카메라로 모든 것을 촬영하고 사회관계망(SNS)에 쉽게 올리는 것이 보편화된 시대에 움직이지 않는 생명을 리얼하게 그려낸 작품이 관람객의 시선을 모은다.

이인숙, 'still life'.(사진=왕진오 기자)
이인숙, 'still life'.(사진=왕진오 기자)

추상회화나 극사실화, 개념미술이 화랑가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생활 주변에서 늘 접하는 대상인 유리화병이나 화분 등 움직이지 않는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마치 캔버스를 찢고 나올 것 같은 그림들이다.

전통 정물화의 안정적인 구도의 틀을 깨고 수평적으로 기물을 배치하는 작가 이인숙만의 화법을 소개하는 전시 '이기적인 질서'가 4월 26일부터 마포구 합정동 여니갤러리(대표 정연이)에서 막을 올린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사물을 일렬 횡대로 배치하고 그린 정물화는 거의 없다. 그릇 다섯개를 일렬 배치하고 옆에서 빛이 투영되는 모습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이인숙, 'still life'.
이인숙, 'still life'.

작품 속 다섯개의 그릇은 마치 작가가 직접 빛은 도자기인 듯 독특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기하학적이면서도 서로 비슷한 형태는 '탐구의 자부'라 말하는 이인숙 작가가 빛과 면으로 만들어낸 결과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인숙 작가는 "그릇은 인물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사람들을 보고 '그릇이 크가 작다' 하듯 인물은 그릇과 비교됩니다"라며 "평화적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릇을 인물로 간주하고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신작들 중에는 꽃이 꽃아진 화병이 아니라 아예 꽃을 원래 달고 있는 화병으로 표현한다거나, 꽃인지 화병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화병을 표현한 작품도 선보인다. 전시는 5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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