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용흥사 괘불에 함께 모인 세 부처 모습 공개
천년고찰 용흥사 괘불에 함께 모인 세 부처 모습 공개
  • 왕진오
  • 승인 2018.05.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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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인포 왕진오 기자] 세로 10m, 가로 6m가 넘는 대규모 궤불에 담긴 화면에는 모임에 참여한 보살, 제자, 청중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용흥사 괘불'. 조선 1864년, 삼베에 색, 1,003×620cm, 경상북도 상주 용흥사, 보물 제1374호.(사진=국립중앙박물관)
'용흥사 괘불'. 조선 1864년, 삼베에 색, 1,003×620cm, 경상북도 상주 용흥사, 보물 제1374호.(사진=국립중앙박물관)

모임의 주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교주 석가모니부처로, 그의 몸에서 발하는 영롱한 빛은 모임의 시작을 알린다. 약사부처는 질병의 고통이 없는 유리광세계를, 아미타부처는 즐거움만이 가득한 극락세계를 다스리는 존상이다. 사람들은 세 부처에게 살아서는 무병장수하고, 죽어서는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했다.

용흥사에 전해지는 석가모니불과 약사불, 아미타불의 모임 장면을 묘사한 보물 제1374호 '용흥사 괘불'의 모습이다. 현재 전해지는 괘불 110여 점 가운에 세 부처를 함께 그린 주제의 괘불은 5점이 남아 있어 '용흥사 괘불'은 매우 귀중한 예로 알려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5월 4일부터 201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 보물 제1374호 상주 용흥사 괘불을 전시한다.

'용흥사 현왕도'. 조선 1806년, 모시에 색, 104×87cm, 상주 용흥사.(사진=국립중앙박물관)
'용흥사 현왕도'. 조선 1806년, 모시에 색, 104×87cm, 상주 용흥사.(사진=국립중앙박물관)

용흥사는 경상북도 상주시 연악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진감선사(眞鑑禪師) 혜소(慧昭, 774~850)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오늘날까지 꾸준히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용흥사 괘불'은 1684년 5월, 90여 명이 넘는 대인원이 참여해 조성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폐허가 된 용흥사를 다시 일으키는데 큰 힘을 쏟은 홍흡(弘洽)스님이 괘불 조성에 필요한 시주를 유도해 일반인과 승려 50여 명이 경제적으로 후원했고, 불화는 인규(印圭)를 수화승으로 하여 다섯 화승(畫僧)이 그렸다.

'용흥사 신중도'. 조선 1836년, 모시에 색, 128×127cm, 직지성보박물관.(사진=국립중앙박물관)
'용흥사 신중도'. 조선 1836년, 모시에 색, 128×127cm, 직지성보박물관.(사진=국립중앙박물관)

300여 년 전의 그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선명하고 화사한 색채, 다채로운 문양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연꽃과 다양한 꽃, 넝쿨, 상서로운 구름무늬 등이 괘불 곳곳 여백을 가득 채운 점은 보는 이들의 눈을 아주 즐겁게 한다.

이번 전시는 사찰의 큰 행사 때에만 모습을 드러내 평소에는 보기가 힘든 용흥사의 대형 괘불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괘불을 보관하는 함과 함께 익살스런 표정의 '나한상', 신들의 모임을 그린 '신중도', 지옥의 왕 중 다섯 번째 왕 염라대왕을 그린 '현왕도' 등도 함께 선보이므로, 천년고찰 용흥사의 숨결을 느끼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전시는 10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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