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아트] '리움과 아모레퍼시픽' 같은 듯 다른 재벌 미술관
[클릭아트] '리움과 아모레퍼시픽' 같은 듯 다른 재벌 미술관
  • 왕진오
  • 승인 2018.05.0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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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세계 2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렸던 이건희, 홍라희 그리고 서경배 이들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재벌을 상징하는 기업의 대표나 배우자이다. 또한 대규모 기업미술관을 열고 문화예술을 전면에 내세운 점도 유사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첫 기획전,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디시전 포레스트'전에 공개된 'Blue Sun'.(사진=왕진오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첫 기획전,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디시전 포레스트'전에 공개된 'Blue Sun'.(사진=왕진오 기자)

더욱이 대한민국 재벌총수 3위에 오른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이 2018년 서울 용산구 한강로 옛 사옥을 헐고 지상 22층, 지하 7층 규모의 신사옥을 건립하면서 1층과 지하 1층에 에 아모레퍼시픽그룹 신 본사를 구축하고 약 3,300㎡ 공간에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을 마련하면서 한남동에 위치한 삼성미술관 리움과의 비교는 빛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14년 만에 대기업 산하 미술관, 기업 설립자에 의한 미술관 건립과 컬렉션도 유사◆

홍라희 관장의 사퇴로 개점휴업 상태인 삼성미술관 리움은 선대 이병철 회장이 30여년에 걸쳐 수집한 한국미술품 1200여점을 바탕으로 1982년 개관한 호암미술관에 이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한국 미술사를 기록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들을 수집·보강하고, 한국의 근·현대 작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2004년 10월 13일 개관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서성환회장(1924-2003)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1979년 태평양박물관을 시작으로 한국의 전통미술품을 알리고 지키기 위해 여성, 화장, 녹차와 관련된 다양한 공예품과 도자기에 대한 수집 및 전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입구'.(사진=왕진오 기자)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입구'.(사진=왕진오 기자)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은 스위스 출신의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디자인한 뮤지엄 1과 프랑스 장 누벨(Jean Nouvel)이 디자인한 뮤지엄 2의 두 개 동으로 구성된 대지 1200평, 연건평 4500평 규모의 미술관이다.

미술관 입구에 자리한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네덜란드 출신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디자인한 대지 1200평, 연건평 3900평에 지상 2층, 지하 3층 건물로, 어린이 교육 및 복지 관련 사업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아모레퍼시픽 신 본사는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의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반영한 건축물을 비롯해 유럽을 대표하는 여러 미술관을 세상에 내놓은 바 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화려한 기교보다는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편안하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백자 달 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아모레퍼시픽그룹 신 본사를 단아하고 간결한 형태를 갖춘 하나의 커다란 달 항아리로 표현했다.

기둥과 마루, 마당과 같은 한국 전통 가옥의 구성요소를 신 본사에 반영하고, 이를 최첨단 기술과 재료로 구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 본사 건물에는 두 점의 대형 공공미술품이 설치됐다. 신 본사 건물이 완공되기 수년 전, 작가 선정 및 작품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회사의 비전, 건축적 콘셉트 및 특징, 주재료,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기획했다.

◆대기업 미술관답게 국·보물급 문화재 소유, 전시 통해 소장품 공개 예정◆

창업자의 미술품 수집을 기반으로 세워진 미술관답게 리움과 아모레퍼시픽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와 보물 등 가치 있는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

'보물 제1426호 수월관음도'.(사진=문화재청)
'보물 제1426호 수월관음도'.(사진=문화재청)

삼성미술관 리움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관장 소유의 국보 41점, 보물 107점등을 소유하고 있는 파악되고 있다.

또한 30년 전 7억 원에 유물 400여 점을 입수했지만 소유자에 대해서는 '개인 소장'이라는 공지 외에는 유물의 입수경로와 가치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경우 보물 제1426호 수월관음도를 비롯해 5천여 점의 소장품이 있지만, 서경배 회장의 사적인 소장품이라는 이유 때문에, 전시를 통해 직접 공개될 기회는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200대 컬렉터로 유명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컬렉션과를 별개다.

◆해외 작가들 전면 배치한 대기업 산하미술관 개관전 아쉬움◆

삼성미술관 리움이 2004년 10월 개관하며 마련한 '뮤즈-움?:다원성의 교류'전은 리움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스의 작업 세계를 조명한 전시를 열면서 세상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개관 기념 전시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교감해 온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출신 작가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51)의 '디시전 포레스트'전을 5월 3일부터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로자노헤머의 'Airborne Newscast'를 관람객들이 체험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로자노헤머의 'Airborne Newscast'를 관람객들이 체험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미술관측은 "작가가 강조하는 사람과 관계, 공동체의 가치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잘 맞기 때문에 첫 기획 전시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시는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1992년도 초기작 'Surface Tension' 부터 최초 공개되는 신작 5점을 포함해 작가의 26년간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첫 번째 아시아 회고전으로 준비됐다.

인터렉티브 미디어 전시라는 특징 때문에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작품이 완성되는 독특한 경험도 제공한다.

지하 1층 전시장에 70톤 규모의 모래를 채워 인공 해변을 만든 'Sandbox'는 미국 LA의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진행한 공공프로젝트를 실내로 옮겨와 거대한 인공 해변에서 관람객들이 서로 엉켜 놀이하는 모습을 구현한다.

투사된 이미지들에 손을 대면 카메라가 이를 포착해 영사기로 생중계하면, 곧바로 해변 위로 손의 이미지가 투여되면서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연출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지하1층에 설치된 로자노헤머의 'Sandbox'.(사진=왕진오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지하1층에 설치된 로자노헤머의 'Sandbox'.(사진=왕진오 기자)

또한 미술관 1층 로비에 매달린 지름 3미터의 거대한 3D 원형 조각 'Blue Sun'은 지난 10년간 태양에 대해 NASA(미항공우주국)와 작가가 협업한 결과물이다. 나사의 SDO와 SOHO에서 관측된 최신 이미지와 유동성 역학 방정식들로 구현되는 메커니즘이다.

태양 표면에서 포착되는 불꽃과 얼룩, 요동치는 움직임이 구(球) 모양의 디스플레이에 나타나고 있다. 작품은 342개의 패널에 부착된 25,580개의 LED 전구들로 구성되고 식물의 엽서를 기술한 피에르 페르마의 방정식에 따라 나열되어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설치된 로자노헤머의 상호반응 우물'.(사진=왕진오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설치된 로자노헤머의 상호반응 우물'.(사진=왕진오 기자)

전시된 모든 작품들은 키네틱 조각, 생체측정 설치작품, 사진, 상호반응 우물, VR, 나노 기술, 사운드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됐다.

여기에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뉴스, 문화, 취조실 거울, CCTV와 같은 감시 장치 등이 작품 내용을 구성하며, 맥박, 목소리, 지문, 초상, 발화시 공기의 파장, 인체의 움직임, 상대방과의 거리 등 우리 몸과 움직임이 인터페이스로 활용된다. 전시는 8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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